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한글에 대해서 여쭤볼께요.
28개월경에 본격적으로 통문자로 시작했답니다.(현 32개월)
수업없이 제가 카드를 만들어서 했습니다.
그전에는 냉장고 자석을 이용하여 엄마, 아빠, 사과같은 아이가 좋아하는 단어 몇개를 알려주었구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통문자시작할때 아이가 낱자의 개념도 있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그냥 통문자 하면서 '코끼리'를 할때면 '코알라의 코랑 같네'식으로 짚어주기만 했습니다.
이맘때쯤 아는 낱글자를 조합해서 모르는 단어를 읽어내기도 했습니다.
통문자를 200개 정도 진행하면서 아이템풀의 '배우미한글'이란 교재를 사서 복습용으로 사용했어요.
이 교재의 대부분이 스티커로 되어 있는데 아이가 스티커를 아주 좋아하거든요.
이 교재의 구성중 큰 판에 '가나다라... 고노도로... 강낭당랑... 갈날달랄...'라고 적힌게 있어 '나비야' 동요에 맞춰 불러주었더니 금방 외워서 따라하더라구요.
그리고 이 뒷면은 크로스워드처럼 해서 몇가지의 단어를 가로,세로 맞춰서 그려놓은게 있는데 이것도 재밌게 했어요.

통문자를 300여개가 넘게 진행했을때 제가 진행한것보다 제법 많은 단어를 알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깨우친것 같더군요.
제 아이는 새책에 대한 낯가림이 아주 심한 편입니다.
대신 좋아하는 책은 수십번, 수백번도 반복을 하지요..
그렇게 반복을 하니깐 몇번만 읽어주면 그 담부터는 그림도 보지만 글도 많이 보더라구요.
그러다가 나중에 책을 외웁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책에 나오는 글을 중얼중얼 거리고 다닙니다.
이런 반복때문에 단어를 조금더 깨우친것 같아요.
(한글을 시작하기전부터 좋아하는 책은 제목만 보고도 책꽂이에서 꺼내왔습니다.)

현재까지 370여개의 통글자를 진행했고(책에서나 다른데서 깨우친 글자는 빼고 제가 만든 카드로만) 낱글자도 타이거님의 방법대로 해보았고 문장단계를 하고 있습니다.(생활문 붙여두기와 아이 사진으로 문장책 만들기를 했는데 그렇게 흥미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가끔 읽어달라고 그러고 어쩌다 제가 읽어주면 보는 정도)
제 욕심에는 보다 많은 통글자를 진행하고 싶은데 느낌에 아이에게 더이상 통글자는 의미가 없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전 제가 컴퓨터를 하면서 한글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는데 아이가 다가오길래 마침 워드프로그램이 생각나서 워드창안에 가나다라...처럼 몇가지를 리듬에 맞춰 노래를 부르며 입력했습니다.
근데 아이가 내가 내는 소리와 똑같이 하더군요! 배우미 한글에 있던거 외에는 한번도 한적이 없는데 말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기니디리... 하면 아이도 같이 기니디리.. 하는 겁니다. 1초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받침이 있는 것도 두어개 했는데 따라하더군요.
그때는 설마 했습니다.

어제 또한번 한글사전 뒤어 있는 자모음표를 가지고 똑같이 리듬을 붙여 부르는데 같은 현상이 나타나더군요.
순간 아이가 모음의 규칙을 깨우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을 먹으면서 (저희집 식탁 옆에 냉장고가 있는데 여기에 한글자석을 붙여두고 밥을 먹으면서 생각나는 단어같은건 바로 만들어서 보여주었거든요) 모음을 그대로 두고 자음만 바꿔가면서 물어봤더니 어설픈 발음이지만 제법 모음발음에 충실하게 발음하더라구요.

여기서 한글을 어떻게 더 진행을 해야될지 모르겠습니다.
제 느낌에는 아이가 어느정도 한글을 깨우친것 같은데...
며칠전 아이가 한번도 보지 않았던 책으로(뽀삐수준의 책) 한줄씩 읽기를 해보았어요.
쌍자음이 있는 글자같은 몇글자를 제외하곤 거의 읽을 수 있던데 문제는 아이가 읽으려 하지 않아요.
일단 통문자로 했던 단어들은 금방 눈에 들어 오니깐 읽는데 그렇지 않은 글자들은 읽으려 하지 않아요.
'배림이는 모르겠어, 엄마가 읽어줘'합니다.

