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푸름이 부모님.. 안녕하세요?
경찬이가 24개월때, 푸름이 책을 보게 되었고, 푸름이닷컴에 가입한지는 8개월 정도 되어갑니다.. 그동안 푸름이 부모님의 교육법이 제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쳤는지는 글로 다 표현을 할 수 없을 정도 입니다.. 그 중 제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고, 또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랑과, 칭찬.. 아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 주고, 마음껏 격려해 주는 것입니다.. 또, 그렇게 경찬이를 키웠습니다.. 그리고, 그 교육법이 옳았구나, 매 순간 느끼며.. 기뻐하고 있는데.. 주변의 시선과 말이 제게 상처로 돌아옵니다..
푸름이 부모님 제게 도움을 주세요..
경찬이는 어릴때 환경에 무척 예민했던 것 같습니다..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잘 자지 못했고요.. 잠투정도 심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친척들로부터 까다롭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하지만, 24개월이 지나면서 부터, 그런 부분들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분별력이 자라면서, 옳고 그른 행동을 분별 할 줄 알았으며, 말로 많은 행동들이 통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고집세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건만, 24개월이 지나면서 부터 그 고집이 어디로 갔는지.. 많은 것을 이해하다보니, 고집부리는 일이 적어지더라고요.. (경찬이는 푸름이닷컴에 가입한지 얼마 안되어, 밤새 책읽는 아이가 되었고, 어휘력, 상상력, 창의력 등에서 깜짝깜짝 놀랄때가 많이 있습니다.)
조금 걱정이 되었던 것은 어린아이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너무나도 빨리 인식을 해야 했다고 하나요? 모든 행동이 조심스럽고, 어른스런 말을 할때가 많습니다..
놀이터에서도 형아들이 위험한 행동을 하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습니다..
"형.. 그러면 위험해.. 다쳐.."
"차도로 다니면 안되는데.."
언제나 지적을 하는 바람에..제가 난처했던 적이 참 많았습니다..
참견쟁이 같기도 하고요..
엄마 청소하기 힘들다며 과자 한조각 흘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아들의 모습에서 기특하기도 하면서.. 너무 아이를 소심하게 키웠나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습니다..
돌이후, 자신이 쓴 물건은 모두 제자리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냄비를 가지고 놀던, 주걱을 가지고 놀던.. 항상, 있던 제자리에 갔다 놓습니다. 결코 제가 정리하라고 말한 적 없고요..
책은 찢는 거 아니다
한번 얘기해 주었는데.. 어릴적 부터 책을 소중히 여기고, 보고 나면 꼭 제자리에 놓았습니다.. 자신이 만든 물건 또한 무척 소중히 여겨.. 여태껏 버린 것이 별로 없습니다.. 그런 것 부터가 경찬이는 친척들로부터 별난 아이 소리를 들으며, 자라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부모는 자식이 가장 잘 안다고, 경찬이가 그리 별나지도, 그리 까다롭지도 않은데.. 왜 그렇게들 말을 하는지.. 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봐주지 않고, 어른들의 시선으로 옳고, 그른것을 판단하는지 마음이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도 몇번씩 웃으면서 "엄마, 사랑해요.." 하며, 포옹해 주는 아이.. "난, 엄마랑 결혼할래요.. 아빠 엄마랑 결혼해도 돼요?" 하면서 아빠의 양해를 구하는 아이.. 언제나 제가 일할 때면, "엄마, 제가 도와드릴 일 없나요?" 하며 물어보는 아이.. "엄마.. 좀 쉬세요.. 제가 엄마 보살펴 드릴께요.." 하며, 어깨를 두드려 주는 아이.. 그런 아이를 어른들의 몇몇 기준으로 판단하는 것이 너무나도 가슴이 아픕니다..
제가 아직 덜 성숙해서 그런지.. 가장 순수한 아이들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어른들에게 분노가 이는 것을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집은 원래 가족들간의 왕래가 잦고, 그러다 보니, 사촌들끼리의 접촉도 많습니다..
제가 푸름이닷컴을 미리 알았더라면, 경찬이가 본 책들을 사촌들에게 물려주지 않았을텐데.. 경찬이가 어릴때 본 책들은 모조리 사촌동생에게 가 있습니다.. 책, 장난감, 옷등등.. 워낙 기억력이 좋은 아이라..
처음엔 많이 싫어했는데, 조금씩 이해를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사촌동생들이 와서, 자신이 만들어 놓은 블럭, 트리, 책
등등을 아이들이 찢고, 어질러 뜨려 놓으니 자기 나름대로 그것이 상처가 되고, 싫었나 봅니다.. 그런일이 잦아지면서, 아이들이 오면 제가 미리미리 물건들을 치워놓곤 했는데, 이미 그것이 경찬이에겐 상처가 되었나 봅니다..
