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어민들이 수능 영어 문제를 푸는 걸 보고,
수능 국어 문제와 한국사 문제를 풀어봤어요.
한국어를 사용하는 원어민이고 한국에 사니까!!
(논란이 된다는 몇 가지 문제들만...)
그런데 말이죠, 시를 감상하는 건, 주관적인 문제입니다.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처럼 주관이 개입되요.
사실을 묻는 문제가 아니라면, 즉 해석의 영역이라면,
답이 되는 지문의 범위를 넓게 잡아야 하는데,
생각하기에 따라서 답이 두 개가 되는 문제가 나와요.
또 핵심을 찾는 문제라면 지문이 길어도 되지만,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라면 생각할 시간을 줘야지,
그런 문제에 긴 지문을 주는 건 그냥 틀리라는 말이죠.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질문이 정확해야 해요.
주관과 객관 사이의 양자적 상황은 확률로만 파악됩니다.
이것이 되기도 하고, 저것이 되기도 하고...
개인이 모여있는 무리를 각각 하나의 개체로 볼 수도 있고,
군중이라는 하나의 덩어리로 파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땐 질문자가 계(system)를 지정해줘야 합니다.
(각각을 하나의 개체로 본다 처럼...)
이런 문제는 분명 국어 지문인데,
정답은 문해력보다 물리 지식에 달려 있어요.
"만류인력의 개념에 어긋나는 지문을 찾으세요" 하면 되는 걸...
수능 지문은 아니지만, 4번이 정답이라 하니,
견해를 묻는 건지, 사실을 묻는 건지를 떠나서
"근본적"이란 단어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해방이 되기까지의 "과정" 전체로 볼 수도 있고,
양의 개념에서 "독립 전쟁의 누적"일 수도 있고,
질의 개념에서 "결정적 타격을 준 행위" 일 수도 있고,
시간의 개념에서 항복하겠다는 "의사결정 순간"일 수도 있고,
우리와 상관 없는 외부 변수 때문 일 수도 있는데,
근본을 몰라서... ㅠㅠ
9급 공무원 한국사 시험문제랍니다.
<고금록> 출간연도 1284년, <제왕운기> 출간연도 1287년.
3년 차이의 출간 연도를 알아야 한다는 건,
그야말로 서점에 깔린 순서를 맞추라는 것과 같은데...
<배려>, <몰입독서>, <푸름이 이렇게 영재로 키웠다>,
<사랑하는 아이에게 화 내지 않으려면>, <엄마마음>,
<육아메시지>를 출간된 순으로 배열하시오!! 와 뭐가 다르지?
<배려 깊은...>은 초판, 개정판, 제2개정판 3종이 있고,
<몰입독서>도 <아빠와 함께 책을>의 개정판입니다.
<고금록>도 총 3종의 버전이 있다 하는데, 초판을
말하는 건지, 개정판을 말하는 건지 지정하지 않았어요.
지정해도 모르지만...
변별력을 갖추기 위한 문제라 하지만,
변별력이라기보다는 운이 더 크게 좌우한다고 봅니다.
잘 찍으면 만점!! 못 찍으면 한 개 틀린 것.
출제자의 의도가 "누가 더 잘 찍나?"를 보려는 건지,
"누가 더 못찍나?"를 보려는 건지...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은 시험을 보고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