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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2-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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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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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358
지금 18개월 된 아들과 뱃속에 9개월된 아기가 있습니다. 정말 누구보다도 아이들을 잘 키워보고 싶은 맘이 간절합니다.
근데 저희는 시부모님이 바로 옆에 사십니다. 같은 아파트 같은 층. 시부모님께서는 사회적으로 성공하신 훌륭한 분들이시지만 육아에 대해서는 도통 모르십니다. 당연합니다. 칠순이 넘으신데다가 신랑도 이모님 손에서 커서 시부모님들은 육아는 모르시지요. 그렇다면 저에게 모든걸 맡겨주시면 되는데 워낙 완고하셔서 제가 말씀드려도 소용이 없고 말씀드리기도 어렵습니다. 이제까지 굳어진 생각을 바꾸시지 못하십니다.
아이들은 장난도 하고 떼도 쓰고 하는법인데 허용을 못하시고 매일 안돼소리로 일관하시고 어릴때부터 잡아야 한다며 때릴 것을 강요하십니다. 그러다보면 아이는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재롱을 부리기도 하지만 야단맞고 매맞고 소리지르고 울고 눈치보고가 절반입니다.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시며 일부러 텔레비젼도 보게 하십니다. 손주를 너무 귀하게 생각하셔서 간섭도 많으시고 기대도 크시답니다. 뉘댁 손주는 4살에 영어를 달달 말하더라, 유치원서부터 명문으로 보내야 한다. 일주일에 한두번 아이고모가 오시는데 고모역시 재미로 아이를 야단치시고 울렸다 웃겼다 .... 시부모님댁에 가정부 아줌마조차 아이를 귀찮게 해서 아이의 성질을 나쁘게 합니다. 몇번 얘기를 해도 애가 이뻐서 그런다며 싫다는 애를 끌어안고 집중할때 말걸고.... 모두가 저의 육아법에 역행입니다.
아마도 요즘 아이가 난폭해진게 이런 이유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들을 위해서 이사를 가야할까요? 맹모삼천지교라는 말도 있는데 이런 환경 속에서는 제가 바라는 교육을 제대로 할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신랑이 외아들이라 부모님을 모셔야 하는데 죄책감도 느껴지고 아이들을 생각하면 속이 상하고.... 남편도 제 말에 수긍은 하면서도 어쩔수 없다는 눈치입니다. 선생님의 조언 부탁드립니다.
씩씩맘님...
아주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주셨습니다. 제 답변으로 인해 집안에 분란이 일어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더욱 조심하게 됩니다.
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유태인들은 누가 자기 자식에게 눈깔사탕을 길에서 준다면, '왜 당신이 남의 자식 먹는것까지 책임지냐'고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그만큼 어머님이 자식을 키우는데 있어 책임감이 있는 것이지요.
시부모님과 교육관이 틀릴때 아이는 반드시 자기에게 유리한 것을 취하게 됩니다.
한편에는 엄마편에 붙었다, 한편에서 할아버지, 할머니편에 붙었다 하며 성장하는 사이 교육의 일관성이 사리지면서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씩씩맘님은 지금 그것을 정확하게 인식하면서 자식의 성장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엄마만큼 자식의 성장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사람을 때리거나, 꼬지거나 할 때, 저의 첫번째 답변에서 그러한 환경이 주어졌냐고 물었습니다. 두번째 글을 볼 때 아이에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 있습니다.
아이는 벌써 어머님과 시부모사이의 교육관의 차이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하면서 폭력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와 교류를 잘하는 엄마들은 아이와 놀이를 진행시키면서 어느정도까지 흥분시켜야하는지 잘 압니다. 흥분의 도가 지나치면 아이는 자제력을 잃게되고 나중에 성장했을 때 무책임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손주가 아무리 귀여워도 그의 성질이 나빠질 수 있을 때까지 놀이를 끌고 가거나, 교육에 간섭해서는 안됩니다. 아이에 대한 애정은 부드러움속에 스킨쉽으로 표현되야지, 그를 울리거나 귀찮게 하는 것으로 표현되서는 성질만 나쁘게 만듭니다.
저는 푸름이를 키울 때 제 교육관을 분명히 부모님에게 말씀드렸고 부모님과 별로 마찰을 일으킨 기억도 없지만 세세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교육 근본에 대한 오해를 없앴습니다.
시부모님이 그러한 부분을 이해하시고 교육에 조력하면 다양한 환경이 주어지면서 일관되게 교육을 시킬수 있어 힘이는 교육이 될 텐데 그렇지 못함이 안타깝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환경이 주어져도 엄마만 흔들리지 않으면 아이는 스스로 적응할 수 있는 매우 큰 능력이 있으므로 별 문제없이 성장할 것입니다.
좀 더 어머님이 능동적으로 환경을 받아들이시고 남편하고 좀 더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씩씩맘님이 시부모에게 이러한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 힘들면, 남편과 긴 시간을 심도있게 의논하여 아이에게 대해 줄것을 문자로 적어서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도록 부탁해 보세요.
이사를 가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남편이 교육의 장에 능동적으로 들어와 아이가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다면, 시부모님의 사랑이 오히려 자식을 키우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제 둘째가 태어난다면 더욱 시부모님의 사랑이 필요하게 되지요.
너무 예민한 문제입니다. 조금 마음을 느긋하게 가지시기 바랍니다.
잘못하면 남편하고도 말다툼하게 됩니다.
남편이 교육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 스스로 나설 것입니다.
당신이 나서지 않는다고 탓하면 그것 또한 악순환을 불러들입니다.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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