어느 순간.. 제게 계속 이런 것을 물어봅니다..
책을 사도 "엄마, 이거 또 00 가 찢어버리면 어떡하지?"
장난감을 사도 "엄마, 이거 또 00 가 가져가 버리면 어떡하지?"
안그럴거라고, 사촌동생도 경찬이처럼 자라면, 경찬이처럼 책도 소중히 여기고, 장난감도 소중히 여기도, 물지도 않고 그럴거라고.. (사촌동생이 1년차 여동생인데, 많이 물렸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동네 친구와 형하고는 싸운 적이 한번도 없는데, (항상 형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랑을 많이 표현합니다.. 친구들을 많이 포옹해 주고요..)
사촌동생들과는 크고 작은 싸움들이 있었습니다.. 사촌동생하고 있을때는 유달리 더 책과 자기 물건에 집착합니다..(요새는 많이 줄어들었지만요..) 혹시라고 사촌동생이 가져갈까봐 하는 행동 같습니다.. 자꾸 그런 일이 반복되니, 경찬이를 더욱더 이기적인 아이로 판단하더군요..
"엄마, 저는 싸우는 거 싫은데, 00 가 오면, 자꾸 싸우게 되니깐, 오지 말라고 하세요.." 경찬이 입에서 이런 말까지 나왔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육아방식도 다르고, 생각하는 사고도 다르고..
경찬이에 대해 이말 저말, 싫은 소리도 많이 듣지만, (아이 앞에서만은 그런 소리 안했으면 좋겠는데, 아이 듣는 앞에서, 이기적이다, 성격이 어떻다.. 등등 그런 얘기를 들으면 경찬이는 다소 시무룩해 지는 것 같습니다..) 아이 때문에 왕래 끊었다는 말은 듣기 싫었거든요..
그러던 중, 어제 드디어 제가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3년을 참아왔었는데.. 어제 아빠와 엄마, 언니와 형부, 동생과 올케가 있는 곳에서 저의 감정을 쏟아붓기 시작했습니다.. 성숙하지 못한 행동이었던 것 알지만, 어제 또 언니가 경찬이 성격을 이상하게 만들어 놨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경찬이가 찰흙으로 사과나무를 만들었는데, 동생들이 달려드니깐, 자신이 만든 작품이 망가질까봐, 경찬이가 자신도 모르게 동생을 밀었는데, 손에 찰흙칼을 들고 있어서, 사촌동생 얼굴에 상처가 났습니다..
제가 언니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
경찬이는 자기가 만든 작품을 소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내가 00를 잘 데리고 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내 잘못이라고.. 그런데 언니가 대뜸 그러더군요.. 작품을 망가뜨리지도 않았는데, 미리 아이를 밀어버리고, 얘 성격을 이상하게 만들어 놓았다고요.. 아이 성격을 들먹이며, 뭐라고 하는데.. 그동안 참았던 감정이 쏟아져 나오더라고요.. 지금 생각해 보면, 제 잘못이 많은 것 같습니다.. 좀더 지혜롭게 처신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습니다..
푸름이 부모님.. 제게 지혜를 주세요..
경찬이가 이상한 거라면, 모든 아이에게 그래야 하는데, 유독 사촌에게만 국한 된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지.. 도움을 주세요..
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밤새 자지 못하고, 고민하며.. 이글을 써내려 갑니다..
제가 가야 할 방향을 인도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작은 엄마의 사랑을 느끼며 자라나는 경찬이에게 더욱더 큰 사랑을 주고 싶습니다..
이것이 저의 집착인지.. 너무 자식 사랑이 강한것인지.. 저는 알수 없습니다.. 하지만, 어린아이를 부모가 보호해 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저는 그런 마음뿐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날개를 활짝 펼때 까지.. 아이를 지켜주고 싶습니다..
경찬맘님!
푸름이아빠입니다.
푸름이엄마와 함께 글을 읽으면서, 푸름이의 발달과 너무도 같은 발달을 경찬이가 보이는 것을 보면서 다시한번 육아는 과학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이번에 출간될 <배려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는 책을 읽게되면, 경찬이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근본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책이 나올때까지 어머님을 기다리게 할 수 없어 이렇게 간략하게나마 답변합니다.
부모로부터 배려받은 아이는 곧바로 그 배려를 부모에게 돌릴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연장시킵니다.
예를들어 놀이터에서 형아들이 위험한 행동을 하면 곧바로 '형아 위험해 다쳐'라고 소리치면서 정의감 넘치는 말을 하고, 항상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의사표현을 하며, 엄마가 아프면 엄마를 돌보는 행동을 합니다.
엄마는 어린나이에 얼마나 자기를 억제하나싶어 측은한 마음을 갖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아이가 위선적으로 하는 행동이 아니라 부모에게서 받은 것을 그대로 돌리고 있는 것일뿐입니다. 그만큼 발달이 빠르고 분별력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이렇게 자란 아이들은 사회적인 관계도 통찰하는 힘이 있습니다.
