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대치동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계신
김도현 원장님의 글을 허락하에 퍼온 것입니다.
원장님은 친구가 소개를 해줬어요.
제대로 영어를 가르치는 곳이라며...
학원을 방문해 봤는데, 애들이 영화와 책, 게임으로
재밌게 배우고 있더라는...
자신만의 책 만들기도 대안학교마다 진행하고 있는
단골 과정입니다.
좋아하면 감출 수 없다.
감정은 말로, 행동으로, 글로 반드시 나타난다.
어린 학생이라고 다르지 않다.
이번 주말 수업이 끝난 후 나는 아이들이
책에 남긴 흔적을 사진처럼 살펴봤다.
학생들이 책을 맛있게 읽고 즐긴 흔적이 남아 있어
여러 생각이 들었다.
내가 처음 주말 수업으로 미국식 독서 수업을 디자인 한
이유가 있다. 한국의 독서 수업은 남의 의견을 빠르게
베껴 쓰거나 해석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이다.
독서 수업 조차 본문을 외우고 빈칸을 채우라고 한다.
독서는 남의 답을 찾는 것이 아니다.
나만의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이다.
그래서 책을 찾아 읽고 말하며 자신의 의견을 쓰는
작업 전체를 독서라고 한다.
나는 학생 모두가 작가가 되길 원한다.
직업으로서 작가가 아니라 내 삶에 작가가 되는 거다.
작가란 자신의 생각이 남과 다르더라도 당당히 밝히고,
설명하고, 공유하고 남의 생각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사람들은 틀릴까봐 두려워하며 질문하지 않는다.
글을 쓰라고 하면 더 힘들어한다. 나는 학생들에게
그 틀을 깨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 수업을 디자인했다.
책을 해석하는 것이 아닌 같이 읽고, 듣고, 토론하고, 정리해서
결국 자신만의 책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현재 우리 수업에 2학년 여학생은 45 페이 이상 책을 쓴다.
3학년 학생은 매달 챕터북 정도의 책을 한 권씩 쓰고 있다.
약 6개월 정도 그 과정을 경험하고 습득한 결과다.
심지어 그 책을 친구나 부모님에게 보여주고
가격표를 붙여 팔기도 한다. 당당히 평가받고 노력했으며
좋아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반대로 억지로 시켜서 하는 학생은 문장을 외워 쓸 순 있었도
자신의 생각을 만들고 구체화시키지 못한다.
창의력이 발현 될 수 없다.
빠른 것이 지금 당장은 남 보다 앞서 가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그러나 결국 인생이라는 긴 마라톤에선 느리더라도
스스로 좋아서 하는 학생이 성공하게 된다.
속도는 성공의 한 부분이지 전부가 아니다.
느리지만 깊이 있게 배우는 과정도 필요하다.
책을 빨리 많이 읽었다고 칭찬하는 것뿐 아니라
책 한 권을 시집처럼 천천히 그러나 깊이 있게 읽는 것도
칭찬할 일이다.
물론 독서를 통해 얻은 새로운 경험을 자신만의 글로
몇 달 동안 고쳐 쓰는 것도 필요하다.
이 모든 과정이 학생을 자신의 인생에서
작가로서 살 수 있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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