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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4-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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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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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173
우리아이에 대하여 잠깐 언급할까해요. 임신 8개월에 책을 사서 배안에 있는 태아에게 열심히 읽어 주었어요. 솔직히 태교의 중요함을 깨닫고 읽은건 아니었던것같아요.
출산을 하고 세살까지 같이 놀이하면서 묻는 질문에 아는대로 성의것 대답했어요. 첫애이니 아시잖아요....세살쯤 앞집에 한글선생님이 오시는걸 알고는 자기도 선생님을 오게 해달라고 어찌나 조르던지 잘 따라할지 어떨지 반신반의 하면서 시키게 되었지요.
얼마되지 않았는데 받침없는 글씨를 읽길래 재미 삼아 가나다라마바에
이응을 넣어 강낭당랑망방 식으로 다른것도 했더니만 그 자리에서 다른 글씨를 깨치더라고요. 유아학습지도 문제의 지문을 읽고 푸는 거예요.
그리고 다섯살이 될때 집안에 변화가 있었어요. 딸 하나에 세식구만 살다가 할머니와 같이 살게 되면서 한집에 같이 있기가 숨이 막히면서 집안에 있을수가 없어 조그만 장사를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교육은 뒤전이 된거죠. 한글을 알면 혼자 책도 읽고 학습지도 하고 문제가 없을거라 착각한거죠. 그리고 우리아이 유치원에 다니고 학교에 입학했어요. 유치원에선 책 잘읽죠 말 잘하죠 똑똑하다고 말씀하시길래 그런줄만 알았는데 그게 다 아니라는걸 지금 알았으니.....
학교에 입학하면서 장사를 접었어요. 아무래도 저학년때가 엄마의 손이 필요할것 같기에. 교과서를 펴고 예습을 시키려는데 할게 아무것도 없는게예요. 전부 그림에 알아봅시다. 풀어야할 문제가 하나도 없는 거예요. 그렇게 1학년을 보내고 2학년이 되었지요. 이러던 차에 교원아카데미에 우연히 나가게 되어 선생님의 강의를 듣게 되었습니다. 청천벽력같은 소리만 하시는데 다 맞는말만하시는 거예요
우리애의 문제점과 뒤처짐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데 조급함이 앞서고 엄마의 무지함에 가슴을 쳤어요. 수준에 맞게 단계를 거쳐서 읽혀야 되는걸 이제야 느껴서 책을 사 주었어요. 수학 셈하는걸 싫어해요. 영어도 하는데 어거지로하죠. 오래집중을 못하고 수업중에도 자세가 바르지 않고 엄마가 보기에 불필요한 질문을 많이해요. 이런것들이 다 부모가 바른습관과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어 주지 못한걸 알았습나다. 알긴 알았는데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합니까?
참 영어는 윤선생영어를 공부하고 있는데 6개월째예요. "정찬영씨의 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란 책과 선생님의 강의 또 교원에서의 강의 모두가 문법공부는 나중이고 듣기가 먼저라고 하시는데 어떤걸로 다시시작 해야되는건지 계속해야 되는건지 모르겠어요.
우리애는 책읽는 속도가 무척 빨라요. 건성으로 보는것같아 걱정이였는데 선생님의 강의내용중에 이런내용이 있었는데 우리아이 같은경우 차근차근 단계를 거치질 않은 상태에 이제 다시시작하는 마음으로 에니메이션부터 읽히고 있는데 .......어휘력은 있는데 어휘력에 비해 일기쓰는걸 보면 시원찮아요. 한걱정.......조언 부탁드립니다.
장미님...
걱정의 마음이 태산같으신데 제가 보기에는 그렇게 걱정할 사항은 아닌것 같습니다.
먼저 엄마가 다섯살까지 해준 것으로 기초가 잡혀있습니다.
그때까지 엄마가 충실히 아이를 돌보아 주었기에 그 이후에 엄마가 잠깐 느슨하게 교육을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아이가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주어졌습니다.
