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보호하는 것은 부모의 임무입니다.
하지만 감정의 상처까지 막아줄 수는 없어요.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망과 좌절, 두려움, 당황,
소외감, 상실감을 경험하기 마련이죠.
이런 감정까지 막을 수는 없지만, 감정을 치유하고
쌓이지 않도록 도와줄 수는 있어요.
어떤 방식으로 도울 수 있을까요?
어떤 감정이든 자연스러운 것임을 인정하고,
기꺼이 귀 기울여 공감해 주는 것입니다.
부모가 자신의 감정에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안심하고 감정을 풀어낼 수 있어요.
어떤 감정을 표현하든 받아들여진다는 건
존재 자체로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해서,
아이는 부모와 깊은 연결감을 느끼게 됩니다.
감정에 대한 공감이 쉬운 일 같지만 쉽지 않아요.
우리가 그렇게 교육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억압하도록 배워왔어요.
무서운데도 부모는 “괜찮아, 이게 뭐가 무서워” 라고 했고,
아프다 해도 “이까짓게 뭐가 아프다고” 라고 했고,
울면 “다 큰 애가 왜 울어! 뚝 그치지 못해”
“뚝 그치기 전에는 너랑 말 안 할거야”처럼
우는 것조차 잘못된 행동인 것처럼 배워왔어요.
감정을 억압하도록 배운 것이죠.
여자아이는 우는 게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화를 내면 행동이 조신하지 못하다고 나무랐죠.
남자아이는 화를 내는 데 비교적 자유로웠지만,
울면 계집애 같다고 놀림을 받았어요.
그래서 여자들은 화가 날 때 눈물을 흘리고,
남자들은 슬픔을 느껴야 할 때 화를 냅니다.
감정 표현이 자유롭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도 옳은 것인지조차 모르고
다른 감정으로 둔갑해서 표현되는 것입니다.
감정을 참는 것은 소변을 참는 것과 비슷해요.
소변을 참으면 "요독증"으로 사망할 수 있어요.
실제로 티코 브라헤는 요독증으로 사망했다고 해요.
단백질에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N)가 포함돼 있는데,
탄소, 수소, 산소는 대사를 마친 뒤 이산화탄소와
물이 되어 가스로 배출되지만, 질소는 기화될 수 없기 때문에
요소가 되어 소변으로 배출이 되야하는데요,
그걸 참으면 요소가 쌓여 요독증이 되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감정도 쌓이면 고반응성 물질이 되어
소통에 장애가 됩니다.
최근에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라는 책을 읽었는데,
우리가 얼마나 많은 영역에서 감정의 지배를 받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보수와 진보가 서로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도 감정의 영향 때문입니다.
결국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원들이 감정 조절을 잘 할 수록
소통이 잘되는 건전한 사회가 사회가 되는 것입니다.
아무대서나 소변을 볼 수 없듯, 아이가 안전하게
감정을 풀어낼 수 있도록 부모가 받아주세요.
아이들이 밖에서는 바르게 행동하는데,
부모 앞에서는 나쁜 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유는 부모를 믿기 때문입니다.
안전하다고 생각하기에 그렇게 행동하는거예요.
많은 부모들이 아이가 감정을 표현할 때
잘못된 생각이나 행동에 대해 충고나 조언을 해주고 싶어하죠.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했을 때 지적을 하거나,
충고 또는 조언을 하면 아이의 방어기제가 작동합니다.
아이는 거부 당했다는 느낌을 받게 되죠.
그냥 감정이 흘러가버리도록 놔두시면 됩니다.
필요한 말은 감정을 풀어낸 다음에 해도 되고,
아이의 행동이 정말 잘못된 거라면 훈계나 조언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같은 질문을 던지면
아이 스스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방어기제가 작동하지 않게 되죠.
방어기제의 작동이 곧 감정의 작용입니다.
P.S.
마음이 급해서... 글이 안 써져요.
까꿍 그림책 인쇄해야 하는데, 정전기스티커
원단이 없다고... 다른 원단을 찾아보든 방법을
찾아달라해서 외근을 나갑니다.
어제도 사이트에 못들어 왔는데... ㅠㅠ
관련글로 링크합니다.
▶ 가짜 감정을 느끼는 이유
http://www.purmi.com/sub/board/view.php?seq=1125481
▶ 부정적 감정의 근원, 수치심
http://www.purmi.com/sub/board/view.php?seq=1125482
▶ 가짜 감정에서 발췌한 내용
http://www.purmi.com/sub/board/view.php?seq=1125608
▶ 이기적 감정 정리법(막무가내 추천)
http://www.purmi.com/sub/board/view.php?boardId=92&seq=1137989
▶ 감정을 이해하기 좋은 책 3권 추천
http://www.purmi.com/sub/board/view.php?boardId=92&seq=114885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