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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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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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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1837
안녕하세요. 며칠전 강의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6년만에 얻은 남자아이라 정말 잘 키우고 싶었는데 마음같지가 않더라구요. 화도많이 내고 처음에 마음과 많이다르더라구요. 선생님 강의듣고 정말 따뜻한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름이 아니라 저희 현준이가 지금15개월째인데 신체발달은 굉장히 빠른 것 같아요. 잠시도 가만있지를 않고 주위가 산만해요. 탑쌓기나 블럭쌓기를 하면 따라서 쌓아야 하는데 무조건 부셔버려요. 처음엔 그려려니 했는데 나아지지를 않네요. 그리고 아빠소리도 하지를 않아요. 제가 책을 읽어주면 모두다 빼앗아가버리고 한권을 끝까지 읽어주지를 못해요.어떤 방법으로 교육을 시켜야할지 선생님께서 조언좀 부탁드려요.
한솔선생님 말씀으로는 신체발달이 빠르고 언어나 인지 능력이 느리면 난폭해지기 쉽다고 하던데 맞는 말인가요.
보내주신글 잘 읽어 보았습니다.
글 속에서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 따스한 엄마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 좋군요.
제가 보기에는 현준이가 산만한 것이 아니라 엄마의 마음이 조금은 조급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현준이에게는 탑 쌓기, 블럭 쌓기도 놀이지만 부셔버리는 것은 더욱 재미있는 놀이입니다. 특히 아이는 쌓는 것 보다는 부셔버리고 놀다가 어느 시점을 지나는 순간 쌓는 놀이도 즐기게 됩니다. 부셔버리든 쌓든 어머님이 조금 느긋한 마음으로 가다리시기 바랍니다.
아빠 소리를 안 한다고 걱정하셨는데 남자아이는 여자아이보다 보편적으로 13개월정도 언어가 늦은 편입니다. 사람에 따라 언어 발달이 다르기에 15개월 나이에 아빠소리를 못 한다고 걱정할 이유는 전혀 없습니다.
책을 읽어줄 때 아이가 뺏는 것은 처음에는 당연하지요.
뺏는 것도 놀이라고 생각하시고 만일 현준이가 책 읽는 것이 지루해서 뺐는다고 생각되면 지루해 하기 전에 책 읽기를 그만두어야 합니다.
제 강의 내용 중 길동이가 길떠나기 전에 책읽기를 그만두어야 한다는 내용을 기억해 주십시요.
책을 읽어주는 시간은 가장 기분좋을때 읽어주고 현준이가 지루해 한다면 30초를 넘어도 안됩니다. 엄마가 마음이 급해서 한창 다른 놀이를 재미있게 하는데 책 읽어준다고 강요하면 그 이후부터는 책읽기를 싫어하게 됩니다. 엄마가 먼저 그만두어야 30초의 집중력이 12시간이상 연장됩니다.
마지막으로 언어나 인지 능력이 느리면 난폭해지기 쉽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면 결국 다른 사람들과 교류를 나누는 방법에 미숙하게 되고 이것은 행동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성격적인 문제까지 안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현준이의 경우에 있어서는 전혀 발달이 느린것이 아니므로 걱정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마음을 느긋하게 가지시고 현준이의 눈빛을 읽으면서 기다려주면 별 문제 없이 성장할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제각기 특성이 있습니다. 현준이는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인 것 같으며 집중하지 못하는 것은 엄마의 마음이 급하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부작용도 있습니다. 아이는 엄마의 마음을 순간에 파악하므로 그것이 다시 아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정상적인 발달이니깐 마음 편안히, 느긋하게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