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운 교육이란 무엇인가>
코니 노스 저 | 이매진
<정의로운 교육이란 무엇인가>는 암기식 교육을 강요하는
현실에 맞서 독창적이고 비판적인 교육을 실천하는
4명의 교사들을 찾아 정의로운 교육이란 무엇인가의
답을 찾아 나서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인용한 글은 가난한 지역의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 "마거릿"의 이야기예요.
내 교육의 핵심이 무엇인지 안다면
수업 내용은 부수적일 뿐입니다. 내용은 중요하지 않아요.
단순한 내용 전달에는 짜릿한 떨림이 없어요.
이 떨림은 가르침에 있죠. 중고등학교 교사들은
이 떨림을 잃어버렸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요.
내가 아이들에게 호감을 주는 교사가 된 이유도
완벽한 인간이 아니라 부족한 인간이었기 때문이에요.
완벽이라는 기준은 우리를 그 자리에 멈춰버리게 합니다.
그 기준을 영원히 충족시킬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정말 훌륭한 교사는 연약하고 불완전한 사람이어야 해요.
자신을 끊임없이 방어하는 사람은 절대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없어요. 피라니아 떼 같은 아이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실패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요.
멍청해지라는 말이 아니에요.
교사들은 성인이고, 학생들은 아이죠.
어디까지가 자신의 경계선인지, 어디에 선을 그을 것인지
알아야 해요. 하지만 교사가 학생들을 자신의 삶으로
끌어들이지 않는데 학생들이 뭐가 아쉬워서
자신의 삶에 교사를 끌어들이겠어요?
가르침은 인간적인 노력이고, 교감이에요.
상처받지 않는 사람은 교감하지 못하고,
교감하지 못하는 사람은 가르칠 수 없어요.
제 교육의 핵심 방정식이죠.
나는 아이들에게 늘 실패에 관해 이야기해요.
아이들에게 실패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요.
이런 말도 하죠.
"네가 이 부분을 잘하지 못하는 것은
내가 충분히 설명해주지 못해서 그렇단다."
이런 이야기를 12살 아이들에게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아시나요? 아이들 어깨에서
실패의 짐을 벗겨 내 어깨에 짊어지는 것 말이에요.
성공은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에요.
일이 잘 풀리면 그냥 잘 알게 되고, 흘러가는 대로 두겠죠.
성공이 아닌 실패에 대비해야 해요. 실패하지 않으면
진정 자신이 원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없거든요.
우리는 모두 실수를 통해 배워야 한다고 하지만 말뿐이죠.
우리의 행동은 이 말을 배반해요.
저는 한마디 더 보태 이렇게 말해요.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실수를 통해 배워야 한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보며 배우는 것이라고는 고작
나에게 저런 일이 생기지 않아 다행이라는 것뿐이죠.
나는 의도적으로 '경험'이 아니라 '실패'라는 표현을 써요.
'경험'은 가치중립적인 표현인데 실패는 그렇지 않거든요.
실패했을 때는 모두 알잖아요.
재미없고, 깊이 생각할 내용도 없고, 목표도
명확하지 않은 수업을 하는 학생들은 발버둥을 치죠.
교사도 화가 나고, 학생들도 화가 났다는 사실을 다 알아요.
학생들도 실패하고 싶지 않은 거죠.
그래서 학생들은 교사를 탓하고, 교사는 학생들을 탓해요.
이런 것이 경험인가요? 이건 재앙이예요.
이 사실을 인정해야 해요.
실패를 인정할수록 어떤 부분이 내 책임이고
어떤 부분이 학생의 책임인지 알게 됩니다.
뭐가 잘못된 것인지 설명하지 못하면
나도 바로잡을 수 없거든요.
이런 기술이 나를 성공적인 교사로 만들어줬어요.
더 많이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고 학생들에게도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는 걸 가르쳐야해요.
이게 우리가 배워야 할 내용이예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우리는 공동체로서 함께 이 문제를 해결해 보자.
내가 선생님이라는 사실은 단지 너희보다 세상을
산 경험이 약간 더 있어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란다."
실패를 외면한다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실패를 인정했을 때 비로서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누구의 책임인지가 분명해 지죠.
문제를 극복해 가는 과정에서 전율(떨림)을 느끼고,
자신감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입니다.
교사와 학생이 하나가 되었을 때 가능한 일이죠.
기능을 배우기 이전에 관계의 문제라고 봐요.
관계가 모든 걸 결정합니다.
중고등학교로 올라갈수록 가르치는 기능만 중시할 뿐,
교사가 학생들을 자신의 삶으로 끌어들이지 않아요.
오로지 결과만 얻으려 하기에 떨림이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