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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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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f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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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5033
저는 35개월 딸과 15개월 아들을 키우는 엄마입니다.
둘째를 낳고 직장을 휴직했고 휴직 기간 동안 아이들 교육에 전념하려고 노력중입니다.
푸름이 교육법 질문 답변 중에서 푸름이 아버님께서 올리신 글-- "책 제목을 잘 안다면 그림으로만 아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잘 만하면 책 제목을 가지고도 한글을 깨우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을 보고 질문 드립니다.
저희 딸은 프뢰벨 베이비스쿨을 가지고 사물 인지를 잘 했는데 그 후 책 읽기를 잘 하지 못하다가 최근 2달 정도 책을 열심히 읽어 주고 있습니다.(차일드 애플,프뢰벨테마,미라클,개똥이 그림책, 달팽이 과학동화 등) 한 두번 읽은 책의 내용을 알고 있고 책 제목도 이야기 합니다. 워낙 들은 내용을 잘 말하는 아이(노래의 경우 한 두번 들으면 그대로 부름)라 그림을 보고 외우는 줄 알았는데 푸름이 아버님을 글을 읽어보니 꼭 그런 것 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동생과 개월 수 차이가 얼마되지 않아 책 읽어 주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한글을 빨리 가르쳐 책읽기에 독립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한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낱말카드(앞면은 사물그림, 뒷면은 낱말이름)의 그림 부분을 보여주고 글자 부분을 보여줘서 글자만 보고 사물을 알아 맞추는 방법으로 가르쳐 봤는데, 한 줄에 8개 정도의 낱말을 늘어 놓으면 글자만 보고도 다 알아 맞춥니다.(늘어 놓은 순서를 바꾸어도 알아맞춤)
문제는 알아 맞춘 글자가 카드가 아닌 다른 형태로(스티커)있을 때나 똑같은 글자가 책이나 다른 곳에서 나올 때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요즘은 한글 방문 수업을 해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입니다.
책 제목을 가지고도 한글을 깨우칠 수 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리고 저희 딸아이의 경우는 언제쯤 책의 바다에 빠질 수 있을까요? 바쁘신데 질문 드려 죄송합니다.
smallface님
책 제목만 가지고 한글을 깨우친다는 것은 한글을 깨우칠 만큼 문자에 대한 노출이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사람을 알아 볼때도 처음에는 구별하기 어렵지만 여러번 만나보면 쉽게 알 수 있는 것처럼 여러번 반복을 통해 먼저 한글에 친숙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새로운 책을 줄때마다 혼자 제목을 읽는 놀이를 하다보면 문자인지에 대한 임계치를 넘어가면서 아이는 한글을 깨우칩니다.
지금 카드를 가지고 낱말을 맞추는 놀이를 했을 때 낱말을 잘 맞춘다면 그것은 통문자는 어느정도 아이가 인지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아는 문자를 다른 책이나 스티커로 옮겼을 때 모른다고 엄마가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은 완전하게 글자가 다른 상황에서도 같은 글자라는 것을 알만큼 숙달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엄마는 너무 성급하게 자꾸만 다른 상황에서 아이가 알고 있나를 확인하지 마시고, 좀더 완전하게 통문자를 아이가 알때까지 놀이를 진행시키세요. 아주 자연스럽게 아이가 아는 글자를 일상에서 반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길거리를 갈때면 광고판을 보면서 칭찬해주거나, 하다못해 귤박스의 귤글자 등을 보면서 다양하게 아는 단어를 이야기할 기회를 만들면서 칭찬과 격려를 통해 자연스럽게 글자에 더욱 친하게 해주세요. 그래서 통문자를 어느 상황에서든 구별하게 되면 그때는 낱자를 가르쳐주기 바랍니다.
먼저 낱자는 눈, 코, 입 처럼 낱자이면서 의미를 갖는 글자부터 시작하여 통문자를 잘랐을 때 낱자가 되는 글자를 찾아보세요. 예를 들어 '눈물'은 '눈'과 '물'이라는 낱자로 자를수 있습니다. 실제로 글자를 써서 자르는 놀이를 해도 되고, 글자를 거꾸로 읽는 놀이를 해도 됩니다. 보민이 엄마처럼 '곰돌아'를 '아돌곰'으로 읽는 놀이를 하면서 낱자를 가르칠 수 있습니다. 놀이야 여러가지 있지요. 책이 다양하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책 제목을 거꾸로 읽는 놀이를 하면서 녹음을 하거나, 종원이 엄마처럼 아이가 새롭게 배우는 단어를 카드위에 써서 아이스크림처럼 만들어 가지고 놀게하든 그거야 엄마가 얼마든지 창의적으로 생각해 내서 아이와 함께 즐기세요.
낱자를 어느 정도 깨우쳤다면 그때는 아이가 읽지 않은 새롭고 쉬운 책을 가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통문자를 만들어 읽게 한 후, 통문자를 만들 수 없는 '조사'등은 때려맞추면서 한 두권만 읽게 하면 그때부터 아이는 시간은 느리고 떠듬거리지만 혼자서 읽을 수 있게 됩니다. 그때는 그때가서 다시 질문하세요.
책 읽기의 바다에 빠지는 시기는 책에 친숙해지는 시기를 지나서 어느정도 책읽는 시간과 권수가 누적되어야 합니다. 이전에 책을 읽어달라는 아이의 요구를 거절한 적이 있다면 정서면에서도 그것을 극복할 시간이 요구되지요. 지금은 언제 책의 바다에 빠질까를 생각하지 마시고, 좀더 읽어주는 시간을 가지세요. 그리고 그 시간을 즐기세요.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가장 소중한 시간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충분히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엄마입니다. 당분간은 선생님보다는 엄마가 가르치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엄마가 좀더 깊게 생각하고 다양한 놀이를 만들수 있다면 엄마보다 좋은 선생님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