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개월 된 남자아이 엄마입니다. 밑으로는 5개월 된 여자아이가 있구요.
저희 아이는 집에 식구가 많다 보니까 TV를 자주 봅니다. 그래서인지 영어비디오 보는 것을 좋아 하더라구요.
노란색을 좋아하는데 어느날은 책장에서 노란책을 꺼냈는데, 그 책을 빼서 보니 비디오의 그림과 똑같은 그림이
있어서인지 무척 좋아하고 요즘은 그 책 열권을 모두 꺼내 거실바닥에 다 펼쳐 놓고 봅니다.
저는 저희 아이에게 많은 책을 읽어 주지 못했습니다.
큰아이 백일 무렵 창작동화가 좋다고 해서 프뢰벨에서 나오는 창작동화를 사 주었는데
내용이 긴 책을 읽어 주게 되면 벌써 저만큼 가 있고는 해서 큰 소리로 조금 더 읽다가는 그만두고 했습니다.
아이가 처음으로 좋아 했던 책은 웅진 올챙이 그림책 '빨간도깨비, 파란도깨비, 노란도깨비' 였습니다.
그 책은 제가 읽기에는 음율을 넣어 읽게 되어서 인지 돌이 조금 지난 나이에 '꺄륵꺄륵' 웃으며 좋아하더니,
하도보고 또 보고 해서인지 너덜너덜 다 찢어져 버렸습니다.
그 후론 별로 좋아하는 책이 없었는데 이 영어 그림책을 하루 종일 들고 다니며 봅니다.
이 책은 다른 동화와는 달리 스토리가 없고, 그냥 일상의 단어,단어로 이루어져 있고, 우리 아이는 아직 말을
잘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 책을 영어로 가르쳐 주기 보다는 그림을 보고 상황 설명을 간단하게 해 줍니다.
요즘은 그 책을 보면서 주인공의 손 동작까지 따라할려고 합니다.
그 책을 그냥 그렇게 보여주는 것이 좋을까요?
그래서 요즘은 중간중간 세계명작이나 전래를 하루에 두세권 정도 읽어 주는데, 잘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 우리 아이에게는 어떤 책을 읽어 주는 것이 좋고, 어떻게 흥미를 느끼게 해 줄 수 있을까요?
참고로 저희 집에는 이런 책이 있습니다.
국민서관-애니메이션 세계명작동화
프뢰벨-테마 동화 (창작동화)
프뢰벨-베이비스쿨1
한솔-아기나라,아기한글,한글 수업교재와 영어교재 및 책,비디오
바쁘실텐데 제가 너무 많은 것을 물어 본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수고하세요
좋은엄마님...
아이에게 TV를 보여주거나 비디오를 틀어주면 아이는 집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TV에서 광고가 나올 때는 아이는 특히 좋아합니다.
그것은 순간순간 큰 자극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집중할 수도 있지만 잘못하면 중독될 수도 있습니다.
아이는 자기와 관련된 맥락에서 배웁니다.
비디오를 틀어놓고 옆에 엄마가 있어 비디오 내용을 이야기하며 보면 비디오도 좋은 교육매체가 될 수 있지만,
아이가 비디오를 볼 때는 돌아다니지 않아 엄마가 편하자고 자꾸 비디오를 틀어놓으면
그때는 교류를 배우지 못하게 될 뿐만 아니라 말도 늦어질 수 있습니다.
TV든 비디오든 정보가 일방으로 주어지기에 아이는 생각할 시간을 갖지 못하고 수동적으로 성장하며
책보다는 TV를 더 좋아하게 됩니다.
TV, 비디오는 좋은 것만을 골라 부모가 옆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시간을 정해 시청할 수 있도록 통제해 주세요.
아이가 백일 무렵에 내용이 긴 창작동화를 읽어준 것은 오히려 책을 읽는 흥미를 반감시킬 수 있는 행동입니다.
그때는 아주 짧은 동화책의 그림을 보면서 읽어주기보다는 오히려 대화를 나누어 주는 것이 훨씬 바람직합니다.
지금 영어동화책을 보면서 상황이나 단어를 간단간단하게 이야기 해주시는 것처럼 재미있게 그림을 보면서
그림들을 이야기 해주는 것이 좋지요.
돌이 지나서 올챙이 그림책을 운율을 넣어 읽어주는 것은 아주 잘한 일입니다.
올챙이 동화책은 1권「빨강도깨비, 파랑도깨비, 노랑도깨비」부터 60권「겨울이 왔어요」까지 60권이 있는데,
1권만 좋아했는지 아니면 60권 중에 좋아했을 책이 여러 종이 있었을 것 같은데,
다른 책은 주지 않았는지 그것이 궁금합니다.
만일 올챙이 전부가 주어졌다면 지금쯤은 책을 굉장히 좋아하는 아이로 성장했을 것입니다.
좋아하는 영어동화책 정도의 수준에 맞는 한글로 된 동화책을 골라주세요.
영어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아주 어릴 때부터 기능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려는 마음이 앞서면 안 됩니다.
먼저 모국어의 어휘를 늘리고 독서습관을 들인 후 언어를 받아들일 상태가 된 후 영어를 주세요.
모국어를 잘하는 아이가 영어를 잘하는 것입니다.
지금 가지고 계신 책을 보니까 책보다는 기능적인 교육이 앞서고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군요.
과학동화도 좋고 수학동화도 주고 창작동화도 여러 질을 주어 좀 더 책의 내용을 다양화시키고,
그 내용은 훨씬 쉽고 재미있어야 합니다.
세계명작과 전래동화를 읽어줄 때 아이가 좋아할지는 의문입니다.
31개월 남자 아이에게는 너무 높은 수준이 아닐까요?
물론 읽어줄 때 흥미있어하면 읽어주어도 무방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그 책은 아직 맞지 않는다는 증거입니다.
적절한 책이 주어지면 충분히 책을 좋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좀 더 신중하면서도 세밀하게 책을 골라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