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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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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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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081
34개월된 남자아이의 엄마입니다.
어제서야 푸름이 아버님이 쓰신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제가 직장에 다닌다는 핑계로 제대로 못했다는 생각도 들고 지금 현재 상황도 글을 모르는 할머니와 하루 종일 영아단계의 비디오만 보고 있는게 답답해서 한숨이 나옵니다.
다행히 제가 집에 와서도 수업준비때문에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인지 책을 좋아하고 제가 집에 오면 무조건 책을 읽어달라고 합니다.
그게 기쁘면서도 제가 어리석어서 100권 정도를 반복해서 읽어주었고, 책 선택도 그때그때 내키는 대로 사오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지금 아이는 책은 좋아하지만 글보다는 그림을 보고 있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제도 서점에서 차일드 애플 전집을 사왔는데 그 책은 안보고 예전에 봤던 큰 그림 과학동화 같은 것만을 읽어달라고 합니다.
자동차를 광적으로 좋아한다고 생각만 했지 자동차가 나오는 책을 살 생각을 하지 못할만큼 무지했음을 인식하고 나니 정말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고로 아이는 기억력은 저도 놀랄 정도이고 사물의 연계를 파악하는 능력도 탁월한 면이 있습니다.(경찰차-경찰서, 소방차-소방서라고 하면 레미콘-레미콘서라고 답변하니까요) 표현도 풍부하고 또 꽤 복잡한 문장을 구사합니다. 바쁘시겠지만 답변좀 부탁드립니다. 도와주시면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겠습니다.
멘토파님,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어떤 단계를 거쳐 성장하는지를 모르면 조그만 일에도 불안합니다.
그래서 엄마는 뭐라도 해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어
엄마의 제한된 지식과 경험에서 볼 때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되는 방법을 선택하지만,
때로는 이것이 아이의 성장을 제한하고 있음을 시간이 지난 다음에나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실수를 수없이 반복하면서 이제는 실수를 줄이는 방법을 알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아이가 원하는 것을 채워주면 됩니다.
아이는 스스로 자기성장의 욕구를 부모에게 보여줍니다.
부모는 그것을 잘 관찰해서 아이의 내면에서 움튼 성장 동력을 펼쳐 환경만 만들어주면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집에 오면 아이가 무조건 책을 읽어달라고 요구하면 그것은 아이의 내면에서 자아실현의 욕구가 움트고 있는 것입니다. 그때는 모든 것에 우선해서 책을 읽어주세요. 책을 읽는 즐거움이 더욱 강해지면 그때는 비디오보다 책이 더욱 즐겁기 때문에 비디오를 보는 시간이 줄어들게 됩니다. 책을 읽어주면서 간간이 책 제목을 가지고 문자로 가르쳐주어 혼자서 읽을 수 있는 환경도 준비하세요.
글보다는 그림을 좋아하는 것은 누구나 그렇습니다.
모든 교육은 구체적인 것에서 출발하여 추상적인 것으로 나아갑니다.
그림이 글씨보다는 훨씬 구체적이기에 아이는 그림을 먼저 보다가
어느정도 추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을 만큼 두뇌가 발달하면
그때는 글씨로 관심이 옮겨갑니다.
다양한 그림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어주세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글씨와 그림을 동시에 보다가 글씨를 보게되는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것이 발달입니다.
예전에 봤던 큰그림 과학동화를 읽어달라면 읽어주세요.
차이들애플은 그냥 깔아놓으세요. 과학동화를 주로 읽으면서 어느날은 차일드 애플 중 자기마음에 드는 한두 권의 책을 볼것이고 그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점점 관심이 차일드애플로 옮겨갈 것입니다.
저도 책을 살 때 그 당시에는 안 본 책도 많이 구입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푸름이의 관심과 지적수준이 그 책을 읽을 상태에 도달하면
그때는 누가 읽으라 하지 않아도 스스로 읽고 있는 것을 보게됩니다.
요즈음에는 푸름이가 볼 책이 부족하니까 제가 읽은 <설득의 심리학>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동생 초록이에게 적용시키니까 잘 안된다고 투덜거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부모가 아이의 지적수준을 정확히 알아 그에 꼭맞는 책을 던져주기는 어렵습니다.
좀더 책의 범위를 넓혀 다양하게 주면 아이는 자기의 지적수준에 맞는 책을 스스로 찾아가게 됩니다.
자동차를 좋아하면 자동차의 관심을 증폭시킬 환경을 만들어 주면 되는 것입니다. 그것이 책이든, 아니면 잡지든, 전시회든간에 접촉의 빈도를 높일 수 있는 환경만 만들어 주면 됩니다.
아이는 한 분야에 깊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한단계 올라가 새로운 분야에 들어가도 마찬가지로 깊게 파고들어 갑니다.
이것이 그렇게 어렵습니까!
모든 것을 부모가 가르치려하면 교육이 너무도 어렵지만 환경만 만들어주면 아이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게만 해주면 그때는 교육보다 쉽고 재미있는 것이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아주 정상적으로 무럭무럭 자라는 아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