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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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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애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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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137
푸름이 테잎을 다시 들어보았어요.
몇 달전 처음 들었을때와는 또 다른 시각에서 들어지고 훨씬 많은 것을 받아들였답니다. 적어가면서 들었답니다. 아이가 아직 어린 우리 아기에게 무궁무진한 가능성의 길을 열어주도록 더욱 마음을 다 잡습니다. 하지만 예전처럼 서두르진 않으렵니다. 처음 듣고 난 뒤에는 마음이 아주 급해지더군요. 빨리 책을 사야지 우리 지애에게 얼른 책을 많이 보여줘야지 우리 남편은 안 돼 등..
이제는 엄마가 마음이 편해야 함을 깨달았기에 아이를 지켜보면서 차근차근 해 나가려 합니다. 예전에 제가 올린 질문을 보시면 아실거예요. 책 읽기에 기술적인 세세한 질문들을 아주 많이 드렸었거든요. 그때 성의껏 답변해주신것에 정말 감사드려요.
강의 내용중에 우리 지애에게 책 읽어주다가 부딪치는 점이 있어서요.
푸름아빠의 말씀을 들어보면 길동이가 길 떠나기 전에 책 읽기를 그만두라고 하셨죠? 지애는 이제 11개월 들어서는 딸인데요
책에 관심은 보이지만 책을 읽어주려고 펼치면 몇 페이지 못 읽고 가버립니다. 간혹 제가 읽고 있던 책을 제가 뺏어 들고 이러 저리 돌려보거나 물기도 하고 제가 다 읽고 나면 기어 와서 책을 흘끗 보곤 합니다.
정상적인 과정인 줄 알고 있지만 이럴때 아이가 가버리라도 엄마는 책을 계속 읽어야 하나요 아니면 책을 덮어야 하나요?
저는 아이가 가던 말던 계속 책을 소리내어 읽고 있거든요. 듣기라도 하라구요. 혹시 잘 못된 건은 아닌지.. 하지만 이렇게라도 안하면 책보여줄 기회는 전혀 안 생기더라구요. 하루종일 움직이니까 가만히 책을 보여줄 수가 없죠. 그래서 자기 전에 지애가 뒹굴뒹굴 할때 저는 책을 읽습니다.
그리고 아직 몇권외에 아이가 좋아하는 책이 어떤건지 잘 모르겠거든요. 그냥 다 조금씩만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서요.
그래도 계속 다른 새로운 책을 보여줘야 할까요?
저는 지금 보고 있는 책을 조금이라도 좋아하게 되면 다른책을 보여주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있는책으로 최대한 많이 반복하자는 생각에서요.. 참 푸름아빠 강의중에 아이가 60권 중에서 2권만 보더라도 새로운 책을 던져주란 말씀이 기억나는군요..
지애맘님
이전에는 다른 아이와 비교하는 마음에서 테잎을 들어 마음이 급했지만 지금은 내 자식의 가능성에만 집중했기에 아이를 지켜보겠다는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제 강의를 전 부분을 통찰하여 근본에 사랑이 흐르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앞으로 지애의 삶에 있어 이것보다 더 큰 축복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군요!
어머님이 자식을 어떻게 키워야 한다는 신념을 가졌기에, 중간에 약간의 흔들림은 있을지 모르지만 방향을 잃어버리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은 책을 매개로 대화를 나누라는 것입니다. 자연에 나가 자연을 가르치라는 것은 자연을 매개로 대화를 나누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대화를 통해 다양한 어휘를 자녀에게 줄 수 있고 그래서 지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물론 자연과 책을 통해 정서도 따라서 발달 합니다.
지애에게 책을 보여주었을 때 몇 페이지 못 읽어 지애가 다른데로 가버리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그때 엄마는 책 읽어 주는 것을 그만두는 것이 바람직 합니다. 물론 엄마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책을 읽고 있다면 계속 읽어도 무방합니다. 또한 소리내서 읽지 않고 그림책이지만 정말 흥미가 있어 거기에 몰두하고 있으면 그것 또한 교육입니다.
그러나 엄마의 마음이 아이에게 가르친다는 마음에서, 읽어주면 듣겠지 하는 마음에서 책을 읽으면 그것은 오히려 훗날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되는 과정속에서 압력으로 작용 할 수 있습니다. 아이는 다른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엄마가 집요하게 강요하는 것으로 비추어질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안 읽어주어도 됩니다.
어차피 수십번 반복해서 읽어주게 되어 있습니다. 집중하는 시간만 잠깐 읽어주고 아이가 움직이면 같이 움직이면서 다양한 사물을 인지 할 수 있도록 대화를 나누어 주세요.
아이가 관심을 기울이느니 사물의 이름을 이야기 해주면서 대화를 나누어 주는 것은 책을 읽어주는 것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가집니다.
아이가 잠들때는 책을 읽어주기 좋은 시간입니다. 조금 지나면 자기가 좋아하는 책과 싫어하는 책이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좋아하는 책이 생기면 비슷한 계통의 책을 사주는 것도 좋지만 지금 그시기에서는 너무 다양한 책을 사주고 바꾸어주는 것보다는 몇질의 책을 가지고 좋아하는 것을 수없이 반복하게 하세요. 이 반복은 엄마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결정하는 것입니다. 엄마는 아이를 잘 관찰하면서 수없이 반복하면서 보던 책을 뜸하게 반복한다는 느낌이 들면 그때는 새로운 책을 주어야지 엄마가 계산해서 먼저 바꾸려하면 안됩니다.
60권 중에서 2권만 보아도 성공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기본적인 책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개 어머님들은 60권의 책을 사면 끝까지 다 볼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60권이 모두 동일한 수준의 책이라면 그래도 괜찮지만, 수준이 다르면 자기가 좋아하는 책만 보다가 높은 단계의 책은 안보게 됩니다.
따라서 한동안 10권의 책 중에서 좋아하는 책을 보다가 뜸해지면, 다시 수준이 비슷한 책을 사주면서 그 중에서도 좋아하는 책을 보다가 지성이 한 단계 뛰면서 이전의 60권 중에서 안보았던 책을 다시 보게되고 이것이 또한 새롭게 산 책중에서 안보았던 책을 다시 보게 만듭니다.
아이들의 지성이 어느단계에 와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새롭고 다양한 책으로 스펙트럼을 만들어 주어야 그 책내에서 단계별로 성장합니다. 그것이 안되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고리를 못 찾아 책을 싫어할 가능성이 있기에 60권 중 2권만 보아도 성공이라 표현한 것입니다.
이것은 11개월의 지애에게는 조금 지나야만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은 지애의 지적단계가 빠르게 분화되는 것이 아니라 느릿느릿 하면서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기에 너무 자주 책을 바꾸지는 마세요.
성장을 보면서 시점이 되었다고 느끼면 그때 새로운 책을 주세요. 이런것이 지속되다 정말 책에 몰두하는 시기, 대개 30~60개월 사이에는 마음먹고 책에 투자하셔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