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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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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영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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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835
안녕하세요. 좋은 정보 많이 얻고 있습니다. 저는 5세와 20개월 두딸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큰애가 제가 보기에는 많이 산만합니다. 어릴때부터 노래부르고 춤추는 것을 좋아했지만 책을 펴놓고 스스로 보다가 흥얼흥얼 노래를 부르다가 갑자기 연필과 노트를 가져와 그 책의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따라쓰고...
만3세때도 시댁에 갔는데 응가를 한다고 화장실에 앉아서는 노래를 부르더라고요. 한참을 그러기에 다 했냐고 했더니 다 했다고. 우리 형님 하시는 말이 화장실에서 노래부르니깐 재밌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책을 읽어주면 책에 나오는 주인공과 주변인물을 주인공은 자신으로 그 나머지는 가까운 친구,친척으로 다 바꾸고 내용도 크다면 작다라고 해달라고 요구합니다.
제가 틀리게 하면 자기가 애는 누구고 애는 누구고 얘기 해줬는데 왜 엄마는 그것도 모르냐며 저에게 따져요. 나중에는 저도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고요.
제가 혹시라도 의성어, 의태어를 빼먹고 읽으면 그것을 자기가 지적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내용을 아나하고 뭐를 물어보면 그냥 씩 웃고 말아요.
이렇게 되다보니 사실 책한권 읽으면서도 어수선 해집니다. TV를 볼때도 역시 집중해서 못봅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을 예를들면 까치와호랑이와 토끼를 읽어주다 제가 호랑이가 까치새끼를 뺏어먹으니 나쁘다라고 하면 우리아이는 호랑이가 나쁘지 않다고 해요. 까치는 새끼를 또 낳으면 된대요. 그래서 제가 그래도 까치 새끼가 불쌍하쟎니 하면, 그럼 까치가 나무 높은곳으로 더 올라가면 되지. 또 말썽꾸러기 호랑이부분에서는 어흥어흥 호랑이 울음소리에 동물친구들이 잠을 못자는 부분이 나오는데 주영이는 호랑이가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노래를 부르는데 착한 호랑이라고 읽어 달래요. 그래서 제가 그럼 다른 친구들이 잠을 못잖잖니 하니깐 다른 친구들이 귀를 막으면 된대요. 제가 보기에는 누가 착하고 나쁜지를 몰라서 하는것은 아닌데 주영이 얘기를 듣다보면 다 착해요. 그리고 싸운다는 표현이 나오면 같이노는거야라는 표현을 자주 써요. 이럴때는 제가 다시한번 책내용을 설명해줘야 할까요?
제가 아이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처럼 놔둬야 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써야할지요?
아직까지는 주영이 하고싶은대로 내버려뒀는데 이것은 산만함인지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저에게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건강하십시요.
주영맘님...
산만한 아이가 아니라 창의성이 풍부한 아이네요.
하나의 사실을 가지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네요.
책을 많이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주인공을 바꾸어 책을 읽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창의성이 풍부하지 않으면 생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도 푸름이에게 책을 읽어때 주인공을 푸름이로 바꾸고 읽어준 적이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서로 상상의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이지요.
비록 한 권의 책은 다 읽지 못했지만 그러나 책을 읽는 즐거움이란 상상을 하면서 읽는 것이 더욱 재미있습니다.
그냥 그렇게 읽어주세요.
그리고 아이에게 그 내용을 따지지는 마세요.
마음껏 상상의 세계를 펼치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산만함은 부정을 당했을 때 무엇을 해야할 지 몰라 오는 산만함입니다.
이 때는 정서적인 불안감이 동반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상상력이 풍부해 옆에서 보기에는 산만해 보이는 것은 영재성의 일종이라 보셔야합니다.
그대로 가시면서 좀 더 책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됩니다.
아빠는 교육의 근본을 아직은 모르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지금은 어머님의 교육이 옳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