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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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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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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406
저희 아들은 이제 40개월이고 유치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최근에 산 책 200권정도를 빼면 12개월부터 300권정도에 책을 사서 10번이상 읽어 주었고, 한 백권정도는 이웃집에서 빌려서 세번정도 읽어 주었습니다. 하루에 하루도 책을 읽지 않는 날은 없을겁니다. 할아버지집에 갈때도 자고 올것 같으면 책을 가지고 갑니다. 많이는 아니지만 하루에 적게는 다섯권에서 열권은 읽어줍니다. 유치원 다니기전에는 많이 읽어 줬는데. 책을 좋아해서 스스로 읽어 달라고 할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웅진의 원리과학과 책벌레,프뢰벨테마동화2,위인동화를 사주었습니다. 전에 자연관찰과 달팽이 과학동화를 읽어 주었고 서점에서 낱권으로 과학책을 몇권 사주었습니다.
아이가 책벌레는 좋아하지만, 원리과학은 재미가 없다고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잠들기 전에 한두권 읽어주면 듣고 있습니다. 행여 제가 글자가 너무 많아 넘기려고하면 꼭 읽으라고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후 생각이 나는것들은 일상생활에서 이야기 합니다. 그것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행동하는거나 질문하는걸 보면 과학쪽이 많습니다. 우산을 얼마전에 사줬더니 펴고 접어보면서 '이걸 잡아 당기면 이게 내려와서 우산이 접어지고, 이걸 누르면 이게 올라가서 우산이 펴져' '비누는 왜 거품이나?' '설탕은 뭘로 만들어?" '혀는 왜 빨게?' '왜 비가와?(이건 알면서도 물어보는것 같습니다.)" '바람이 왜 불어?" '나뭇잎은 왜 떨어져?' '빙글빙글 돌면 왜 어지러워?" 예전에는 택시를 타서 내릴대까지 눈에 보이는걸 다 물어보는겁니다. 그러면 저는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합니다. 책읽으면서도 별거별거 다 물어봤는데 이제 그러지는 않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반대상황을 얘기해서 저를 짜증나게 한적이 한두번이 아니였습니다.
'주원아! 옷 입자" 그러면 '옷 안입으면?"
'빨리 가자'그러면 ' 빨리 안가면?'
하루에도 몇번씩 그러더니 지금은 그러지 않습니다.
제 걱정은 과학은 너무 빨리 보여주어 창의력을 죽이는건 아닌가 하는것입니다.
예전에는 책에 나온 주인공들 이름을 부르면 혼자 놀기도 하고, 비행기가 날아가면 '엄마!아직 여행이 안끝났어?'하고, 방문을 닫으며 "거인에 콧바람이 들어와'등등 책에 나온 상황들을 재현하면 놀기를 잘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예전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이 됩니다. 창의력이 죽은건 아닌지. 길게 접어진 책을 늘리면서 스프링같다, 늘어진모양 지그재그를 보고 번개같다고 하고 백혈구가 세균 잡아먹는걸 보고 백혈구가 단풍나무 씨앗같다고 하고 옥수수 다 먹고 남은게 벌집같다고 하고 식빵을 잘라서 구부려서 머리에 대고' 땅속에 보물을 찾으로 갈때 이걸(전등) 붙이고 가야되'하기도 하고 자기는 뱀이라고 통째로 삼킨다면 잘 안씹고 삼킬려고도 합니다. 참고로 저희 아들은 말은 잘 하지만 말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리고 저는 매를 거의 들지 않습니다. 화가나도 몇번을 참다가 도저희 말로 설득해도 안되면 큰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자유스럽게 아이를 키운편입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보충해줘야할 책이 있으면 조언 부탁드립니다.그리고 책을 읽을때 아이가 이해하기 어려울것 같은것은 제가 쉽게 설명을 해줍니다. 그게 나쁜건가요? 아이가 생각할 기회를 제가 빼앗는것은 아닌지..
믿음님...
이전에 아이의 생각이 공상이라면 이제는 어느정도 근거를 가지고 있는 상상을 하고 있군요.
한단계 높아진 사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아이가 하는 말을 가만히 들어보면 보통 창의성이 뛰어난 것이 아니군요.
말한마디 한마디가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새로운 생각들입니다.
과학책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일상에서 그런 대화를 나누어 준 어머님의 정성이 이렇게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원리로 배우는 과학은 아직까지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의 책입니다.
글자가 너무 많아 넘기려하면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그 책을 좋아하게 될 것 같군요.
어려운 것을 엄마가 옆에서 도와주어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것입니다.
너무 어려운 것을 아이가 혼자 하도록 내버려두면 아이는 쉽게 포기하고 좌절하게 됩니다.
도와주지만, 아이가 능숙하게 할때쯤이면 엄마는 도와주는 것을 조금씩 줄이면서 아이 홀로 서게 해주는 것이 교육입니다.
잘 하셨어요.
무엇을 염려하실 필요없이 이제는 어머님이 가고자하는데 아이는 가게 되어있습니다.
교육이 선순환으로 돌아섰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