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연이 첫 생리이야기
방학에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기 빨려서 친구도
부르고 싶지 않다고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만 보면서
칩거하던 수연이가
“엄마 헬프미…. 나 생리해”해서
“어떻게 도와줄까? 했더니 생리대를 달라고 해서
생리대를 가져다가 사용법과 처리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진통제를 달라고 해서 진통제를 줬어요.
“엄마가 진심으로 생리를 기뻐해줘야 하는데
생리가 아프고 힘든 게 먼저 올라와서
힘들어하는 너에게 축하한단 얘기가 금방 안나오네”했더니
“하지말아 줘 온 몸이 다 아파. 생리가 이렇게 힘든거야?
그리고 당분간 아빠에게는 말하지 말아줘” 하데요.
그날 몇시간 후에 외출하고 돌아온 남편이
배드민턴을 치러 가자고 하면서 침대에만 있지 말고
운동 좀 하라고 잔소리 잔소리를 해서
슬쩍 생리시작했다고 귀뜸해줬어요.
사건은 다음날, 남편이 잘 커줘서 고맙다고 수연이게
문자를 보냈는데 그 문자를 보고 수연이가
아빠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는데 말했다고,
일정수준의 도를 넘겼네요.
엄마인 나에게 <씨발 지랄 떨고 자빠졌다>고 하면서
탁자의 유리를 깨트렸어요.
밖으로 나가고 싶었으나 안방에 들어가서 조용히 들어줬어요.
대성통곡을 하고 핸드폰으로 탁자유리를 깨고
바닥에 누워서 울고불고 그래도 분이 안 풀렸는지
핸드폰으로 엄마에게 욕으로 도배를 했어요.
코칭 안 받았으면 아마 경찰차나 정신과 앰블란스
둘 중 하나는 불렀을 겁니다.
그 후 5일동안 우리집은 깊은 침묵에 싸였어요.
저는 새벽에 일어나 새벽미사 다녀와 아이들이
하루종일 먹을 음식을 준비해 놓고 늦게 돌아왔고
대충 눈치를 챈 남편도 침묵으로 일관했어요.
저는 5일동안 침묵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어요.
‘이 폭력적인 아이와 어떻게 가야하나?’하면서
배신감, 회의, 좌절, 슬픔, 두려움, 막막함, 분노,
무기력으로 5일을 지냈어요.
그러다가 우리 사장님하고 대화를 나눴더니
사장님이 “수연이는 엄마가 만만한가보네요.
혹시 자매님도 엄마가 만만하지 않으셨어요?" 해서
"네, 우리 부모는 무능해서 우리에게 만만하보이셨어요."
했더니
"아닐겁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만만해보이는 건 사랑입니다.
우리 부모님은 엄한분이셨어요.
저는 한번도 부모님이 쉽고 만만한 존재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부모로써 공경은 하지만 <사랑>으로 다가오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참고로 우리 사장님은 신부님이세요.
그런가? 난 우리 엄마가 운명하는 순간
내가 엄마에게 잘못한 것을 그리고 사랑을
순식간에 깨닳았는데 그럼 내 딸도 내가 운명하는 순간
잘못을 깨닳겠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나서야 제자들이 깨닳은 것처럼.
마음이 가벼워졌고 하지만 집에 가서
여전히 말은 안하고 새벽 밥을 준비하는데
수연이가 식탁에 턱!하고 앉아있어요.
엄마랑 이야기 할려고 밤을 새웠다네요.
“내가 쌍욕하고 잘못한건 사실이지만
이렇게까지 길게 삐질 일이야?”하데요.
내가 자세를 낮춰서 수연이 발을 쓰담으므면서 얘기했어요.
“지난 5일동안 엄마가 삐진 것 처럼 보였어?
엄마는기도중에 반성의 시간이었어.
엄마가 화날 때 평화롭게 표현하지 못하고 화내고
소리지르고 던지기도 했으니 딸이 저렇구나 싶어서 깊이 반성했어.
미안해 그리고 고백하자면 엄마는 외할머니에게
더 심하게 했어. 화날땐 엄마에게는 이렇게 화내도 괜찮아.
그리고 딸이 보기에 지랄하는 것 같은면 엄마에게 알려줘
지랄하지 말라고 그래야 알 수 있어.
또 비밀지켜달라고 한 것은 더 조심해서 지킬께.
그리고 먼저 이렇게 대화하자고 나와줘서 고마워. 했네요.
그 후 여전히 수연이는 침대에 있지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노래를 불러요.
피아노도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책을 보면서 히죽히죽 웃고
여전히 낮에 자고 바퀴벌레처럼 밤에 냉장고를 뒤져
먹지만 특유의 유쾌함이 더 진하게 딸과 연결되어 알수 있네요.
장에 갔다 오면 어떻게 알았는지 현관문을 열어
짐을 받아주고 재활용 함께 버려주고 음식준비하면 와서
같이 준비하고 간봐주고 그러면서 비밀이야기라면서
새벽까지 깨어있는 기쁨에 이야기를 합니다.
참 새벽까지 안 잔건 아빠에겐 여전히 비밀이어요.
성장호르몬이 안나온다고 잔소리를 겁나게 하니까요.
또 이렇게 한고비를 넘겼습니다.
이번 고비는 내가 닷컴에서 내안에 분노를
그리고 닷컴 식구들의 분노를 봤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며
우리 푸름닷컴의 교육이 가장 나중에 지닌 것이
용서이고 이해이고 사랑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수연이가 이렇게 자라기 까지 함께 이 길을 걸어와준
닷컴 가족들에게 감사드리고
푸름 아버님 어머님 대표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