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아빠(나)님의 카페에서
퍼온 글이입니다. 여러번 읽어 보세요.
저는 초등 1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입니다.
최근에는 1학년 학생들만 가르치고 있네요.
학년은 내려왔지만 가르치는 깊이는 높은 학년을
가르칠 때보다 더해진 느낌입니다.
점점 본질적인 것을 기초부터 가르치려고 하며,
1학년 학생들도 잘 이해하는 것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는 가장 먼저 출근하는데 (대략 7시~7시30분)
한 시간 가량 명상 아닌 명상, 글쓰기 아닌 글쓰기를
끄적거리다 커피 한잔 하고 있으면 학생들이
하나 둘씩 교실로 등교합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책을 읽고, 수업이 시작될 무렵
학생들과 함께 명상 수련을 합니다. 최대한 천천히
호흡을 하되, 들이마시면서 "내가”,
내쉬면서 "있다"를 반복합니다. 시간상으론 대략 1분
남짓인데, 설명은 한 10분 가량 하는 듯합니다.
의식이란 말은 아직 어렵기에 마음이란 말을 사용하면
학생들도 금방 이해를 합니다. 눈으로, 귀로, 느낌으로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고 듣고
느낀다는 말을 이해하는 데에는 나이가 상관 없는 듯합니다.
그것은 간단하게 검증되는데, 눈을 감아도 보이고
귀를 닫아도 들리고 느끼지 않아도 느껴지기에,
그것이 바로 마음임을 학생들은 그냥 바로 압니다.
눈을 감고 바나나를 떠올리면 바나나가 나타나고,
부모님을 떠올리면 부모님이 나타나고 하지요. 모두가
그 마음 하나에 함께 있음이 언제나 바로 확인이 됩니다.
처음 입학식 때, 부모님들께도 학생들에게도
저는 분명히 말했습니다.
저는 아무런 잘못도 보지 못한다. 모두가 저에게는
완벽해 보인다. 어떤 경우에도 너희들은 잘못될 리가 없다.
그러니 만약에 잘못이 보인다면, 그것은 자신의
마음속에 나타난 엉뚱한 생각이라고…
입학한 지 한달 가량 지났지만, 실제로 저는
우리반에서 싸우는 소리를 듣지 못했습니다.
아무도 친구에게서 잘못을 찾으려 하지 않았고,
설령 잘못된 것 같다고 말하는 학생이 있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잘못 생각했을지 모른다.
다시 살펴보자'라며 충분히 쉽게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두 세번 정도 더 가르친 것이 전부입니다.
깨달음은 나이와 성별과 인종과 상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정말이지 대단한 것이 아니며, 지극히 보편적이며
단순하며 평범한 것이지요. 어려움과 두려움은 항상
그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기에 생길 수 있는데,
우리는 용기로부터 그러한 어려움과 두려움을 뚫고
지나가게 되며, 사랑으로 하나가 되고, 깨달음으로
무한한 자기 자신을 발견 하기에 이릅니다.
학생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은 세 가지인데,
바로 성실과 정직 그리고 자율입니다.
그리고 "좋은 것은 정말로 배우기가 어렵기에 좋은 것이다"
라고 가르쳐 줍니다. 이와 대조하여 좋지 않은 것은
쉽게 금방 배우는 것들이지요. 가령 우정은 끊임없이
친구와의 갈등 속에서 배워지지만, 욕설 같은 것은
한 두번만으로도 금방 배워지기 마련입니다.
이와 함께 아이들의 어린 시절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실제로 아기 때 두 발로 서서 걷는 것조차 수백, 수천번
넘어지는 아픔을 경험한 후에 겨우 걸을 수 있었으며,
간단한 엄마, 아빠라는 말도 수천, 수만번 들은 후에야
겨우 말할 수 있었다.고 말입니다.
실제로 진정한 배움은 그러한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마지막 배움은 자신이 배운 것을 남에게 다시
가르쳐 주는 것인데, 그때 자신은 자신이 배운 것이
올바른 것인지를 주관적으로 경험하게 됩니다.
그것이 완전한 배움입니다.
여기서 배운 것이 있다면, 누군가에게 반드시
가르쳐주기 바랍니다. 거기엔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도
부끄러워할 만한 것도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가르친다는 것은 자랑하는 것과 사뭇 다릅니다.
자랑은 남들이 할 수 없는 것을 뽑내지만, 가르침은
단순히 자신이 배운 것을 정확하게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가르침입니다.
가르쳐 보면, 자신이 배우는 것이 맞는지,
옳은 방향인지 정확하게 알게 됩니다.
그래서 서둔 가르침조차 하나의 배움인데,
배움과 가르침은 둘이 아닌 정확히 하나입니다.
배우지 않고 가르칠 수 없으며, 가르치지 않고 배울 수 없습니다.
여러분들은 다른 이들과 별개로 있지 않습니다.
모두가 서로의 안에 있고, 서로가 서로에게 축복이며
서로가 서로에게 운명입니다.
그 누구도 버려질 수 없고, 모두가 깨닫게 될 운명입니다.
그것은 시간이나 공간에 제약받는 듯 보이지만,
사실상 우리 모두는 시공간을 넘어서 하나로 있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