저는 42개월 남자아이 엄마입니다. 그동안 홈스쿨링,문화센터,동네 친구도 안만들어 줬더랬습니다. 단지 아이의 눈높이 수준에 맞춰 내려가서 놀아줬습니다.
그것이 영어든, 우리말이든 지금까지 경제적으로 힘든상황임에도 남편에게 설득하여 올해까지는 무슨일이 있어도 제가 키우기로 하고 내년부터 유치원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러자면 한글독립이 우선이여서 열씨미 나름대로 놀아주고 있습니다.

요는 지금까지 어떠한 형태의 사회적 관계형성이(단체생활,친구) 없어서 엄마4명에 또래 아이4명과 함께 공동육아를 올 4월부터 참여했습니다.(여아3명,남자아이는 저희아들 뿐입니다)
제 생각으론 내년에 유치원엘 들어가게 되면 너무 아이가 심적으로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까해서 미리 엄마와같이 엄마유치원을 다니면서 차츰차츰 적응하는 올해 한해를 보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였습니다.
엄마유치원은 일주일 2번 모임인데 하루는 야외나들이(공연관람,공원,산,들,미술관...), 하루는 실내놀이(과학,수학,미술,음악,영어,가베)
(교회사모님이 멤버여서 그교회의 유아예배실을 실내놀이 장소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 한달은 무지 좋아라 했습니다. 가는날이 아닌데도 엄마유치원 가자고 자꾸 조르기까지. 그렇다고 처음시작 노래나 인사,율동,만들기,그리기 기타 대부분의 활동에 거의 참여를 잘 안하더군요. 집에서도 엄마옆에 착 달아붙어 참여를 잘 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그리기,만들기,스티커,,..) 그렇다고 강요는 하지 않았던 편입니다.
최근 2주전 제가 잠깐 자리를 비웠는데 강욱이가 참여를 안하니깐 한엄마가 챙겨주며 친절하게 '강욱아 안 만들더라도 일단 자리에 앉아있어라~"
몇번 이야기를 했다고 해요. 그날은 쑥+쌀 반죽으로 모양을 만들어 쪄먹기로 하는 놀이였거든요. 그렇게 챙겨준 엄마는 예전에 유치원 교사셨고,지금은 교회 유아부 예배를 지도하시거든요. 관심이 없고 참여하지 않아도 일단 자리에 앉아있게 연습을 조금씩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유치원,초등교가면 단체놀이에 흥미없어하며 적응하기 더 힘들다고...
단체놀이는 약간 형식과 틀,이런걸 싫어하는데 이것도 조금이라도 무조건 앉아있게 해야 바뀔수 있다고 하더라구 참으로 즐거움이 강욱이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닌 약간의 강요와 구속으로 그렇게 앉아있게해서 행동을 변화시킨다는게 바람직하다고는 보아지진 않았습니다
한편으론 그렇게 앉아있다 보면 다른 친구들의 모습을 보고 조금씩 흥미있어하진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배려만이 아이의 행동을 변화시킬수 있다는말이 맴돌면서도..

문제는 그주부터 발생되었습니다.
엄마 : 강욱아 내일 모레 엄마유치원가는데....
강욱 : 엄마 저 엄마유치원 안가고 싶어요
엄마 : 응 정말? 왜 그럴까?
강욱 : 띵꾸 땡구...(말하기 곤란할 때 회피하는 말)
엄마 : 지금까지 강욱이 엄마유치원 자꾸가자고 했는데 왜 그런지 너무 궁금해지는데...
강욱 : 엄마 저 엄마유치원 가기 싫어요(강하게)
엄마 : 아 그래.그렇구나 우리 강욱이가.그래 강욱이 하고싶은대로 하자.

