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쐬고 오면 괜찮아질 거야>
31명 작가의 우울, 불안, 공황 이야기
제시카 버크하트 외 30명 | 더퀘스트 |
원서 : Life Inside My Mind
내가 확실히 아는 것이 있다.
감정을 없애려고 할수록 감정은 더 거세진다는 것이다.
감정과 맞서 싸우고 감정에게서 벗어나려고 하면
그로 인한 고통은 더욱 커지고 길어질 뿐이다.
감정은 느껴지길 원하고 느껴진 다음에야 비로소 끝이 난다.
나는 감정이 일시적이라는 사실을 더욱 명확하게 깨닫게 되었다.
또 내가 감정 때문에 죽지 않을 거라고 믿기 시작했다.
또 내가 감정 건너편에 닿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기 시작했다.
- <바람 쐬고 오면 괜찮아질거야> 282쪽
<바람 쐬고 오면 괜찮아 질거야>는 문학상을 수상했던
31명의 작가들이 자신이 겪었던 마음의 병을 솔직하게 쓴 책.
일상을 방해하고, 때로 자살 직전까지 몰고갔던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발작, 강박장애, 자해, 외상후스트레스증후군,
과잉행동장애 등이 어떻게 시작됐고, 어떤 증상으로 나타났고
어떻게 "너는 쓸모없는 인간"이라는 뇌의 거짓말을 이겨내고
삶의 주도권을 되찾게 되었는지를 쓴 책.
이 글을 쓴 에이미 리드라는 작가는 중독과 우울증이 함께오는
동반발생장애(또는 중복장애)로 고생했던 경우.
13세에 약물에 중독되어 동의하지 않는 성관계를 갖고,
왕따를 당하고, 자해를 반복했어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는 주머니칼을 가지고 다니기 시작했다.
욕조 안에서 손목을 그으려다가 무서워서 욕실 바닥에 앉아
꼼짝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 일쑤였다.
그때 내가 정말 죽고 싶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확실히 아는 한 가지는 당시 내가 느끼던 모든 것을 그만 느끼고
싶었고 내 자신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는 것뿐이다.
네 번째로 전학 간 중학교에서는 무슨 짓을 해도
고통을 떨칠 수가 없었다.
항우울제 프로작을 복용하며 목숨은 구했지만,
극단적인 상태에 도달하지 못할 뿐, 다른 감정도
무뎌지는 애매한 상태에서 고통을 잊기 위해
다시 술에 중독이 되는 과정을 반복.
(그래도 항 우울제는 꼭 복용해야 하라고 합니다.
그로인해 목숨을 건졌기 때문에...)
16살에 재활원에 들어가 공부를 하고 대학을 갔으나
공황발작과 섭식장애를 겪으며 최악의 시간을 보냅니다.
십대 이후 멈췄던 자해를 다시 시작하게 되고,
고통을 잊을 때까지 매일 술에 취해 살다가 다시
재활원에 들어가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서서히 그런 자신을 받아들이고, 감정과의
싸움을 멈추고 항복할 준비를 해갑니다.
이런 긴 과정에서 확실히 알게 된 것은
감정을 없애려고 할수록 감정은 더 거세진다는 것.
에이미 리드는 이 과정이 평생의 과제라는걸 알고,
지금은 고통을 받아들이고 놓아버리는 삶에 적응해 가고 있어요.
술을 끊은지는 7년째가 되었다고.
이제는 약물 없이 사는 삶을 경험하고 싶다고 합니다.
자학이나 자기 경멸이 아닌, 자신을 받아들였을 때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