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전 부터 이 사이트를 들락날락 거리는 26개월 딸을 둔 엄마입니다.
우리 딸에 대해 말씀드리면 돌정도에 가족의 명칭과 이게뭐야? 등의 간단한 단어들을 사용하기 시작하더니 지금 26개월인데 4-5단어를 사용한 문장을 곧잘 합니다. 이것이 빠른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늦은건 아닌것 같아 마음속으로 즐거워하고 있답니다. 10개월경부터 책을 읽어주었구요. 저는 단행본을 선호하는 편이라 매달 5권정도의 단행본을 사서 읽어주었지요. 지금까지 거의 하루에 10-15권 정도씩은 읽은것 같아요. 이곳에 들어와 보니 많이 읽은 것이 아니더군요. 그런데 우리딸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렇게 읽던 책을 근 한달정도 책을 하루에 1-2권 밖에 읽지 않아요.
문제는

1. 책을 가져와 혼자서 막 넘기고 "끝" 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끝까지 읽어 줄때까지 듣던 아이가...)
또 책 두권을 가져와 "이건 엄마 읽어" "이건 성하가 읽을꺼야"하곤 훌러덩 넘겨버리고 "끝" 그럼니다.(이 "끝"은 제가 아기낳으러 간 뒤 할머니가 책읽어 주시면서 했던것 같습니다)

2. 새로운 책이 없어서 그런가 싶어 또 이곳을 들어와 보니 전집의 필요성도 있을것 같아 개똥이그림책과 아가월드 세계의 그림책 (프라임)을 구입했답니다. 그런데 개똥이는 구입한지 20일정도 되는데 15권정도 밖에 읽지 않았고 그것도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서 읽습니다. 세계의 그림책은 수준이 좀 높은것 같아 그림위주로(그림이 좋아서) 설명을 해주었더니 5권정도 관심있는 것만 들여다 봅니다.

3. 스티커 붙이는것을 좋아해서 웅진 곰돌이를 18개월에 시켰는데 무지 좋아합니다. 0단계 다하고 1단계(제가 개인적으로 마음에 안들고 아이가 이해하면서 풀기가 어려워 그냥 가지고만 있습니다.) 학습지를 했는데 아직도 "곰돌이 하자" "곰돌이 하자" 노래를 부릅니다. 혹 이것이 책을 읽어 달라는데 부작용이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지금은 후회 한답니다. 그돈으로 책을 더 사줄걸...

4. 우리 딸 노래를 좋아 하는것 같아 영어동요 책 사주었더니 왠만한 영어노래 다 외워서 매일같이 혼자 노래하고 다닙니다. 지금은 영어동요 책만 좋아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책이 노래로 되어있는 것도 아니고 난감합니다.

4. 그리고 우리 딸 주위사람 의식을 너무 합니다. 내성적이기도 하지만 병원같은 곳에서 책읽어 달라고 하면서 책도 엄마랑 같이 가서 가져 오자고 하고 읽고 있으면 눈은 다른곳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건지 걱정도 돼구요. 어떤 아이들은 엄마가 읽어주는 책만 쳐다보고 있는데... 왜그럴까요?

5. 또하나의 문제는 우리 딸 22개월에 동생을 보았답니다. 동생이 지금 4개월인데 동생의 영향을 많이 받는듯 합니다. 큰아이에게 나름대로 신경을 써 준다고 시간도 내서 책도 읽어주고 놀아주기도 하는데(할머니랑 함께 살아서 동생은 할머니가 많이 봐주심) 동생때문에 생긴 질투심인지. 물론 동생을 너무 예뻐 합니다. 안아주고 뽀뽀해주고... 그래도 자기는 읽지도 않는책 동생읽어주면 다 뺏어 갑니다.
동생 낳고 와서 2-3달 정도는 예전과 같이 하루종일 놀다가도 책읽어 달라고 들고 오고 밤에 자기 전에도 5권 이상은 꼭 읽고 잤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이상해 졌답니다.

요즘 저의 걱정은 이러다 책을 멀리하는건 아닌지.... 또 전집을 구입하면 어떤식으로 읽어주어야 전집을 다 읽을수 있는건지...궁금하구요. 그 와중에 제가 조금 안도의 숨을 내쉰건 얼마전 본가 할머니댁에 가서 잠을 자게 돼었는데 저랑 나란히 눞더니 "엄마 책 읽어야지" 하는게 아니겠어요. 그나마 그 소리가 얼마나 기쁘던지.. 가져간 책이 없어 아가용 미피그림책이 한권 있었는데 그거라도 읽어줬더니 두번 읽고 "자자" 그러더라구요.

