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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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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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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451
정말 존경스러워요..
아이들을 잘 키운다는 것이 얼마난 어려운 것인줄 알기에 더더욱 존경스럽네요.
지금 큰애는 47개월 남아이구요 (5세) 둘째는 29개월 여아(4세)입니다.
큰애 기준으로 하자면 아직 한글은 모르지만 사실 걱정은 안해요..
집중력이라든가 독서습관을 들여놨거든요..
한글을 읽지 못하는 관계로 제가 매일 읽어줍니다.
4시간 정도는 꼼짝도 안하고 들은적이 있어요..
제가 힘들어서 관두었지만요..
여태 혜원이도(작은애) 책을 잘 보는줄 알았어요..
근데 그게 아닌것 같아서..
너무 윤성이에게만(큰애) 신경을 써주는것 같아서 하루는 맘잡고 혜원이를 불러놓고 책을 읽어주려 했더니 도무지 책에는 관심이 없는것 같았어요..
읽고 있으면 딴짓하고 그래서 잠시 쉬고 있으면 빨리 읽어달라고 하고..
귀로는 듣고는 있는것 같은데 도무지 책에는 집중을 안하고 계속 딴짓만 하거든요..
물론 책은 한보따리 들고 와요 읽어달라고..
이런경우는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지...
그냥 오빠에게 지기 싫어서 보는척 하는 것인지..
같이 읽어주면 듣긴 듣거든요..
우리 혜원이의 독서수준은 어디까지 온건지 도대체 알수가 없어요.
조언좀 부탁드립니다.
참고로 저희집 책 목록은요
웅진 올챙이, 달팽이 과학동화, 웅진 전래동화, 보림테마동화, 피카소 창작동화, 웅진 명작동화, 한국의 자연탐험, 비주얼박물관, 첫발견 시리즈, 솔거나라, 웅진 수학동화, 웅진 반딧불이 과학 그림책 등이 있고 단행본도 좀 있습니다(전에 웅진 012 그림책이 있었는데 그책을 굉장히 좋아했거든요..근데 제가 새로운 창작동화로 바꿔 주려고 교환을 했어요). 그럼 항상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한편으론 이젠 좀 쉽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요..
근데 그게 저의 잘못된 생각이었을까요? 오늘 다른집에서 빌려오니 그책에 굉장히 애착을 가지네요..)
보라님...
첫째와 둘째는 주어진 위치 때문에 다른 발달을 보입니다.
대개 첫째는 사랑을 독점적으로 받았기 때문에 요령없이 충실한 반면, 둘째는 부모의 사랑을 차지하기 위해 좀 더 활달하며, 사람사이의 관계에 훨씬 예민합니다. 융통성도 있고요.
첫째는 엄마가 집중적으로 책을 읽어주었기에 책을 보는 습관을 가지게 되었고, 더불어 집중력도 길러졌습니다.
그러나 둘째에게는 그런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고, 따라서 첫째보다는 집중력이 덜 할 것입니다.
엄마가 첫째에게 책을 읽어주면 둘째는 엄마의 사랑을 자기에게 쏠리게 하기위해 자기도 책을 읽어달라고 요구하지만, 읽어주는 책의 수준이 자기에게는 너무 높기 때문에 집중하는 시간보다는 딴청을 부리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지요.
둘째가 책을 읽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책을 읽기 원하는 것보다 오히려 "엄마 저를 좀더 사랑해 주세요" 하면서 사랑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면 좀 더 정확합니다.
첫째가 그 정도의 책을 보고 집중력이 있다면 이제는 빨리 스스로 책을 볼 수 있도록 독립시켜야 합니다. 책을 스스로 볼 수 있다면, 그 때는 책을 읽는 즐거움 때문에 첫째는 엄마가 사랑을 덜해 주어도 별로 신경쓰지 않습니다. 그러면 엄마는 둘째에게 맞는 책을 골라 읽어줌으로써, 첫째와 둘째의 교육을 무난하게 할 수 있지요.
012 그림책을 좋아했는데 그것을 교환했다면, 그것은 엄마가 잘못한 것입니다.
아이는 자기가 좋아하는 책을 수십번씩 반복해 보면서 그 내용을 완벽히 자기의 것으로 흡수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어떤 책은 1년내내 그 책만 읽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가 책을 3천권이상 사주게 된 것도 아이에게 먼저 소유를 주어야 함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읽었던 책은 그 아이의 추억이 담겨있습니다.
푸름이는 아직도 가끔가다 아주 어릴때 보았던 책을 읽고 있습니다.
너무 책이 많아 남에게 줄까하고 물어보면 자기 자식에게 물려줄거라면서 펄쩍 뜁니다.
될수 있는한 아이가 보았던 책은 가지고 계시는 것이 책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좀 더 많은 창작책을 주어 한동안 책읽기를 다져 주세요.
둘째는 첫째보다 움직이는 범위가 넓으며, 더욱 호기심이 많기 때문에 엄마의 기준이 좁았다면 야단을 더욱 맞았을 것입니다.
둘째는 첫째만 제대로 키우면 저절로 따라오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첫째가 스스로 책을 볼 수 있도록 하는데 모든 주의를 기울이시는 것이 바람직 할 것 같습니다.
첫째의 독립도 눈앞에 와 있는데 엄마가 마지막 한 단계를 못쳐주는 것 같기에 조금은 아쉽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잘 해왔습니다.
책을 스스로 볼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한글을 재미있게 가르치세요.
절대 강요가 들어가서는 안됩니다.
의지는 꺽지 마세요. 다만 좋은 방향으로 살짝 틀어주는 요령만 엄마가 익히면 둘다 훌륭하게 성장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