두어달전부터 혼자서 책보는 시간이 많은데 아직 글을 읽는게 아니니 이왕이면 읽기독립이 빨리 진행되었음 좋겠는데 아이에게 제가 어떻게 유도를 하면 좋을까요?
칭찬도 한다고 하는데 무작정 읽어주기만 하고 기다릴 수도 없구요.


다음은..
아이가 자연쪽으로 관심을 많이 보이는 편입니다.
집에 있는 자연관찰책은 전집(한국 슈바이처의 신비한 자연의 세계 붐붐)도 있지만 요즘엔 시큰둥하고 단행본으로 있는 몇권과 도감을 하루도 빠짐없이 몇번씩 봅니다.
집주변에 들꽃이나 벌레(심지어 집안에도-.-;;)들이 많아 아이가 항상 관찰하고 물어보고 그런답니다.
요즘에는 우주와 행성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데(행성의 이름을 다 외우고 간단한 특징은 알고 있고 구별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위의 첨부파일에 있는 곤충의 이름 좀 알려주시겠어요?
제가 집앞에서 직접 찍었는데 집에 있는 도감을 다 뒤져봐도 이런건 없더라구요.
귀찮게 해드려서 죄송하네요...^^;;


님의 말씀대로 사랑과 배려로 키웠더니 요즘은 너무 순조롭습니다.
반항기라지만 육아가 힘들게 느껴질만큼 아이가 말썽을 부린 적도 없어 오히려 불안하기까지 합니다.
제가 말로 설명하면 거의 수긍하고 혹 잘못하여 제가 큰소리만 내어도 바로 "잘못했습니다"라고 합니다.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꼭 엄마한테 동의를 구하구요..
제가 아이를 너무 잡고 있는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요즘은 소유의 시기를 지나 분배를 아는 듯합니다.
자기것을 나눌 줄도 알고요, 아는 동생이나 형들과도 큰 다툼없이 잘 지내고 있습니다.
참! 아이가 한번도 아빠를 멀리한적없이 태아때부터 지금까지 아빠를 너무 따르고 있는데 이것도 괜찮은거지요?
(다른 아이들은 엄마와의 사이에서 아빠를 경쟁자로 의식한다는데...)
화장실까지도 같이 따라 들어갈 정도랍니다.
저희 부부가 안고 있으면 떼어놓으려는게 아니라 오히려 자기도 같이 안기며 좋아합니다.
우문일지 모르겠으나 정상 발달 맞나요?


길이 장황하게 길어졌네요..
우문이더라도 현답부탁드릴께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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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림맘님

한글을 거의 다 가르치셨네요.
지금은 아주 쉽고 새로운 책을 가지고, 그 안에 있는 글자를 가능한 통문자로 만든 후에 아이가 읽게 해보세요.
예를들어 '토끼와 거북이와 늑대"라는 책이 있다면 "토기", "거북이", "늑대"는 통문자로 뽑아 익숙하게 한후 '와'같은 통문자를 만들기 어려운 글자는 그냥 때려 맞히게 해서 몇권의 책만 읽으면 한글은 완전히 깨우치게 될 것입니다.

자연쪽에 관심이 많다면 이는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발달이 빠른 아이일수록 특히 자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저는 수없이 보았습니다. 좀더 자연에 관한 책을 풍부하게 주세요. 자연을 이야기로 전하는 보리의 달팽이 과학동화나 조금 어려울지는 모르지만 웅진의 '비주얼 박물관' 그리고 조금후에 나올 '푸름이 자연관찰'과 보리의 도감류 등을 충분히 주어 자연에 대한 관심이 계속 이어지도록 해주세요. 이것은 훗날 학교에 들어가서 학교공부와도 무척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곤충이름은 아이와 함께 찾는 시간을 한번 가져보세요. 이것저것 뒤지는 것 자체가 아이에게 궁금한 것을 찾게하는 습관을 들이게 합니다. 정확하게 어느 한가지를 아이에게 가르쳐주는 것도 좋지만 궁금한 것을 찾게하는 것이 더 큰 발달을 이루게 하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엄마에게 동의를 구하고 아빠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은 그만큼 부모로부터 배려받았다는 증거입니다. 이럴때는 아이 키우기가 무척 쉬워지며 행복합니다. 엄마의 마음속에는 오히려 미안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일겁니다.
엄마는 해주는 것이 별로 없는데 아이가 너무 잘 커주니 고마울 뿐이지요. 그러나 그것이 정상적인 교육입니다.

너무 아름답게 성장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