어머님은 푸름이 엄마가 한참 푸름이를 키울때 친정집에 가는 것조차 조심했다는 말을 그냥 흘려들으시면 안됩니다. 어떤 사람들이 들으면 공산당 집단이냐 하는 오해를 할 수도 있지만 아이가 어떻게 성장하는지를 이해한다면, 아이가 상처를 이겨낼만큼 성장하기 전에 외부로부터 오는 편견과 압력을 부모가 막아주려는 부단한 노력이었음을 이해하실겁니다.
아이의 교육에 대해 아무런 고민을 하지 않는 부모들은 다른 아이가 자기 아이와 다르다는 이유 하나때문에 무심결에 자기의 편견에 기준하여 툭툭 말을 내뱉습니다. 문제는 이말에 아이도 상처를 받을 뿐만 아니라 엄마도 함께 상처를 받음으로서 그 스트레스를 무의식중에 아이에게 돌릴 가능성이 커지게 됩니다. 엄마가 이러한 상처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날들을 고민하고, 공부하고, 수행하는 과정을 요구하게 됩니다.
사촌들과의 접촉때문에 아이가 상처를 받는다면, 부모가 그 접촉을 제한하거나 조심스럽게 접촉하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그러나 부모가 교육의 예민함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때는 혼자만 유별나다고 따돌림 받게 되어있습니다. 현명하게 따돌림 받지 않으면서 아이와 부작용없이 접촉하게 하는 방법을 알기에는 아직 경험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푸름이 엄마는 그것에 자신이 없었기에 상처받는 시기에는 접촉을 피해가면서, 상처를 이겨낼 수 있는 시기까지 기다렸던 것입니다.
보세요!.
사촌동생은 분별력이 없기에 경찬이를 물거나 책을 찢었을 겁니다. 부모는 이해할 수 있지만 어린 경찬이에게는 사촌동생은 하나의 공포입니다. 책을 찢고,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가져가니, 경찬이는 이제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부모의 단호함과 교육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 경찬이에게 폭력을 가르쳤습니다. 전혀 폭력을 몰랐던 아이가 사촌과 어울리면서 폭력을 배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경찬이의 폭력은 분명 자기방어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이렇게 발달이 빠르고 분별력이 강한 아이는 자기의 작품에 대해 누가와서 손을 대면 기겁을 합니다. 경찬이는 이전에 사촌동생이 작품을 망가뜨리는 것을 보았기에, 이제는 사촌동생이 가까이만와도 방어하기 시작합니다. 경찬이의 입장에서는 아주 당연한 행동입니다. 그러나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눈에는 이상하게 보이겠지요.
어머님이 잘못하신 것은 경찬이의 책을 남에게 주었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수십번이고 반복해서 봅니다. 나중에 커서도 아주 어릴때 보던 책을 다시 찾곤합니다. 그 책을 사촌에게 주었으니 경찬이가 어리고 착해서 어느정도 이해한다고 보이는 것이지, 푸름이 같았으면 난리가 났을 겁니다. 푸름이가 26개월때 이사를 가는데, 아저씨를 따라다니면서 하는 말이 "아저씨 내책 조심하세요" 였습니다. 또한 푸름이 엄마라면 누가 책을 달라고 요구했을때, 전혀 씨도 안먹혔을 겁니다. 다는 아니지만 책을 달라고 요구하는 사람은 돈은 엄한데 쓰면서 책사주는데는 인색합니다. 책을 사랑하고 아끼는 부모에게는, 아이의 책은 정말 피와 땀으로 구입한건데, 그것을 쉽게 달라고 요구할때는 미워지게 됩니다.
경찬이 어머님은 지금 경찬이의 발달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경찬이의 지성은 무척 빠르고 깊게 발달할 것이고, 풍부한 감성을 가진 아름다운 사람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먼저 어머님이 흔들리지 마세요. 엄마만큼 교육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언니와 형부, 부모님이 이 교육을 이해하기 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편견없이 많은 시간을 고민해야 알 수 있는 교육입니다. 따라서 사촌끼리의 접촉은 당분간은 피하세요. 좀더 성장하면 경찬이가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습니다. 지금 상처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 초등학교 4학년만 되어도 다른 아이에게 상처를 받아도 그냥 뚝뚝 털어버릴 정도로 낙천적이며 느긋한 아이로 성장할 것입니다. 또한 언니와 형부, 부모님하고는 교육에 대한 의견을 나누세요. 그러면서 점점 사고의 차이를 좁히시기 바랍니다. 지금은 경찬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앞으로 2-3년만 지나 보세요. 경찬이의 지성과 감성을 보면서 경탄을 금치 못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