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궐도를 복원해 채색한 그림, 고려대박물관 소장
서궐도(경희궁)를 복원해 채색한 그림입니다.
원래 규모와 비교해 보면, 현재 복원된 경희궁은
대략 1/10 정도의 규모만 복원된 듯 합니다.
(땅값이 너무 비싸 더 이상 복원은 불가능해 보이고요.)
복원된 경희궁 숭전전
경희궁은 1617년 광해군의 명으로 공사를
시작합니다. 6년 후 완공(1623년)이 되었을 무렵
광해군은 인조반정(쿠데타)으로 쫓겨납니다.
200여 년이 지난 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을
중건하며 경희궁 건물을 헐어 자재로 사용합니다.
일제강점기 경희궁 자리에 경성중학교와 총독부
관사가 들어설 때쯤 경희궁에 남은 전각은 5채.
그마저 일제가 전부 매각해 경희궁은 완전히 해체됩니다.
지금 경희궁터에는 복원된 일부를 제외하고,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교육청,
기상청 등이 들어섰고, 북쪽의 한쪽 구석에는
쌍용그룹 창업자 성곡 김성곤의 집터가 있습니다.
성곡의 집터에는 성곡미술관이 들어섰죠.
쌍용그룹 창업자, 성곡 김성곤
그나마 쌍용그룹은 자금난으로 성곡미술관을 매각,
미국계 투자기관으로 소유권이 넘어가며 그 자리에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라고 합니다.
(단지 내에 미술관을 짓는 조건으로...)
문을 닫은 야외 카페
한 때는 성곡 미술관 야외 카페에서
푸름이닷컴 모임을 진행했던 적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야외 조각 공원을 뛰어놀던 추억의 장소.
원계홍 기념전을 보러 갔다가 마지막이 될
성곡 미술관을 사진에 담아두었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 보았을 듯한 작품.
작가도 작품명도 몰라요.
그냥 "던킨(도너츠)" 으로 부르고 있는...
남태령 작, 원인종
성동훈 작, 본능적인 것
작가도, 설명도 없는 작품...
박희선 작, 춤
오상욱 작, 4차원 드로잉 - 보행자
신영식 작, 동산에서-겨울
프랑코 올리고니 작, IDEAL MAN
조각공원 주변엔 돌담을 따라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도 있어요.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고요한 공간이
있다는 것이 놀라워요.
성곡미술관 전시장 입구 옆에는
돌로 만든 반달모양의 연못도 있습니다.
문외한이 봐도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범상치 않은 석조물.
뒤늦게 밝혀진 바에 의하면, 이 자리가
경희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정자,
춘화정이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춘화정에는 반달형 석조연못이 있었고,
숙중은 종종 이곳을 찾아 휴식을 취했고,
석조연못을 보며 시를 짓기도 했습니다.
누각 위의 봄바람이 좋아
섬돌가에 반달같은 연못 있네.
앉아 물고기 뛰어 노는 곳을 보네
조용히 려천(戾天) 시를 읊네.
- 숙종 <춘화정 반달연못을 바라보며>
연못 둘레에는 해태로 보이는 3마리
동물이 있고, 안쪽에는 두 마리 잉어가
여의주로 추정되는 물건을 지키고 있습니다.
반월형 연못 바깥쪽의 연못 바닥에는
10조각으로 된 돌 위에 두 마리 용이 새겨져 있습니다.
돌의 출처도, 이름도 모르지만, 왕의 연못임을
상징하는 석조물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땅의 주인이 미국회사로 바뀌었다 해도
문화재법으로 문화재 환수는 가능할 것 같은데,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문화 공간이 아파트로
바뀌는 건 영 아닌 듯 하네요.
경희궁을 복원한다면서 궁궐 터가 외국인 손에
넘어가는 동안 문화재청은 뭘 한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