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심 넘치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제가 쓰고 싶었던 내용의 글입니다.
딱! 이런 내용을 쓰고 싶었는데, 글만 쓰면 되는데...
일본 '주부의 벗' 출판사에서 먼저 썼어요.
만화 형식의 육아서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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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에게 “어떤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습니까?"라고
물으면 대다수가 ‘상냥한 아이', '배려하는 아이’라 합니다.
그렇다면 배려심 없는 아이는 잘못된 아이일까요?
배려심 없는 아이는 남들에게 미움받으며 친구도 없는
고독한 인생을 살게 되는 걸까요?
서너 살 때부터 "빌려줘." 하면 "좋아"라고 대답하는
아이로 키우려는 부모가 많은 시대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아이의 진심일까요?
아이는 그렇게 하면 칭찬받기 때문에 하는 것뿐입니다.
아이의 사회성은 눈에 띌 만큼 한 번에 발달하지 않습니다.
갓 태어난 신생아는 우선 엄마와의 애착 관계를 구축합니다.
아기에게 엄마는 자신과 동일한 존재입니다. 울면 안아 주고,
젖 주고, 기저귀를 갈아 주고, 불쾌한 기분을 편안한 미소로
받아 줄 뿐만 아니라 기분 좋은 상태로 만들어주는 사람이기
때문에 거의 자기 자신과 다름없습니다.
여기서 깊은 신뢰 관계가 생겨납니다.
세상이 급변하는 것은 세 살 반에서 네 살 무렵입니다.
이 때 아이는 엄마와 자신이 '다른 사람’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나는 나. 엄마는 엄마'라는 생각에서부터 자아가 싹트는 것이지요.
따라서 아이에게는 '엄마는 내가 하고 싶은 걸 못하게 한다.
힘을 과시한다. 나를 조금 더 존중해 줬으면 좋겠다.' 같은
감정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를
'무조건 싫다고 하는 시기', '제1 반항기' 등으로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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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물건을 탐내기 시작하는 것도 이 무렵부터입니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는 '내 물건은 내 것, 다른 사람의 물건도
내 것'입니다. 아이들은 갖고 싶다는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지요.
집에 놀러 온 친구에게 장난감을 빌려주지 않으려는
아이가 있는데, 이는 동물적인 본능입니다.
자신의 영역이니까 장난감을 빌려주고 싶지 않은 것이지요.
상대의 기분은 관심조차 없습니다.
아직 아이에게 세상의 중심은 자기 자신이니까요.
네 살 무렵이 되면 '내가 장난감을 빼앗으니 친구가 우네,
왜 그러지?'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행동이
타인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아는 것이지요.
하지만 이는 아직 불완전 한 지식일 뿐 아이 스스로
감정 조절을 할 수는 없습니다. 다섯 살 정도가 되면 다른
사람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깨닫기 시작합니다.
이 시기도 다툼이나 쟁탈전은 있지만, 싸움에서 이기더라도
친구의 슬픈 표정을 보면 왠지 마음이 안 좋아집니다.
배려의 싹이 자라기 시작하는 것은 이 시기부터입니다.
하지만 아이의 성격과 부모의 교육 방법에 따라서
더 빠른 시기에 '배려하는 것처럼 보이는 행동을 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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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어린이집에 다니는 지율이는 그런 아이였습니다.
네 살밖에 안 된 아이가 "안녕하세요. 고마워, 미안해."를
할 줄 알고, 친구가 넘어지면 달려가서 "괜찮아?" 하고
묻곤 했습니다. 그런 지율이를 보며 친구 엄마들은
항상 칭찬을 했지요.
이렇게 착한 지울이는 친구들에게 인기가 있었을까요?
아니요. 다들 왠지 모르게 지율이를 불편해했고,
직접적으로 "너, 싫어!"라고 말하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다른 네 살짜리 아이들은 자기중심 시대를 살고 있는데,
지율이만 혼자서 어른처럼 붕 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어느 날 유준이라는 아이가 지율이를 때렸습니다.
유준이는 목표가 생기면 곧장 돌진하고, 방해되는 것이 있으면
힘으로 때려눕히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앉으려던
의자에 지율이가 앉아 있는 것을 보자마자 때린 것이죠.
지율이는 깜짝 놀랐습니다.
아마 누군가에게 맞은 것도 처음이었을 겁니다. 그
모습을 본 저는 지율이 뒤로 가서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습니다.
“너도 때려,"라고 말이죠.
그랬더니 지율이가 유준이를 향해 걸어갔습니다. 그리고
처음으로 친구와 싸웠습니다. 경사스러운 날이었지요.
그 일 이후 지율이는 자아를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화가 날 때면 “으으으" 하며 감정을 드러낼 줄도 알게 되었고,
매일같이 싸웠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착한 아이가 갑자기
자기중심적인 아이가 되어 버린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는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과정입니다.
이렇게 매일같이 싸우던 지율이는 어느 날,
싸움을 하면 기분이 안 좋나는 사실을 깨달았는지
싸우고 나서는 자기가 먼저 "미안해."라고 사과하게 되었습니다.
이 "미안해."는 이전에 하던 "미안해."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전의 "미안해."가 지금은 미안하다고 말할 상황'이었다면
이제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미안해."이니까요.
정말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무렵부터 지율이는 진짜 친한 친구가 생겼고
친구를 진심으로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주기 시작했습니다.
아이의 기분을 알아주면 흥분이 가라앉습니다.
자기 기분을 모르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기분도 모릅니다.
표면적으로 "고마워, 미안해, 괜찮아?"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배려심이 자랄 수 없습니다. 누군가가 "빌려줘."라고 하면
빌려주라고 가르치는 부모들이 있는데, 사실은 빌려주고
싶지 않은 아이의 진짜 마음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아이는 "여기 있어", 라는 말과 자기 기분이 분리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합니다.
유아기는 우선 자기 욕구를 관찰하고 ‘나는 이렇게 하고 싶다’ 를
추구하는 시기입니다. 그게 좌절되었을 때 울거나
화를 내곤 하는데 이 시기에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럴 땐 아이를 안아 주면서 "너는 이렇게 하고 싶었구나?
그런데 그렇게 못 해서 속상하지?"라는 말로 아이가 느끼고
있을 기분을 설명해 줍시다. 그것이 아이의 기분을 받아들이는
방법입니다. 그러면 흥분했던 아이의 감정도 가라앉습니다.
일단 불씨가 사그라드는 것이죠.
부모가 이렇게 해 준다고 결코 제멋대로인 아이가 되지 않습니다.
어른들은 흔히 아이들에게 참으라고 말하지만, 사실 아이에게
억지로 인내를 강요하면 불에 기름을 붓는 꼴입니다.
자기감정을 알아야 타인의 감정에도 시선을 돌릴 수 있습니다.
"그 친구는 왜 울었을까?". "왜 모르는 척했을까?". "그때 나는
어떻게 했지? 뭐라고 말했지?" 라고 돌아보게 되는 것이지요.
여기가 출발점입니다. 이해하거나 감사하고 다른 사람의
기분을 배려하는 등의 감정이 싹트는 것은 그다음의 일입니다.
'이 친구가 정말 좋다, 이 친구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다.
친해지고 싶다. 그러니까 내가 참는다.' 이런 감정이 생겨날 때
사람은 달라집니다. 마음이 여유로워지고 풍성해집니다.
부모는 아이의 특정 행동 때문에 주위의 차가운 시선을 받고,
이 때문에 힘이 들더라도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