저의 고민에 답변좀 부탁드립니다.
책을 어떤것으로 더 사야할지... 산다고 읽어 달라고 할지... 고민입니다. 그리고 한글을 지금 시작하는건 어떨지요... 슬슬 해볼 생각인데 또, 책 읽는 것에 방해가 돼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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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이님

26개월의 아이가 4~5단어를 사용한 문장을 사용한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발달과정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는 것은 언제나 읽는 것은 아닙니다. 어느때는 한꺼번에 엄청나게 읽어가도 어느 순간은 책읽기를 멈추고 다른 활동에 집중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일단 책에 대한 노출이 아직은 충분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듭니다. 질문하신 순서에 따라 답변해드립니다.

1. 예전에는 엄마가 읽어줄때 일방적으로 들었지만, 지금은 자기생각이 생기기 시작했음을 의미할수도 있지만, 책을 훌러덩 넘기는 것은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지루하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수준의 책인지요? 아주 쉬운 책이라면 내용을 다 알아서 그럴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엄마가 책읽기를 중요시한다는 사실은 알고있지만 내용이 지루하기에 훌러덩 넘긴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장에 계신 어머님이 어떤 상황인지는 더욱 잘 아실겁니다.

2. 개똥이 책을 15권 정도 읽지 않았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읽는다면 오히려 좀더 낮은 단계의 마술피리 꼬마 같은 책을 슬쩍 던져 보세요. 세계의 그림책을 그림 위주로 본다면, 그림이 훨씬 구체적이기에 좀더 쉬운것으로 다져야 할 것 같습니다. 수준을 높이는 것보다는 읽어주었을때, 한눈에 내용을 알 수 있는 책으로, 내용을 읽어주기보다는 책으로 대화한다는 느낌으로 책을 보여주세요.

3. 학습지도 놀이식이라면 부작용없이 끌고갈 수 있습니다. 스티커 붙이면서 마음껏 놀게 하세요. 학습이라는 개념만 가용하지 않으면 책을 읽는데 별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4. 영어동요책을 좋아하면 그 분야의 책을 충분히 주세요. 충족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5. 병원같은데 가서 책을 읽어달라고 요구하면 읽어주시고 아이의 눈이 다른 곳을 쳐다 보기 이전에 읽어 주기를 그만두시면 됩니다. 아직 책에 깊이 빠지는 경험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집중해서 책을 요구할때, 마음껏 책을 볼 기회를 못주면 엄마가 읽어주는 책만 쳐다볼 정도의 집중력을 갖지 못합니다. 단행본만 가지고 아이를 키울때 양적인 충만감을 주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저도 출판을 했기에 단행본을 사러가면, 한번에 100권을 사러갔다가 40권을 고르고 뺏어 버린적이 있습니다.
아이가 한참 책의 바다에 빠지면 한달에 100~200권의 새로운 책을 주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전집이 유용합니다. 전집 사이의 빈공간은 단행본으로 메우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5. 엄마가 동생에게 책을 읽어 주는 것은, 자기의 사랑이 동생에게 뺏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연히 퇴행 행동을 하게 되지요. 어쩌면 책을 읽는 것이 뜸한 것은 동생에게 쏠리는 엄마의 사랑을 부정적인 관심을 통해 자기에게도 돌리려는 퇴행현상의 일종일지도 모릅니다. 이때는 퇴행현상을 자연스럽게 받아주고 더욱 아이를 사랑해주고, 언제나 사랑한다는 표현을 해주어야 합니다.

책은 좀 다양하게 던지세요. 그중에서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있을 겁니다. 책이 풍부하게 없으면 아이는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잃어 버립니다. 엄마가 일방으로 골라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좋아하는 분야를 아이스스로 찾게하고 가장 기분좋은 시간에 읽어주세요.
사실 한글을 알고 있다면 혼자 읽게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한글은 재미있게만 가르치면 책읽기에 방해가 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책을 읽으면서 책제목만 가지고 한글을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퇴행을 받아주고, 더욱 사랑해주고, 좀더 풍부하게 책에 노출시킬 기회를 주면 곧 좋아질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