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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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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dz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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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145
안녕하세요? 대전에서 며칠전 강의를 들은 핑크맘 입니다.
사이트를 소개 하실때는 한번 들어가 봐야지 했다가 막상 들어와 보니 오늘 아침의 일로 상의 드리고 싶군요. 저의 참을성 없음에 큰아이가 정말 서럽게 울었습니다. 이유는 초등학교 3학년인 큰 아이는 아들입니다. 학급임원도 하고 성적도 그런데로 상위권입니다.그런데,제가 이번 방학에 욕심을 내서 공부를 시키려고 문제집을 과목별로 4권 샀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두 아이를 식탁에 앉히고 아이가 문제를 풀면 채점을 하면서 있었는데, 어이없이틀린 문제가 있었어요.국어문제중 한 위인의 업적을다루는 것인데,왜 그런 일을 했을 까요?했더니 보기 4개중 할일이 없어서 라는 항목을 골랐더군요.정말 화가 났어요.그런 항목을 넣은 출판사도, 하기 싫었던 차에 재미로 고른 우리 아이도 정말 화가 났습니다. 분을 참지 못하다가 책을 들어 뒷 베란다에 던지고 말았어요.
아이는 울고 불고 둘째는 제방으로 도망가 버리고.....
이런 풍경이 가끔 일어 납니다. 욕심으로 키울 수 없지만 전 훌륭한 엄마는 못되려나 봅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조언을 부탁 드립니다.
vidzm님
어머님의 가슴만 답답한 것이 아니라 저의 가슴도 아프군요.
무엇을 아이에게 가르치려고 하시는지요!
말 잘듣고 공부 잘하는 아이를 키우려고 하십니까?
자기의 생각은 없고 그저 부모가 하라고 하면 그것만 하는 아이, 스스로 세상을 조직하고 창조할 수 있는 힘을 잃어버리고 무기력하게 자기에게 주어진 삶을 소진해 버리는 그런 아이로 자식을 키우시길 원하십니까?
엄마의 욕심으로 인해 지쳐있는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엄마에게 반항하는, 엄마의 바램과는 다른 아이로 성장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는 군요.
점점 엄마는 아이를 끌고 가기가 어려워 질 것입니다.
초등학교 6학년 까지는 책을 집어던지던, 매를 때리면서 가긴 가겠지만 중학교 2학년만 되어도 엄마는 속수무책이 될 염려가 있습니다.
아이는 점점 공부를 거부할 것이고 어떤 방법으로든 아이를 배움의 길로 인도할 수 없게 되겠지요.
누구나 자식을 사랑합니다.
그러나 그 사랑이 어떻게 표현되느냐에 따라 교육은 달라지지요.
제가 답답한것은 아이가 그런 문제를 고를 수 밖에 없는 심정을 어머님이 이해하지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만일 재미로 골랐다면 유머감각이 있음을 칭찬해야 하겠지만, 저는 어머님이 자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거부감을 그렇게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기에 답답한 것입니다.
자기는 하고 싶지 않은데 엄마는 하라고 하니 마음은 약해 직접적으로 거부는 못하고 간접적으로 그렇게 표현한다고 본다면 오히려 부모의 사랑이 자식의 숨을 조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문제집을 아이가 고른것이가요?
이 방학에 아이가 진정 그것을 하고 싶어 하는지요.
아이가 그 문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를 알고 있는지요.
문제를 하나도 틀림없이 풀어야 하는 것이 그렇게도 중요한 것입니까?
사랑한다고 이야기 해주세요.
엄마의 욕심때문에 힘들어하는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주세요.
아이가 받은 상처를 회복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 상처를 보듬는 것부터 시작하세요.
어머님의 기준을 넓히시고 행복하고 건강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