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새날다 놀이칼럼 5] 

요리 놀이의 효과

엄마들은 매일 요리를 준비하고, 만들고, 정리하며 

부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그동안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들은 종종 부엌을 

들락날락하며 요리에 관심을 갖습니다. “내가 해 볼래요~”하면서요.

혼자서 하면 20분에 완성될 요리가, 

아이와 함께 하면 1~2시간을 넘어가게 되기도 합니다. 

요리하고 난 뒷정리도 만만치 않은 일이고요. 

번거롭지만 아이와 요리 재료를 다듬고 

요리의 과정을 함께 하는 것은 아이에게 의미 있는 경험이 됩니다.

그러면 요리 활동은 아이에게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① 재료를 세며 수와 친해져요.

콩을 까며, 매실을 통에 넣으며, “하나, 둘, 셋, 넷, …….” 

세다 보면 수와 친해질 수 있어요. 

포도를 먹다가 아이의 그릇과 엄마의 그릇에 담긴 

포도알의 개수를 비교해 가며 ‘많다/적다’의 개념도 익힐 수 있습니다.

엄마 : “어느 그릇에 있는 포도알이 많을까?”

수에 익숙해진다면 자연스럽게 덧셈, 뺄셈도 해 봅니다.

엄마 : “채은이 접시에 버섯 튀김이 4개 있었어. 

그런데 엄마가 버섯 튀김 3개를 더 주었어. 

채은이 접시에 버섯 튀김은 모두 몇 개가 될까?”

일상에서 요리 재료 외에도 블록, 돌멩이 같은 

구체물을 가지고 수를 자주 접하게 해 주세요. 

아이가 초등학교 시기까지는 구체적인 사물을 가지고 

수를 직접 조작해 보는 것이 발달 단계에 적합한 수학 교육입니다.

<포도알을 이용한 수 세기>

② 재료를 분류하며 분류 개념을 발달시켜요.

대부분의 재료는 다듬는 과정을 거칩니다. 

재료를 손질하는 과정에서 아이들과 분류의 개념을 다루어 봅니다. 

콩나물을 다듬으며 꼬리와 머리/몸통을 분류해볼 수 있고요, 

옥수수를 까며, 껍질과 알맹이를 분류할 수도 있습니다. 

재료를 다듬는 활동 외에 먹으면서도 분류해 볼 수 있어요. 

수박이나 포도를 먹으며 씨와 껍질을 분류해보는 거지요.

<요리 재료를 이용한 분류>

③ 요리하며 무게, 부피, 시간, 길이 등 측정의 개념을 발달시켜요.

설탕 20g, 우유 200ml, 밀가루 1컵 등 

요리에 필요한 재료들을 아이와 함께 측정하며 준비해 봅니다. 

5cm만큼, 또는 손가락 길이만큼 잘라보기도 합니다. 

이런 활동 속에 아이는 여러 단위에 익숙해지며 측정의 개념이 발달하게 됩니다. 

조리에 걸리는 시간을 재며 시간 개념도 익힐 수 있습니다.

<측정의 예>

④ 요리 재료의 변화를 관찰하며 과학 현상에 대해 알게 되어요.

요리하는 과정에서 삼투 현상, 발효, 응고, 산성과 염기성, 

캐러멜화 반응, 산화 현상 등 많은 과학 현상이 일어납니다. 

어렵게 느껴지는 과학적 지식들을 요리하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어요.

<캐러맬화 반응을 이용하여 식빵에 그린 그림>

⑤ 촉감·조작 놀이로 소근육을 발달시켜요.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들에게 요리 재료는 좋은 놀이 재료입니다. 

아이들은 주방에서 콩, 쌀을 그릇에 퍼 담으며 놀이에 열중합니다. 

그리고 요리 과정에서 필요한 찢기, 썰기, 휘젓기, 으깨기, 

반죽하기, 뭉치기 등은 아이가 무척 좋아하는 촉감·조작놀이가 되어요. 

요리 도중에 엄마가 쉬거나 다른 준비를 할 수 있을 만큼 

아이들은 놀이에 오랜 시간 몰입하기도 하지요. 

손을 자주 움직이면 두뇌도 발달한다는 사실! 

아이가 요리 재료를 충분히 주무르고 만질 수 있게 해주세요.

<요리 재료로 놀이하기>

⑥ 표현 놀이로 창의력을 키워요.

요리 재료는 아이들이 원하는 모양으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요리 도중 아이는 재료에 그림을 그리고, 뭉쳐서 빚고, 

토핑으로 꾸미며 창의적인 표현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요리 재료로 표현하기>

⑦ 다양한 음식을 접하며,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요.