엄마가 보기에 아이가 불필요한 질문을 많이 한다고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지적수준이 앞서가기에 궁금한 것이 많아서 그런것 같습니다.
아이의 책읽는 속도가 무척 빠르다고 말씀하셨는데 이것은 건성으로 읽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가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면 애초에 책을 잡지 못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빠른속도로 읽어가지도 못합니다.
이런저런 증거로 볼 때 아이의 수준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단계에 와 있으며, 에니메이션을 읽힐 단계가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높은 단계인 문학이나 역사, 위인전을 주어야 할 것 같군요. 어머님이 보시기에 어휘력이 있다는 것을 보아도 그렇습니다.
여러가지 특징으로 볼때 몇가지 어머님이 오해하시는 것이 있습니다.
먼저 수학 셈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는데 이것은 아직 연산하는 훈련을 안해서 그렇습니다. 수학은 연산이 아닙니다. 이것은 초등학교 4학년이 넘어가서 어느정도 숙달되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그것보다는 아이가 연산하는 연습만 하다보면 오히려 초등학교 5학년 정도되어 좀더 추상적인 논리를 요구하는 단계에 가면 뒤쳐지게 됩니다.
따라서 끊임없이 책을 읽으면서 기초적인 사고력을 길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엄마의 마음이 조금 불안하다면 강요도 하지말고 집에서 잠깐잠깐씩 셈하는 훈련을 하세요.
둘째 어휘력은 있는데 일기쓰는 것은 시원치 않다는 것은 아직 글씨 쓰기를 싫어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걱정할것이 못됩니다. 발달은 항상 감각 영역인 읽기가 먼저 이루어지고 운동영역인 쓰기는 나중에 따라옵니다. 따라서 지금 쓰기를 강요하면 읽기조차 거부하는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일기를 잘못쓴다고 실망하지 마시고 먼저 읽기를 더욱 할 수 있도록 배려하세요.
셋째로 영어를 어거지로 한다고 하셨는데 이것은 지금의 영어가 아이에게 맞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성장했고 간섭없이 자랐기 때문에 자유분방한 면이 있는데, 대개 그런 아이는 문자를 가르치는 파닉스를 먼저 할 경우 싫증을 내게 되어있습니다. 그것보다는 듣기를 먼저 하면서 흥미를 갖게하고 나면 문자는 가르치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됩니다. 반복하고 강요를 싫어하는 아이에게 지금 똑같은 것을 반복하라고 강요하고 있으니 어거지로 공부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푸름이도 16개월 전에는 영어의 ABC도 몰랐습니다.
물론 영어가 조금 늦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저는 독서를 통해 큰 그릇을 만들어 놓았는데 그 위에 영어를 얹히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알고싶어 푸름이가 영어를 간절히 원할 때까지 기다린 것이지요.
저는 여러 프로그램 중에서 푸름이에게 가장 잘 맞을것 같은 프로그램인 '튼튼영어'를 선택했고 16개월이 지난 지금 제 선택이 옳았음을 확신합니다.
푸름이는 이제 영어로 일기를 쓸 단계에 올라왔으며 듣고 말하는 것은 25년 영어를 배운 저보다 훨씬 빠르며 읽기도 쉬운 동화책은 평이한 문장으로 혹은 고급스럽게 마음대로 즉각즉각 번역할 정도로 올라왔습니다.
발음도 외국인 같으며 문법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이것은 읽기가 되어 있기때문에 영어도 스폰지가 물을 흡수하듯이 흡수한 결과 입니다.
물론 뛰어난 언어학자가 설계한 '튼튼영어'의 프로그램의 공도 큽니다.
글이 길어졌습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평상심으로 가세요.
어머님이 쉽게 감동하는 성격이기에 아이도 무난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부모는 변화의 중계자로써 그 환경을 만들어줄 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