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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이민자의 소망을 담은 의선당 현판



디아스포라의 역사에는 종교가 있습니다. 

낯선 이국땅에서 살려면 같은 처지의 사람들끼리 

커뮤티니가 필요했고, 그 커뮤니티의 중심지는 

주로 종교시설이었죠. 믿고 의지할만한 곳이 필요한 

이민자에게 종교가 그 역할을 대신해 준 것입니다.


미국으로 건너간 한인들은 개신교를 중심으로 

한인 사회가 형성되었고, 개항시기 우리나라에 들어 온 

청나라인에겐 불교와 도교가 그 역할을 했으니, 

차이나타운의 ‘의선당’입니다.  





인천 차이나타운을 몇 번 방문했지만 의선당의 

존재를 몰랐습니다. 마침 8선도 그림을 감상하다가
사찰 입구를 처음 봤습니다.


중국인들만 아는 8명의 신선이 불로장생의 복숭아를 

위해 바다를 건너는 그림. 8명의 신선이 자기만의 

재주로 풍랑을 잠재우는 모습이라 합니다. 

진시황 때도, 도교의 8명 신선도 불로초를 구하러 

바다를 건너 한국이나 일본으로 왔습니다. 

(너무 멀리 가면 방사선에 오염된다~ ㅎㅎㅎ)  







벽화 왼쪽의 조그만 문 위에 "의선당"이라는 

현판이 있습니다. 처음엔 뭐 하는 곳일까 싶어 

안을 살짝 들여다 보니, 석탑과 커다란 향로? 

사찰 아니면 사당!!  




5칸의 사당 중 가운데 현판이 가장 크고, 

현판에 장식이 있어요. 이 사당의 주인이겠죠.  


자운균점(慈雲均霑) 

‘점(霑)’자를 못 읽어서 검색을 했더니, 젖을 점. 

처음보는 한자로 자비로운 구름이 골고루 적셔준다, 

자비로움이 온 세상을 덮고 있다는 뜻입니다.  


사찰 안쪽에는 불광보조(佛光普照)

부처님의 빛이 온 세상을 비춘다는 현판이 있고, 

유리 안쪽에 세 분의 보살이 있으니, 사찰은 맞군요. 

비로서 안심하고 천천히 구경했습니다.





왼쪽 첫 번째 현판에도 장식이 있어요. 

“유구필응(有裘必應)”- 요구하면 반드시 들어준다. 

두드리면 열린다, 기도하면 이루어진다 등으로  

. 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이곳에서 기도하라.” 

(생략된 말은, 복전함에 돈을 넣어야 기도가 이루어 진다...)





유리 안에는 청나라 복장의 인물이? 

뒷편의 그림은 이 주인공에 대한 일대기를 

그림으로 그린 듯 하지만 누군지 전혀 몰라요. 

유리에 반사되어 사진이 잘 나오지 않지만, 

복전함에 돈을 넣으라는 손동작? ㅎㅎㅎ 

중국인들이 믿는 재물신이라 추측됩니다.  





두 번째 현판에는 물부재풍(物阜財豊) 

부(阜)는 언덕 부, 재물이 언덕처럼 쌓여 풍요롭다. 

돈을 더 벌기 위해, 기회를 찾아 조국을 떠나 왔으니 

잘 사는 게 이민자들의 첫 번째 꿈.  




안쪽 현판에는 유국부민(裕國富民) 

‘곡(谷)’자 같기도 하고, ‘속(俗)’자 같기도 해서 

검색해 보니 ‘넉넉할 유(裕)’, 역시 처음보는 한자. 

나라가 넉넉하고(유국), 백성들이 부유하다(부민), 

유리 안쪽에는 털북숭이로 보이는 신이 있는데, 

용왕이라 합니다. 물 건너 왔으니 용왕신도 필요합니다.  






네 번째 현판에는 의중천추(義重千秋) 

대략 천년의 의리라는 뜻, 그 안쪽의 현판에는 

‘영명천고(英名千古)’ 영웅의 명성은 천년을 간다. 




유리 안쪽엔 관우의 상이 있고, 관우 뒷편에 

청룡언월도를 사용하는 관우 그림이 있어요. 

그의 의리는 2242년째(2023년 기준) 이어지고 있고, 

아직도 신처럼 모시는 곳이 많지요. 

의로움은 항상 살아남은 자에 의해 부활하고, 

지금도 그러합니다.  





다섯 번째 현판, 자심제세(慈心濟世) 

자비로운 마음이 세상을 구한다, 자비를 베풀수록 

세상은 아름다워져요.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곳이므로…  





마당에는 7층 석탑이 있구요, 

마당 안쪽엔 경로당이 보입니다.




탑 뒤의 벽면에는 모란꽃 그림, 

모란은 부귀영화를 의미합니다.  





사당 건물의 지붕에는 우리와 같은 잡상... 

맨 앞에 용이 있고, 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순. 나머지는 도교에 나오는 잡신들입니다.  


이민자들이 바라는 소망을 사찰의 현판에 

모두 담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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