저희 집 아이들은 나물을 잘 먹지 않았어요. 

콩나물만 가끔 맛보던 아이들이었답니다. 

어느 날 아이들과 여러 가지 나물을 만드는 전 과정을 함께 했어요. 

재료 씻기부터 다듬기, 데치기, 섞기, 볶기의 모든 과정을 함께 했어요. 

그리고 비빔밥을 만들어 한 입 먹어보라고 했더니, 

아이들이 나물이 너무 맛있다며 밥과 나물을 싹싹 비운 적이 있어요. 

그 이후로도 나물을 종종 해먹고 싶다고 하고, 

아이들이 나물을 아주 잘 먹게 되었어요.

아이들은 자기가 만든 음식은 먹기 싫어하는 재료가 들어 있어도 

조금씩 먹어보게 되더라구요. 

아이에게 낯설거나 아이가 거부하는 식재료는 

조금씩 첨가해서 점차 양을 늘이면 좋아요. 

많이 먹이고 싶은 욕심에 처음부터 많이 넣지 마시고요.

⑧ 엄마와 요리하며 애착을 다져요.

준비과정이 길고 절차가 있는 요리 활동이라도 

아이들은 엄마와 함께 한다면 무엇이든 즐겁게 느끼는 것 같아요. 

하루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요리 시간을 

엄마와 아이가 함께 한다면, 아이와 엄마 사이의 애착이 더욱 돈독해 질 거예요.

⑨ 스스로 만들어보며 자립심을 길러요.

언젠가 수박을 그려보는 활동에서 

한 아이가 네모로 썰어진 수박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 아이의 수박에 대한 경험은 엄마가 먹기 편하게 

네모로 썰어 준 것이 큰 부분을 차지했을 거예요.

요리를 직접 만들어 보며, 요리에 소요되는 준비와 시간, 

절차를 이해할 수 있어요. 그리고 요리를 스스로 만들어낸 

경험들이 쌓이면 자신감과 자립심도 생길 거예요.

[더 나누고 싶은 이야기-아이와 요리를 즐겁게]

늘 집안일을 하는 엄마들에게는 요리도 일처럼 느껴져 

즐겁지 않을 수도 있을 거예요. 

그렇지만 아이와 보내는 시간을 최대한 즐기고 활용해 보도록 해요. 

요리 놀이를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해 봅니다.

① 재료와 방법을 나와 내 아이에 맞게 응용해요.

요리 레시피에 제시된 재료의 양, 방법을 

아이와 A부터 Z까지 그대로 따라 하기가 힘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블로그나 책에서 소개된 요리법을 나와 내 아이에 맞게 응용해 봅니다. 

우리 집의 냉장고 사정, 아이의 성장발달 단계에 따라 

우리 집에 맞는 요리, 우리 아이에게 맞는 놀이로 바꾸어 보세요.

돌 전후의 아이라면 바나나를 관찰하고 알맹이를 주무르고 

먹어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거예요. 

취학을 앞둔 아이라면 바나나 껍질을 직접 까서 바나나를 썰어 보고, 

바나나로 장식한 케이크를 만들어보는 것까지 가능할 거고요.

② 엄마도 놀이를 즐기며 긴장을 완화해요.

아이 옆에서 함께 반죽을 조물거리다 보면, 

엄마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 즐겁고 설레게 되지요. 

반죽을 치대다 보면 어느새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만들고 싶은 모양으로 예쁘게 꾸며 보면 기분도 좋아지지요. 

주무르고 꾸미다 보면 심리 치료, 미술 치료가 저절로 될 거예요. 

엄마가 행복해 지면, 아이도 행복하게 자란답니다.

③ 뒷정리, 아이도 함께 해요.

요리는 준비와 조리 과정 이후의 뒷정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정리해야 할 일을 생각하면 아이들과의 요리가 

그다지 즐겁지가 않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럴 때 엄마 혼자 정리를 떠맡으려 하지 마시고요, 

정리도 아이와 함께 하도록 합니다.

단, 정리를 함께 할 때에는 아이가 할 수 있는 분량만큼 

조금씩 맡기는 것이 좋아요. 그리고 맡은 일을 해냈을 때는 

아이에게 꼭 칭찬과 감사의 말을 합니다. 

처음에는 서툴 수 있지만, 경험이 쌓일수록 점점 잘하게 될 거예요. 

자기의 일을 스스로 해내면서 아이는 책임감과 자립심을 갖게 될 거고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고사리손 요리책」 (글 배영희. 그림 정유정. 길벗어린이. 2007.)

「튼튼쑥쑥 요리놀이」 (저자 안영숙. 리스컴.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