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 없는 학교, 프레임을 바꿔라>
이성대 저 | 행복한미래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류의 책은
당장 눈에 띄는 것만해도 50권은 넘을 듯한데,
계속 강조를 해도 바뀌지 않아요...
바뀔 때까지 책을 내야 하나봐요.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합니다.
얼마 전 수능시험을 외국 유수대학의
신입생들에게 풀어보도록한 실험이 있었다.
미국 스탠퍼드대, 영국 옥스퍼드대, 케임브리지대
등에 입학한 한국 학생들이 수능을 풀어본 결과
1등급은 한 명도 없었을 뿐 아니라
공대 합격생들조차 수학과 과학에서
형편 없는 성적으로 보이기도 했다.
('반타작' 수준인 학생도 있었다고...)
역시 한국 학생들은 훌륭하다.
세계적인 대학 신입생들도 못푸는 문제를
우리 학생들은 쉽게 풀어낸다. 정말 그런걸까?
시험을 보고나서 이들의 반응은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느낌이다.
"왜 제한된 시간 안에 빠르게 계산해야 하는가?
계산기가 있는데."
"수학이나 과학에 왜 이렇게 암기나
계산 문제가 많나요?"
그리고 자신들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해외에서 경험한 과학 입시문제는
'다른 종의 두 생물이 만났을 때 진화하는
과정을 추론해보라'는 등 진짜 과학자가 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우리 수능처럼 주기율표를 외우고
분자량을 계산하는 능력이 중요하지 않다.
"외국에서의 입시는 '내가 아는 지식과
생각을 쓰는 것'이라면, 한국의 수능은
'모르는 걸 계속 읽고 맞혀야 하는 것' 같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그들이 느낀 한국과
외국의 과학교육이 추구하는 목표가
전혀 다른 것 같다는 말이었다. (175쪽)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면서 무조건 더 열심히,
더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여하는 것은
학생들 잘못이 아니다.
입시에 이런 방법이 통하기 때문이다.
상대평가로 등급을 가르는 현재의 수능과
내신에서는 학생들이 더 많이 알고,
더 깊이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연습함으로써 실수하지 않는 훈련만 하게 한다.
상대평가에서는 어떤 수준의,
어떤 내용을 평가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변별력을 어떻게 유지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관심이 되기 때문에, 피평가자들을 실수하도록
유도하는 배배 꼬인 문제들이 출제된다.
이 함정에 걸려드는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므로
상위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이 함정에
빠지지 않는 것이 최대의 관심사다.
그래서 수많은 시간을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하지 않는 훈련을 반복한다.
그것이 우리 학교에서 벌어지는 부꾸러운 진실이다.
(179쪽)
필자는 학교 수업시간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한다.
방과 후 수업이든 야자든 시간낭비다.
수업이 끝나고 나머지 시간은 여유를 갖도록 해야
창의성도 길러진다. 그 시간에 뭘 하든 본인이 알아서
결정하고 필요하면 찾아다니고 할 것이다.
그것이 아이들의 자기결정권이다.
왜 학생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냐고?
바로 이 자기결정권을 아이들이 가질 때
스스로의 생각을 가지게 되고,
그런 주체로서 행동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로
도전하는 삶을 살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우리가 늘 말하는 미래사회를 위한 역량이다.
그것은 수학문제를 푼다고, 영어 단어를
외운다고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하나의 온전한 인격체로 존중받고
스스로 결정하는 경험을 통해서 생겨난다.
자신이 존중받을 때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태도가 길러지는 것이다.
학생을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한다는 것은
이런 깊은 철학이 담겨야 하는 것이다.
(206쪽)
창의성이란 훈련을 통해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의 깨달음이 있을 때
새로운 상상력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과거의 지식을 스스로 해석하고 내면화하며,
다른 사람의 생각을 수용함로써 나의 사고를
확장하고, 이를 통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된다.
즉 창의성은 지식에 대한 흥미와 열정으로
진지한 탐구를 해나갈 때 자연스럽게 생기는 것이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도 의문을 가지고
끊임 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가는 비판적 사고와
사물의 본질을 꿰뚫는 직관과 통섭의 힘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니 자신의 생각을 키우는 것이 답이다.
(중략)
그렇다고 이것이 매우 고차원적인 철학적 사고나
전문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사고도 아니다.
여러 가지 다양한 발상으로 생각의 폭을 넓히고,
깊은 탐구로 사고의 힘을 길러가야 한다.
(110쪽)
능동적인 배움은 없고
수동적인 가르침만 있는 학교,
변별력이라는 이름으로 배우는
즐거움을 빼앗는 학교...
(변별력 = 성적에 따른 줄세우기).
역설적이지만 적게 가르칠수록
많이 배울 수 있고, 불안하지 않은 환경일수록
아이들은 배움을 즐거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