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개월 된 우리 아들 이야기 입니다.
푸름이닷컴을 안지 얼마 되지않았지만 돌아 보면 참 한심한 엄마였네요.
6개월까지는 아이가 너무 아파서 책 읽어 주는 건 생각도 하지 못했고
그 후에도 시댁일 등으로 아이에겐 별 신경을 쓰지 못했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랐네요.
조금씩 읽어 주던 책을 아이가 그대로 외우는 걸 보며 아이의 요구대로 읽어 주다가
30개월 전후에는 책을 반복하여 보는 시간이 많이 단축 되어 조금씩 구입해 주고 있고요.
그래서 인지 말이 약간 느렸고 단계에 맞도록 책도 구입해 주지 못한 것 같아요.
6세가 되어 한글도 혼자서 읽네요. 주로 저에게 읽으라고 하지만요.
유치원엔 가보질 않았어요. 아이는 하루종일 혼자서 전혀 심심해하지도 않아요.
혼자서 1인 다역을 하며 저는 모른체 하고 가만히 들어 보는데 줄거리 있는 연극인 것 같고요.
이런걸 상상놀이라고 하는건지.....하여간 tv에서 혼나거나 싸우거나 하는 장면만 나오면
끄거나 눈물을 흘리고 울기도 합니다.
주위엔 친구도 없고 그래서 아파트에서 하는 미술방에 일주일에 한번 보냅니다.
교회에선 유치부에 다니는데, 제가 어른 예배에 들어 가면
우리 아이는 2시간 넘는 예배시에도 제 옆에 있네요(거의)
어제는 제가 예배 마치고 나오니 혼자 우두커니 밖에 있어요.
그래서 친구들과 놀지 그랬냐니까 친구들이 안 논다고 했대요.
집에 와서는 옷도 벗지 않고 침대에 머리 묻고 우네요.
잠시 두었다가 대화해 주고 안아 주고 금세 다시 활기차게 놀긴 했는데
제 머릿 속이 하얘지는게 이래서 유치원에 보내는 건가 하는 마음이...
이게 왕따구나 싶어서 대화가 안되는 것 같아요.
지금껏 나름대로 제 의지대로 노력해 왔는데 갑자기 무서워 지네요.
참 명랑한 아이인데 넌 뭐가 그리 좋니? 행복해? 하고 저도 모르게 물어볼 만큼
"엄마,아빠가 있어서 행복해요" 라고 할 만큼.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 부터 무언가 잘못된 것이 아닌가 싶고요.
유치부에서는 설교 시간에도 설교 하는 분이 질문하면 제일 먼저 손들고 답하고 한다네요.
물론 맞추지는 못하지만, 책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왕따 같은 것 당하는 게 아닌지 무섭고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유치원에 보내면 더욱 그럴지 지금이라도 보내야 하는지,
제 생각으론 올해 까지만 더 데리고 있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
제가 괜히 예민한 아이에게 상처만 만드는 게 아닌지 지금 제 머릿 속이 하얀 것 같아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이귀남님
왕따를 당하는 아이는 크게 두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첫째는 잘난체하거나 보통 아이들과 다른 특성을 가진 아이들입니다.
왜 그럴까요, 자기와 조금 다르면 다름을 인정해주어야 하는데,
아직은 우리의 문화속에는 튀는 아이를
일단은 균일한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관념이 존재하고 있나 봅니다.
둘째는 자신의 의지를 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입니다.
이 경우는 전적으로 부모에 의해 심약하게 길러진 경우입니다.
부모가 너무 엄격하여 아이를 야단치면,
아이는 부모가 시키는대로 하는 수동적인 아이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아이는 다른 아이가 뭐라고 해도, 심지어는 때려도,
대항하지 못하고 맞기만 하니까 아이는 집단으로 의지가 약한 아이를 괴롭힙니다.
아이들이 아무리 왕따를 시켜도 문제가 안되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것은 이렇게 상상놀이를 잘하고 부모와의 관계가 행복해서
누가 왕따를 시켜도 그것이 왕따인지조차 모르는 아이들입니다.
이때는 부모만 흥분하지 않으면 됩니다.
유치원에 갈 때 다른 아이들이 안 놀아준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엄마와 재미있게 놀면되지요.
아직은 아이들이 사람과의 관계를 이해할 정도로 사회성이 발달한 것이 아닙니다.
그럭저럭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되면 그때는 남과 어울려 노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순수하기에 아이들이 더 좋아합니다.
약자를 보살필줄 알고 남과 함께 기뻐합니다.
아이가 왕따를 당했을때는 엄마는 먼저
아이가 자신의 의지를 발현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의 이름이 이상하여 그 이름을 놀리는 아이가 있다면
엄마는 놀리의 아이의 이름을 재미있게 표현해서,
자기 아이를 놀리면 같이 대항하여 놀리게 하세요.
연습을 시켜도 좋습니다.
그러나 다른 아이들이 자기 아이를 때리면 그때는 너도 때려!라고 가르치면 안됩니다.
이때는 폭력을 배웁니다.
그것보다는 때리는 아이의 손을 붙잡고 "그런 행동을 하면 나쁜거야" 하면서
아이의 의지로 때리는 아이의 의지를 제압하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학교를 다니면서 다른 아이들이 돈을 빼앗거나 신체적인 위협의 정도가 넘어가면
그때는 선생님을 찾아가서 의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푸름이도 초등학교 2학년땐가 같은 반 아이가 돈을 빼앗는다고 해서
제가 즉각 선생님을 찾아가 의논한 적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현명하게 네가 푸름이의 돈을 뺏는다면,
선생님이 또한 네돈을 빼앗겠다고 웃으면서 말씀하셨지만
단호하셨기에 아무런 문제없이 해결된 적이 있습니다.
4학년이 되니까 이제는 푸름이 덩치가 커지면서
오히려 폭력적인 아이를 몸으로 꾹 눌러 꼼짝 못하게 만들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 이후부터는 왕따나 폭력을 걱정한 적은 없습니다.
지금 염려하실것 없습니다.
아이는 엄마와 노는 것이 더 좋고 대화도 됩니다.
지금 하시는 것과 같이 깊이 사랑해주시면 됩니다.
엄마가 조그만 것에 흔들리지 마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