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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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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윤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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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299
오늘 예상치 못한 아이의 행동에 웃기도 했지만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몰라 한참 고민하다 올려봅니다. 좀 장문입니다. 이해해 주세요.
이런 경우는 어디를 찾아봐도 없는 것 같아요.
우리 다윤이는 30개월입니다. 좀 느리게 가는 축에 속합니다. 책도 하루에 3,4권 봅니다. 말도 늦게 터졌는데 요즘은 제법 합니다.
푸름 아버님은 아마 기억하실 겁니다. 다윤이요.
얼마전에 옆집 아이가 놀러와서 다윤이의 장난감 청진기를 가지고 놀자 다윤이가 엄청 속상해하면서 울더라구요. 그 아이 엄마가 다윤이한테 돌려줬지만 다윤인 기분이 참 나빴나 봅니다.
참고로 다윤이는 청진기를 외출할때도 가지고 다니며 안가지고 나간날은 한참 놀다가도 집에 와서 다시 가져가야 합니다.
그 사건 이후로 다윤이는
"00이가 청진기 가져갔지... "--다윤이
"다윤이 그래서 어떻게 했어?"--엄마
"다윤이 울었지... 다윤이가 뺏어 갈거야"합니다.
이 말을 하루에도 몇번씩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상처를 많이 받았나 싶어서
"다윤아. 00이가 청진기 가지고 놀아서 기분 나빴지?
그래도 뺐는건 나쁜 거야. '00아. 내것이니까 줘'라고 말해야지."했습니다.
몇번 말해주니 그렇게 한다고 하더군요. 그래도 여전히 뺏어간다고 하더군요. 그 아이가 뺏은 것도 아닌데요.
그 전에부터 집에서 뺏기 놀이를 하자고 합니다. 인형들하고 싸우는 놀이도 하자고 합니다. 그때마다 저는 재밌게 놀았지요.
인형하고 다윤이하고 싸우게도 하고 인형이 다윤이 장난감 뺏기도 하고.... 순전히 다윤이가 하자고 해서 했습니다.
마지막엔 항상 "사이좋게 놀아야 해요. 싸우면 안돼요"했습니다.
그랬더니 싸우는 놀이 중간에 "사이좋게 놀자"하며 싸우는 놀이를 멈추긴 하더군요.
그......런........데
오늘 다윤이가 평소에 했던 말을 그대로 상황연출을 하는 것을 보며 깜짝 놀랐습니다.
놀이터에 청진기를 들고 나갔는데 그 아이가 있는 것을 보더니
"00아 청진기 있다."하면서 그 아이 쪽으로 청진기를 내미는 겁니다.
그 아이가 관심이 없어 하니까 따라 다니면서 "청진기야."합니다.
전 순간 알았습니다. 다윤이가 평소에 말한 대로 뺏기위한 유도작전이라는 것을요.
나중에 그 아이가 그래도 관심이 없어하니까 청진기를 그 아이 앞으로 던집니다.
그 아이가 청진기를 집으니까 다윤이가 평소에 했던 말대로 뺏기위해 그 아이를 따라가시 시작했습니다.
"다윤이가 뺏어갈꺼야."하면서요.
제가 다윤이에게 "다윤아 뺏지 말고 내꺼니까 줘해야지."했더니
쫒아다니면서 "내거니까 줘."합니다.
그 아이 엄마가 그 아이를 잡아서 돌려 주라고 가르치는데 그 순간 다윤이가 "다윤이가 뺏어갈거야"하면서 뺐었습니다.
저한테 오더니 하는 말 "다윤이가 뺐었지"합니다.
첨엔 웃겼습니다. 뺏기위해 일부러 상황을 연출하고 안되니 집요하게 던지고......
그런데 집에 와서 생각하니 이것이 과연 웃고 말일인지 걱장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제가 잘못 놀아준 탓일까요?
속시원한 답변 부탁드려요.
다윤엄마님
속시원하게 한 줄로 답변해드릴까요.
다윤이는 지금 뺏기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엄마도 함께 즐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