그후 야외나들이는 참석을 했습니다. 도자기 체험을 했습니다.
그곳 선생님 도움으로 물레질로 도자기도 만들고,장승은 흥미가 거의 없어 제가 만들다 시피 하고,장작불로 감자도 구워먹고, 도시락도 나눠먹고, 토끼에게 풀도 먹여주고, 헤어질때
엄마 : 강욱아 민지랑 세빈이, 지현이 다음에도 같이 만나서 놀까?
강욱 : 그래요
엄마 : 그럼 엄마유치원 다닐까?
강욱 : 싫어요(강하게)
엄마 : 음 그럼 친구들 이제 못보겠다~~(아쉬움의 버전)
다른 엄마들이랑 친구들이 ‘강욱아 엄마유치원에 와라~~~“
강욱 : 싫어요
엄마 : 그럼 친구들에게 작별인사 하자
강욱 : 네, 안녕~~~~~~~~~(미련없이)

낼이 엄마유치원 실내놀이날이라서 저녁때 강욱이에게 살짝 떠보았네요
엄마 : 강욱아 내일 민지랑, 세빈이, 지현이 만나러 갈까?
강욱 : 어디요?
엄마 : 내일은 목요일이니까 교회에
강욱 : 엄마 저번에 안간다고 말했잖아요
엄마 : 응~ 혹시 강욱이가 친구들이 보고싶어서 마음이 변했나 싶어 물어본거예요(^^)
엄마 : 그래 강욱이 하고싶은데로 하자

요즘 중심을 잃은 듯 합니다.
푸름이 부모님 그동안 푸름이 교육법을 따르려고 강욱이 생후 7개월부터 노력해왔습니다.
물론 제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할때도, 화를 낼때도, 아주 가끔 엉덩이를 때리기도 했더랬습니다.

냉정하게 말씀좀 해주세요
정말 강욱이를 위한 배려는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해 보네요.
한 엄마는 모임에 남자친구가 없어서의 더 그런 것 아니냐도 말합니다. 제 생각엔 그게 주된 이유는 아닌듯합니다.
허나 남자친구로 인하여 엄마유치원가는길을 즐거워할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기도 합니다. 제 생각엔 어떤 정해진 틀이나,형식,그런 상황들
엄마들이 놀이로 어떤걸 가르치려한다는걸 눈치채고 그러는지도...
한편으론 지금 이 소수모임활동에 이러면 정작 내년 유치원은 어떻게 적응할까 싶어 가기싫어해도 운명적으로 억지로라도 다니며 많은 관심을 쏟아 부으며 조금씩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는지?
‘강욱아 이것봐라, 굉장히 재미있네’ 가끔씩 분위기를 띄우며..
엄마가 사회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갖일수 있도록 환경을 지금은 만들어 줘야지?

2. 한편으론 아이가 스스로 감당해야할 자연스런 일들을 엄마가 해결하려들질 마라!
모든걸 다 접고 딱한가지! 강욱아 너 지금 행복하니?
놀이활동에 거의 참여안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조금씩 엄마의 마음 한구석엔 서운하기도하고, 세상의 잣대로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마음이 들어 ‘다른아이들이 다 하는데 왜 너는 그러니?' 마냥 귀엽고 사랑스런 눈빛으로 강욱이를 대할수 있느냐고 반문해 봅니다
엄마의 욕심어린 눈빛으로 강욱이를 대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 마음이 싸여서 어느순간 강욱이가 잘못하였을때 더 야단치진 않을까?

물흐르는대로 아이에게 답이 있다?
엄마입장은 올해 엄마유치원다니며 단체,사회적 관계형성을 좀 한다음
내년 유치원 보내고 싶은데...(저희 강욱이가 조금 소심하고 겁이 많다고들 하네요)
푸름이 부모님!
1>이런 저희 강욱이는 엄마유치원을 다니며 조금씩 단체생활을 접해서 내년 유치원에 보내는게 나을지?
2>아이가 싫어하는게 굳이 그런 상황을 앞당겨 엄마유치원 생활을 할 필요는 없는지?
3>차츰차츰 나들이만이라도 같이 다니다 보면 그 친구들을 만나는것 자체가 좋아서 불쑥 "엄마! 엄마유치원 가요"하고 말할때도 있지 않을까?

