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일을 해도 에고에서 나온 행동과
인류를 위해 행했던 행동의 결과가 달라집니다.
질소 분해로 인류를 식량난에서 구해내며 영원히 기억될 수
있었던 하버는, 돈과 명성, 권력을 위해 그 일을 했기에
엄청난 업적을 이루고서도 추악했던 인물로 남게 되었어요.
최초로 질소비료를 만들어 낸 하버의 이야기입니다.
식물은 토양에 포함된 질소(N)만으로도 충분히 성장할 수 있어요.
하지만 대규모 농업을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질소가 필요하죠.
인간이나 동물의 배설물을 퇴비로 주는 것도 질소가 포함된
암모니아(NH)가 있기 때문이고, 화전을 일구는 것도
나무가 타고나면 질소화합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대기의 78%가 질소임에도 공기 속 질소(N)는 원자 2개가
합쳐진 형태로 존재합니다. 이들은 삼중결합으로 붙어 있어
이를 분리하려면 번개가 치는 정도의 고온에서나 가능했어요.
산업혁명이후 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며
식량난이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이 되었던 시절.
맬서스가 <인구론>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세계 인구는 10억.
당시의 인구 증가추세로는 모두 굶어죽을 거라는
계산이 나왔어요. (현재 세계인구는 70억이 넘어요)
당시의 딜레마는 질소를 분해하려면 1,000C 이상의 열 필요했고,
분해된 질소는 수소 3개와 결합해 암모니아가 되지만,
암모니아는 1,000도를 견디지 못하고 대부분 파괴된다는 것.
질소 고정 방법을 처음 생각한 사람은 오스트발트였지만,
이 딜레마를 해결하고 질소비료를 처음 생산해 낸 사람은
독일계 유태인이었던 하버입니다.
성차별이 만연하던 시절, 하버의 부인 클라라 임머바르는
독일 최초의 여성 화학 박사이자, 하버의 연구 동료였죠.
하지만 질소비료를 생산해낸 하버는 영웅이 되며
돈과 명예, 권력을 움켜쥐고 권력을 행사하기 시작합니다.
폭군으로 변한 하버는 부인 앞에서도 대놓고 바람을 폈고,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더 많은 권력을 얻기위해
독가스를 만들어 냅니다. 1915년 임프르 전투에서
독가스를 살포해 대 성공을 거두게 되었죠.
하버는 철십자 훈장을 받았고, 승전 축하 파티가 있던 날 밤
아내인 클라라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권총으로 자살합니다.
하지만 그는 부인의 장례조차 13세인 아들에게 맡기고,
독가스를 살포하기 위해 또 다시 전선으로 갑니다.
이 때의 충격으로 방황하던 아들은 30년 후 자살합니다.
1차 대전이 끝나고 히틀러가 총통이 되자 유태인
박해가 시작됩니다. 독일의 영웅 하버도 예외가 아니었어요.
결국 그렇게 충성했던 독일을 벗어나 망명길에 올랐지만,
독가스 개발자란 악명으로 어딜가나 경멸을 당하다가,
65세에 심장마비로 사망합니다.
하버의 연구를 이어받은 독일은 치클론B라는 독가스를
완성하고, 이 가스가 유태인 학살에 사용됩니다.
하버 덕분에 지구에는 70억이 넘는 인구가 살고 있지만,
그는 지금도 독가스를 만들어낸 사람으로 기억되고 있어요.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
무심코 읽었다가 쓸데없이 똑똑해지는 책
오후 저 | 웨일북
이 내용은 영화로도 만들어 졌고, 여러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지만, 이 글은 웨일북에서 나온
<나는 농담으로 과학을 말한다>를 보고 정리한 거예요.
글이 엄청 길어서, 중간에 질소비료를 얻기 위한
제국주의 국가들 간의 경쟁도 나오지만 생략...
<오래된 우표, 사라진 나라들>
비에른 베르예 저 | 흐름출판
이 책은 제국주의자들의 자원 경쟁에 휘말려
사라진 나라를 소개하고 있는데, 질소를 얻기 위한
경쟁으로 사라진 나라가 많더군요.... 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