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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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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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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355
눈물나리만큼 아름답던 복사꽃 다 지고 이젠 손끝으로 터뜨린면 붉은 물을 뚝뚝 떨어뜨릴 것만 같은 장미꽃이 담장을 넘고있습니다.
지금쯤 금촌 강둑엔 아기똥풀꽃, 자운영꽃들이 지천으로 널려있겠죠?
푸름부모님,거의 한 달만에 편지를 띄웁니다. 그간 부산에서 지내느라 사이트를 검색하지 못했습니다. 먼저 7개월 초에 접어 든 한나의 보행기 타는 습관을 지적해 주셔서 답변을 본 즉시 시간을 많이 줄여 기기 연습을 시키고 있습니다. 처음엔 보행기에 타려고 울던 한나가 하루가 지나자 무릎으로 기던 것을 배로 밀면서 병행하고 있습니다. 방법은 손에 쥘 수 있을 정도의 공을 방바닥에 놓아 굴러가는 공을 잡도록 했더니 속도가 무지 빠르더군요.
그동안 한나는 보행기를 너무 좋아하고 잘 타서 그 또래의 아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보행기를 타고 거의 달리다시피하고 뒤로 밀고 옆으로 밀고 웃음이 나올 정도입니다. 그래서인지 한나는 제가 안아주어도 보행기로 가겠다고 몸을 틀고 혼자서도 잘 놀아서 걱정이 될 때도 있습니다.
오늘은 제가 질문에 앞서 아이를 관찰 한 내용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저는 한나가 일어나면 제일 먼저 클래식이나 태교때 듣던 동요를 틀고 다음으로 몬테소리 동화 CD를 들려줍니다.그 후에 같이 누워 동화를 읽거나,그림을 보여줍니다.
오늘은 방바닥에 열권 정도의 책을 흩어 놓았더니 아이가 집는 책은 20일 정도 매일 보고 읽어주었던 책이었고 다른 책으로 덮어도 그 책만 골라내더군요.
또한 매일 베고 자던 베게로 기어가더니 머리를 대고 누워있는 거였어요.그 모습을 보고 아이가 벌써 사물을 인지하고 있음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다만 제가 걱정이 되는 건 한나가 책을 좋아하긴 하는 데 책을 보다가 열심히 빨고 그 책을 뺐으면 기겁을 합니다.요즘엔 보행기에 태우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이 책장에 가서 책을 한 권 씩 모두 떨어뜨리는 게 일이고 화장대며 특히 각티슈 그림을 유심히 보고 물어 뜯고 하는 게 일입니다.저는 그저 웃으며 바라보고 아이가 물러나면 정리합니다.푸름아빠 말대로 다 과학적 사고가 싹트는 것일테니까요.
이런저런 얘기가 길었습니다. 본론으로 가서 질문을 드립니다.제가 전에 말씀드렸드시 한나아빠는 그룹사운드에서 싱어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제가 전주로 이사하면서 한나아빠는 부산에서 몇 달 째 공연을 하고 있어서 이번에 한나를 데리고 그곳에 가서 20일 정도 있다 왔습니다.한나가 워낙 아빠를 좋아해서 빨리 올 수가 없었습니다.한나아빠는 날만 새면 아이를 데리고 바다며 산으로 자연을 보게 해서 호기심 많은 한나는 자연에 눈을 떼지 못합니다.특히 해운대에 있는 (아쿠아리움)해양박물관 관람은 한나에게 큰 자극이 돼였는 지 한 시간 내내 세계의 물고기들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즐거워했습니다.그 후 백화점에 가면 모조 물고기에도,어항 속 물고기에도 좋아서 어쩔 줄 모릅니다.
그런데 제 걱정은 한나의 환경이 자주 바뀌는 데 있습니다.한나아빠와 있으면 아이가 사랑을 많이 받아 즐거워 소리를 지르는 데 그 후 집에 돌아오면 한동안 깔깔대던 웃음이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자꾸 밖에 나가자고 끙끙댑니다.그리고 환경이 바뀔 때마다 약한 감기를 앓는 데 아이가 정신적 공허를 느끼는 건 아닌지 ......
요즘엔 자면서 꿈꾸 듯 큰 소리로 짧게 울기도 하는 데 그것도 성장의 한 단계인지요.
생각하는이님...
반갑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제 마음은 편해집니다.
한나의 발달을 애정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는 어머님의 시선이 느껴지는군요.
한나가 사물을 인지하고 있는 모습을 어머님은 관찰을 통해 알았습니다. 책을 입으로 빠는 것도 입의 감각을 통해 사물을 인지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종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직은 책을 빠는것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기때문에 열심히 빨지만 조금더 자라면 그러한 버릇은 사라지게 됩니다.
오히려 책을 뺏는것보다는 책을 빨아도 잉크가 묻어나거나 아이의 몸에 유해한 잉크를 사용하지 않은 책을 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빠는 한나에게 아주 좋은 자극을 주었군요.
물고기에 눈을 떼지 못했다면 어머님은 물고기가 나와있는 그림책을 사주고 물고기의 이름과 특징을 이야기해주세요.
아이는 책에 집중할 것입니다.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물고기가 나오면 수없이 반복해서 읽어 달라고 요구하겠지요.
아이가 자꾸만 나가자고 하는 것은 바뀐 환경때문에 그런것이 아니라 밖이 훨씬 더 다양한 환경을 한나에게 주기 때문입니다.
다른 아이들보다는 조금 빠른감이 있지만 그것은 한나가 예민해서 그런것이지만 나가자면 나가세요.
푸름이도 그때는 푸름이 엄마의 얼굴이 다 탈정도로 밖에 나가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자연보다 위대한 스승이 없다는 것은 자연이 구체적이며 다양한 사물을 아이에게 제공하고 그것을 분류하면서 아이의 지성은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자면서 꿈을 꾸듯 큰소리로 짧게 울거나 눈이 빠르게 움직이는 듯한 못습을 보이는 것은 전문용어로는 REM상태라 합니다.
이것은 낮에 배웠던 것을 무의식안에서 정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고 과학자들은 생각합니다.
푸름이도 아주 어릴때부터 그런 모습을 보였고 우리는 그러한 모습을 즐거이 바라보곤 했습니다.
나이가 많은 노인은 그러한 REM상태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이는 아프면서 성장합니다.
그리고 하루볕에 달라집니다.
지금처럼 느긋하면서 예민하게 지켜보면서 키우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