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에 있던 일이었어요.
친정 부모님과 시어머님을 모시고
우리 네식구는 강화도 온천엘 갔습니다.
부모님을 모두 모시고, 시어머님도 모시고 간 온천이라..
수영복을 고를 때 고민을 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 샀던 레쉬가드를 입을지,
얼마전에 산 긴팔 수영복을 입을지.
고민고민하다 결국 긴팔 수영복을 입었지요.
긴팔 수영복 아랫도리는 그저 삼각팬티로 구성되었기에,
고르고 입고 나서 수치심이 들었습니다.
모두 나만 쳐다볼 것 같은 부끄러움으로 한없이
몸이 움츠러 들어 물 속에 들어가 나오질 못하겠더라구요.
그러다 딸래미와 탕에 들어갔다 나를 쳐다보는 듯한
한 아저씨의 눈길이 부담스러워 아들을 찾으러 간다는
핑계 삼아 그 탕에 딸래미만 남겨둔 채 빠져 나왔어요.
그런데 아들을 찾고 다시 탕으로 돌아가 보니
그 남자가 우리 딸 곁으로 자리를 옮겨 은근슬쩍
팔을 딸에게 기대고 있더라구요.
순간 두려움에 휩싸여 딸아이 곁으로 가지 않고
조금 떨어진 곳에 아들과 앉으며 딸을 불렀습니다.
(마치 제가 딸을 버리고 가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것 같은
죄책감에 순간 굳어버리는 절 느꼈습니다.)
하지만 꿈쩍을 않고 고개만 절래절래 흔드는 딸래미
그 순간 저도 두려움에 어찌 할 생각을 못하다가
(사실 불러도 오지 않는 딸래미테 어찌나 화가 나던지)
그래도 움직이지 않는 그 남자를 보고는
벌떡 일어나 딸에게 가서 건우 있는 곳으로 가자고
일으켜 자리를 옮겼습니다.
순간 가슴이 어찌나 두근 거리고 떨리던지...
그런 후 집으로 돌아와 딸래미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만약 또 그런 일이 있으면 바로 일어나서 자리를 옮기라고..
아무 것도 모르는 아이들 곁으로 와서 그렇게
자신의 몸을 기대는 행동을 하는 어른은 나쁜 사람일 수 있다고..
너는 무섭고 혼란스러워 아무 행동도 못할 수 있고
부끄러워 할 수 있지만, 절대로 결코 너의 잘못이
아니라고 이야기 해주며 안아주었네요..
한참이 지난 지금도 사실 이 글을 쓰며
그 남자에 대한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한마디 하지 못한 저에 대한
미움도 일어나지만....
이제는 그런 행동이 나쁘고 잘못된 행동임을 알고
행동할 수 있게 되었네요.
제대로 된 어른이라면 결코 아이들에게
그런 행동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을 배웠네요.
저 또한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길 소망합니다.
낭님
제대로 된 어른이 무엇인지 안내해주시고, 비춰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