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친절한 답변에 저희 부부가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회사일이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에 관련된 일이라, 퇴근이 항상 늦고, 그나마 집에 오면 우선 쉬고 싶은 생각에 사실 가족에 대한 배려를 전혀 하지 못 했습니다. 푸름이 부모님께서 보내주신 답변을 읽고, 많은 반성과 앞으로는 자녀 교육에 적극 동참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지금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될지 사실 좀 막막합니다. 아이와 대화하는 방법과 같이 놀아주는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가르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여태 까지 아이가 속마음으로만 간직해온 고민과 궁금한것들을 듣고 얘기 해주고 싶습니다. 아이가 저때문에 입었을 상처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파 저자신이 쉽게 용서가 되질 않습니다.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고, 아낀다는것을 하루 빨리 아이가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다시한번 친절하신 답변을 기다리겠습니다.
Limit40님...
보내주신 글을 보면서 한동안 글을 쓸 수 없었습니다.
"아이가 저 때문에 입었을 상처를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파 저 자신을 쉽게 용서할 수 없었다"는 구절은 이 땅을 사는 아빠들의 비통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어 제 가슴도 쓰리듯 아픕니다.
자신에 대한 이렇듯 풍부한 사랑을 가지고 있지만 사회가 이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로막고 있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냥 제 이야기만 하겠습니다.
푸름이는 아주 어린시절부터 제 무릎위에서 자랐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인 지금도 집에 들어가면 아이는 제 무릎위에 앉지요.
이제는 덩치가 엄마만하고 무릎위에 앉으면 가끔 아프기도 하지만 저는 푸름이의 배를 손으로 잡고 제 볼로 푸름이를 비벼줍니다.
아빠가 밖에 나가서 일은 하지만 언제나 자식에 대한 그리움이 가슴 한쪽에 남아있음을 이야기 해줍니다.
학교에서 어떤일이 있었는지, 집에서는 무엇을 하면서 보냈는지 그날그날 즐거웠던일, 아니면 힘들었던 것을 물어보면서 저는 항상 경청하고 감탄하고 자식에 대한 믿음을 표현합니다.
아침에 푸름이를 깨워야할 때는 저는 배꼽서부터 시작하는 딱다구리 뽀뽀를 시작합니다.
뽀뽀를 해주면서
"박사님, 이제는 일어나셔야죠."
"학교갈 시간입니다."
제가 귓볼에 뽀뽀를 하면서 속삭이면 푸름이는 눈을 번쩍 뜨고, 제 목을 붙잡으면서 일으켜 달라고 합니다.
그때 아이의 눈망울에는 아빠에 대한 사랑이 그득함을 볼 수 있습니다.
시간이 나는 데로 비벼주고 아빠가 너를 제일 사랑하고 있음을 이야기 해줍니다.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있으면 알지 못하지만 부드럽게 안아주면서 이를 표현하면 아이는 그 느낌을 전 인격적으로 받아들이지요.
지금은 너무 바뻐 잠든 아이의 모습을 보고 들어가 잠자는 모습을 보면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일요일만은 아이들과 놀기위해 저는 투쟁합니다.
먼저 자연에 나가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줍니다.
주로 모래놀이를 할 수 있거나 신발을 벗고 뛰놀 수 있는 번잡하지 않은 장소를 찾아 떠나지요.
저는 물고기잡는 취미가 있어 제가 물고기를 잡는 동안 아이는 뛰놀고 푸름이 엄마가 매운탕을 끓이면 같이 먹으면서 또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합니다.
주로 푸름이가 읽은 책에 관해 저희 부부는 듣는 입장에서 대화를 나눕니다.
놀러갈 때 차안에서도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도 대화를 나누지요.
저는 대화를 나눌 때 아이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훈계하는 적은 없습니다.
아이를 인정하고 아빠의 믿음을 전할 뿐입니다.
저에게 있어서는 일상이 제 사랑 표현의 연속입니다.
밥먹을 때나 놀때나 잠잘때나 저는 아이를 안아주고 비벼주며 아빠가 얼마나 자랑스러워하며 아끼고 있음을 표현하지요.
처음에는 어색할지 모르지만 그러나 한번 해보세요.
아이가 어떤 이야기를 했을 때 진심으로 공감해주고, 격렬하게 박수치면서 격려해 주세요.
일주일도 안돼 아이는 아빠에게 마음을 열어놓고 아빠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표현할 것입니다.
이제는 자책하지 마세요.
사실 자책할 시간도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시간이라면 저는 자식에 대한 사랑을 온 몸으로 표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