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세 남아입니다.
제 그릇 안에서는 최선을 다해 배려육아 한다며 키웠고
책의 바다의 시기가 왔을 땐 애가 꼬꾸라져 잘때까지
성대모사 해가며 책도 읽어주었습니다.
대단한 아웃풋을 원한건 아닙니다.
제가 체력도 약하고 영어도 못해서 영어흘려듣기 집듣 그런 것은
그냥 내려놓기도 했고, 너무 남 따라가기보단 제가 할수 있는
선에서 해보려고 했습니다.
아이는 아주 활달하고 에너지가 넘치고 쉴줄을 모릅니다.
저랑 다른 이 점을 저는 너무 감사하게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3년전.. 외조카가 태어나고..
외가의 사랑을 받고 자라던 제 아들은 찬밥을 넘어
골치덩이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 부모님은 아주 엄했지만 첫 손주였던 제 아들에게 관대했고
활동적으로 뛰어놀던 제 아들을 보고 허허 웃음지으셨습니다.
그러나 제 여동생의 아이가 태어나고 그 관심은
자연스레 어린아기에게로 갔습니다.
한번도 제 아들에게 화를 내지 않으셨던 저희 아버지는
가족 모임에서 장난을 쳤다는 이유로 제 아들을 때리려는
시늉을 하셨습니다.(실제로 체벌하진 않으시고 겁을 주셨습니다)
외가에 저희 식구와 동생네 식구가 모이면
저희 아버지는 제 아들에게 티비를 보여주십니다.
그 이유는 날뛰지 말고 조용히 티비를 보고 있으라는 것입니다...
전에는 아들이 옆돌기를 보여주면 박수치던 저희 부모님은..
조카가 오면 제 아들에게 방에 들어가라,
티비봐라, 뛰지마라 명령하십니다.
오늘은 제 아들이 거미를 보고 놀라 악 ㅡ 하고 소리질렀는데
그 소리에 놀란 조카가 울었습니다.
그러자 저희 엄마는 "형아가 소리질러서 울었구나~
형아 때문에 우리ㅇㅇ가 놀랐지? 형아 때문이야" 하고
제 아들 탓을 하셨습니다.
저는 가족 모임이 끝나고 아들에게
"거미를 보고 놀라서 소리를 지른건 잘 못한게 아니야.
니 잘못이 아니란다. 엄마도 벌레를 보고 놀라서 소리지를 때가 있는걸"
하고 다독여 주었습니다.
아이는 다행히 크게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너무 마음이 좋지 않아 화장실에 들어가
혼자 울었습니다. 제 눈에는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아이가
친정에서는 이상한 아이, 별난아이, 날뛰는 아이 취급을 받고 있고..
그동안 배려깊은 아이로 키우기 위해 먼저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사실 아이는 어르신들이 보기에
그렇게 배려깊지도, 다정하지도 않은 그런 아이일 것입니다.
대단하게 아이가 어느학교에 들어가고
영재원에가고 그런걸 목표하진 않습니다.
그래도 제가 기대하는 건 제가 가르쳐준 언어, 배려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그것은 제가 바라는 것입니다.
장점도 분명 많지만, 놀이터에서 형들에게 거친 언어를 배우고와
저도 듣기 민망한 그런 말들을 툭툭 던지고,,
아직은 어린 조카의 장난감을 만지기도 합니다.
바른 언어에 대해서나, 조카는 어직 어려서 자신의 것을 나누는 데
시간이 필요하니 기다려주자.. 설명도 충분히 해주나
가족들이 모이면 좋은지 흥분해서 조카 장난감을 들고
놀리기도 합니다.(제 동생이 그런 것에 아주 민감해서
제 아들에게 소리를 지른 적도 있습니다)
제 여동생은 질투가 심한 편입니다.
어른들이 자기 아이를 안보고 제 아들을 보고 있으면
"우리 ㅇㅇ가 자기좀 봐달래. 얼른 봐줘" 합니다.
제부가 제 아들이랑 좀 놀아주려고 하면
"여보, ㅇㅇ랑 놀아줘야지~"하고 자기 아들쪽으로 가라고 합니다.
제 아들이 과자부스러기 조금만 흘려도 흘리지 말라고
큰소리가 나옵니다.
(저는 아이들이 과자좀 흘리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가족모임을 피하게 되는데
그래도 각종 생일이니 뭐니 하면 피할 수 없는 일들이 생기네요..
지금은 아이가 더 클 때까지 가족모임을 피하는 게 최선일까요?
아이가 이런 상황에 처하는 것도 싫지만
솔직한 심정으로 제 마음이 불편하고 아파서 힘이듭니다.
집에서 저랑 있을 땐 그렇게까지 우다다 뛰지는 않는데
사람만 몇명이상 모이면 좋아서 강아지처럼 이리뛰고
저리뛰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_-
(강아지+스파이더맨.. 방문꼭대기까지 올라갑니다)
그런데 그건 아이의 성향인지 사전에 말로 설명해도
해결이 안됩니다.
이것 때문에 아버지께서 더 역정을 내시는 것 같기도 합니다.
계속 이럴지.. (현재초1인데)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인지도 궁금합니다
그리고 저희 남편이 아이를 거부해서 아빠에 대한
사랑이 목마른 아이입니다.(지난번 아버님 유튜브 방구석강의? 에서
아빠에게 상처받은 아이에 대해 질문했던 구독자입니다)
남자어른을 너무 좋아해서 제부랑 같이 놀고 싶어하는데,
제 아들이 제부랑 놀려고 하면 제 여동생이
제부를 째려보며 눈치를 줍니다.(자신의 아들과 놀아주라는뜻)
이런 일들이 쌓이다 보니 저도 이제는 가족모임이 꺼려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