어떻게 하는게 진정으로 강욱이에게 좋은지 조언좀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3주 전부터 영어모임은 별다른 거부 반응이 아직은 없습니다.
여자아이: 3명, 남자아이 : 4명)
엄마가 중심을 잡아야 하는데 말입니다.

무엇이 진정 강욱이를 위한것인지요?
너무 글이 길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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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욱맘님

강욱이는 무척 섬세하고 예민한 아이입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싫어하는 것을 구별할 수 있고 그것도 자신의 의지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강욱맘님이 정말 아이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또한 읽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강욱이가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억제하면서 사회생활을 하기 위해선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만큼 성숙한 나이는 아직 안되었습니다.
또한 엄마는 지금 적응시켜주어야 유치원에 가서 잘 적응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때문에 갈등하는 것이지요.
지금 못한다고 유치원에 들어가서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는 나이가 들면서 발달하는 것이 다릅니다. 어느 떄는 대근육 발달에 주력하고, 어느 때는 자아의 발달에 몰두하며, 그 시기마다 발달의 단계가 균형과 불균형을 거치면서 성장합니다. 대개 60~72개월에 이르러서는 신체, 감정, 지성이 조화를 이루는 균형기에 들어가면서 아이는 학교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자연과 남들과 어울리면서 사회성을 길러갑니다. 그래서 저는 너무 이른 나이에 강축처럼 예민한 아이가 남들과 어울리면서 부딪쳐 상처를 받게하기 보다는, 엄마와 자식간의 친밀감 속에서 온전하게 사회성을 길러가는 것이 훗날 상처받지 않고 단체 생활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는 지혜로움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푸름이를 유치원을 보내지 못한 가장 큰 이유가 지금 강욱이가 단체모임을 거부하는 마음을 미리 주지 않고, 분별의 힘이 강해져 싫어도 해야할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때 자연스럽게 상처받지 않고 보내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때문에 유치원에 보낼 수 없었던 것입니다. 초록이는 푸름이보다 덜 예민했기에 1년 정도 학교 병설유치원에 보냈지만 푸름이, 초록이가 학교생활에 적응하는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저라면 유치원에 적응하기 위해 조금씩 단체 생활에 지금 적응시키는 것보다 강욱이가 좋아하는 것에 주력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강욱이는 자기가 관심있는 것에는 온 정신을 다해 몰두할 것입니다. 아이가 동물원에 가면 엄마는 코끼리 같은 동물을 보여주고 싶은데 어떤 아이는 길가에서 흔히 볼수 있는 민들레에 정신이 팔려 정작 엄마가 일부러 동물원에 데려간 노력을 허사로 돌리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민들레에 몰두하고 있는 아이를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것이 아이의 발달을 위해선 훨씬 바람직합니다. 마찬가지로 강욱에게는 아이들이 모두가 참여하는 것을 지켜보게 하기 보다는 오히려 강욱이 좋아하는 것을 편향되게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훗날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온 에너지를 쏟아 붓는 계기를 만들어주게 됩니다. 그중에는 배움에 대한 즐거움 때문에 온 정신을 다해 배우려할 것입니다.
아이를 팔방미인으로 키우려하지 마세요. 먼저 하나만 잘하게 하세요. 그 하나는 쓰기가 아닌 읽기가 되어야 합니다. 읽기의 깊이 만큼 다른 모든것에 깊이 들어갈 것입니다.

강욱이의 발달은 무척 좋습니다.
지금처럼 어머님이 하시면 됩니다. 갈등은 있겠지만 무엇이 중요한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습니다.
유치원이란 관념의 한계를 벗어나면 지금 강욱이에게 무엇을 해주어야 옳은지를 분명하게 구별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