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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4-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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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린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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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147
저는 시어머님과 함께 사는데요.
저는 집에서 육아를 하고 어머님은 일을 다니시기 때문에 낮에는 부딪힐 일이 없죠.
또한 푸름이를 몰랐을 시절(제가 예린이 3개월때 알았습니다.) 버릇된다고 울어도 안아주려 하지 않는 저와 다르게 어머니는 예린이 우는 소리만 들리면 오셔서 안아주셨고 예린이가 책을 너무 잘본다고 "교수님"이라고 예린이를 존중해 주시는것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그런데 제가 이렇게 글을 올리는 것은 어느 할머님들의 생각과 같이 저희 어머님의 크나큰 걱정 때문입니다.
저는 예린이가 아주 위험한일 아니면 최대한 허용하려고 하는 입장인데 저희 어머님은 왠만한것도 위험하다 하지마라라 하시며 어머님 입에서는 "안돼안돼"가 일상대화입니다.
저에게만 그러면야 괜찮지만 예린이에게까지 이거 절대하지마라 하면서 대답을 요구하시지요.
그러니 낮에 엄마는 허용하던 일도 할머니가 오면 안되는 일이 되는 겁니다.
예를 들자면 교회 권사님댁에 갔는데 개가 있어서 예린이가 만지면서 함께 놀았습니다.
엄마는 "개 예쁘지? 아이예뻐 해주자 그러면서 쓰다듬어 줘 볼까?" 등등 아이에게 보고 만지고 느끼게 해주려고 했는데
개를 만졌다는 이야기를 교회에서 들으시고는 다음부터 개 못만지게 하라고 하며 예린이를 세워두고 "개 만지면 안된다"부터 시작해서 "물릴지도 모르니 위험하다" 계속 말씀을 하시죠.
그러니 16개월된 예린이가 얼마나 혼돈이 될까요.
또한 제가 겁이 너무 많아서(초등학교때 백과사전에 나오는 뱀, 악어, 곤충등 무서운(?) 사진이 나오는 책은 못 넘길정도 였답니다.) 예린이에게는 그런 겁을 주지 않으려고 악어도 친구고 뱀도 친구이니 뽀뽀도 하고 사랑해 하며 껴 안기도 하는 예린이에게 저도 함께 호응을 해주는데 저희 어머님은 "아이구 무서워 이거 무서운거야"라며 아이에게 너무 겁을 주시는데.
매일 낮과 저녁에 상황이 달라지니 아이에게 혼돈이 올 것 같습니다.
자주 아이들의 발달 상황을 설명해 드리지만 매일같이 "안돼"를 하십니다. 그때마다 일일히 말씀드리기도 그렇고 어머님 말씀이라면 토를 안다는 울신랑이 말한다는 것도 있을 수 없고..참 이게 걱정입니다.
해결할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예린엄~마님
조부모와의 교육에 대한 견해차이는 잘만 극복하면 훨씬 다양하고 풍부한 환경을 아이에게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에 현명하게 대처하셔야 합니다.
시어머님의 교육은 예린이를 존중하고 예민하게 반응해주는 것은 무척 바람직합니다. 다만 아이의 생명과 안전에 관계되지 않는 한 아이가 최대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는데, 안전에 대한 시어머니의 기준이 무척 좁아 개가 물지도 모르니까 위험하다는 생각을 먼저 갖기에 자꾸만 예린이를 막는 것입니다. 이것은 물론 만에 하나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에 대해 예린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사랑의 표현입니다.
이때는 부모의 조심스러운 보호 아래 개를 만져보게 하는 것이 교육적으로는 바람직하지만 시어머님의 생각은 아직까지 거기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될 수 있으면 남편과 대화를 통해 허용하는 것과 금지하는 것의 기준을 명쾌하게 나누어 예린이가 혼동하지 않게 해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정 안된다면 예린엄마 만이라도 굳건히 나가세요. 육아는 엄마가 전담하기 때문에 엄마만 흔들리지 않으면 예린이는 그렇게 혼동스러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이에게 공포를 주면 그것은 오래갑니다. 그러나 사실을 주면 아이는 구별하는 힘을 갖게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