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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훈이맘 칼럼 26] 외향적인 엄마의 내향적인 아이 키우기

외향적인 엄마의 내향적인 아이 키우기 & 

내향적인 엄마의 외향적인 아이 키우기








유독 추웠던 긴긴 겨울이 끝나가고 

신학기의 설렘으로 시작한 새 학년도 어느새 1달이 훌쩍 지나갔다. 

지인 중에 학교 선생님들이 좀 있어서, 선생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요즘 아이들의 학교생활 지도가 갈수록 힘들어진다고 말한다. 

주된 이유 중 하나가 학부모들의 교육 수준이 선생님 이상으로 올라가 있고 

대부분 지나치게 적극적이다 보니 학급 내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문제 해결 방법이 극명히 달라진다고 했다. 


우리 부모 세대가 학창 시절을 보낸 80~90년대의 경우는 

소위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극성 엄마들이 한 반에 1~2명 정도에 불과해 

학교 전체로 따져도 그리 많은 수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가정마다 아이가 대부분 1-2명 일 정도로 귀한데다, 

과거에 비해 아이들에게 신경을 더 쓰다 보니 

학교생활에 관한 세세한 부분까지 부모들의 관심이 많아졌고, 

더불어 아이들이 자신들의 분신인양 치열하게 경쟁하다보니 

사사건건 작은 일에도 예민해진다고 한다. 


나의 학창시절을 돌이켜 보면, 나는 타고난 성향이 외향적이고 

남들에게 주목 받고 칭찬받는 걸 당연시 하고,  

어려서부터 은근히 튀는 것을 선호하고 즐기는 편이었다. 

하지만 친정 엄마의 성향은 정반대로 그런 걸 부담스러워하고 싫어하셔서, 

성장하면서 내심 나는 그 점이 늘 아쉬웠었고, 적극적으로 아이들을 

서포터 해주는 부모님들을 둔 친구들이 가끔 부럽기도 했다. 

반면 손아래 여동생은 꽤 내향적인 편이라, 늘 내 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본인 친구보다도 내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 성가실 정도로 항상 따라 다녔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보니 아이들의 성향은 또 달라진다. 

같은 사촌 지간인데도 우리 집 아이들은 나와 달리 내향적인 반면, 

조카의 경우는 너무 외향적이라 여동생이 학부모로 수업 참관을 가거나 

놀이터에 가서도 당황스러운 상황에 마주칠 때가 많다고 가끔 하소연을 한다. 


스스로 소신 있는 교육을 한다고 늘 자부하면서도 

강남이라는 곳에서 평범한 중소기업을 다니는 외벌이 남편의 수입으로 

두 아이를 키우는 건 결코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두 아이들이 졸업한 초등학교의 경우 초등 1~2학년까지는 

모든 아이들이 1주씩 번갈아 가며 임원의 역할을 경험하게 하고 

3학년이 되면 회장, 부회장을 정하는 투표를 했다. 

그 당시는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법'이 시행되기 전이라

사실 아이의 임원 자리보다는, 그 아이를 서포터해야 하는 엄마로서 

임원 엄마의 자리가 부담스러워 리더십 있고 당찬 딸아이의 소망과 상관없이 

나는 학급 선거에 일절 못 나가게 설득 하고 그 해를 조용히 마무리 지었다. 

초등 3학년을 마치면서, 사립 초등학교에서 20년 가까이 교직 생활을 하신 

베테랑 담임선생님이 평소 딸아이를 눈여겨보았는지 

학기말에 우연히 단 둘이서 상담 할 기회가 생겼다. 

그 선생님의 조언 요지는, 아이마다 기질이 있는데 딸아이의 경우 

리더역할을 하게 되면 더욱 빛이 날 학생인데, 

첫 아이를 둔 엄마의 두려움과 앞서가는 노파심으로 

아이의 결정이나 성장을 방해하지 말라는 말씀이셨다. 

7년이 지났지만 그 때 선생님의 진심어린 눈빛과 따뜻한 조언이 

너무나 마음에 남았다.


그 이후로는 담임 선생님 조언대로, 딸아이가 원하는 대로 

나도 한 발짝 물러나 내버려 두었고 아이는 본인의 기질대로 

회장, 부회장 선거에 나가 당선과 탈락을 반복하며 

학급 내에서 임원 역할을 주도적이고 즐겁게 해 나갔다. 


하지만 한 뱃속에서 나온 둘째는 적극적인 누나와 또 달라서, 

상당히 내향적인 성향이 강했고, 남 앞에 나서거나 주목받거나 

튀는 것을 오히려 부담스러워 한다. 

그래서 초등 6년 내내 학급 임원은 고사하고 

동아리 내에서 모듬장을 맡는 것조차도 꺼릴 정도라 

부모 입장에서는 아쉽긴 하지만 부회장 당선 한 번으로 그쳤다. 


대부분 엄마들이 학급 임원자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초등학교까지는 임원 역할이 리더십을 경험하는 자리였다면 

중, 고등학교부터는 이런 활동이 봉사 점수에 포함이 되어서 

실제로 성적에 반영되는 현실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카리스마 강한 3살 터울 누나의 권유와 

가족들의 응원으로 올해 중학교 새내기가 된 아들도 

임원 선거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도전하기로 약속을 했었다. 


며칠 전, 잠자리에 들기 전에 안방으로 슬며시 다가온 아들이 

할 말이 있다며 내 옆에 앉더니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 

깜짝 놀라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새 학기가 시작 되고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서로를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서먹한 상태에서 갑자기 시작되는 학급 선거가 너무 부담스러워서 

아빠와 누나에게는 선거에 나갔지만 떨어진 걸로 거짓말을 하고 

사실 1학기 선거 출마를 하지 않았다는 나름의 양심 고백이었다. 


머릿속이 순간 멍해졌다. 겉으로는 괜찮다고 다독이며, 

솔직히 말해줘서 고맙다고 울먹이는 아이를 꼭 안아주면서도, 

굳이 양심 선언을 한 순수한 중1 아들이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이의 리더십 함양이라는 명목 하에 

아이의 개성이나 기질과 상관없이 '우리가 너무 강하게 푸시를 했나?' 

하는 묘한 고민과 복잡 미묘한 감정이 올라왔다. 


몇 해 전 입시관련 강의를 듣다가 리더십에 대한 내용을 듣게 되었는데 

우리 부모 세대가 생각하는 리더십은 단지 각 반의 회장, 부회장, 

전교 임원이 되어서 생활기록부에서 인정하고 기록하는 것인데, 

사실 그것보다는, 아이들의 모둠 활동 내에서 피치 못할 갈등이 생겼을 때 

타인과 내 의견을 조정하고 조율하는 역할에서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리더십을 관찰하고 평가한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모든 사람이 다 리더가 될 수는 없다. 

각자의 성향과 기질에 따라 리더 역할을 충분히 잘 해내고 즐길 수도 있지만 

어떤 조직이 제대로 잘 나아가기 위해서는 리더만큼이나 

서포터로서 성숙한 팔로우십을 지닌 사람들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부모는 아이를 키우면서 인생을 다시 한 번 살게 되는 선물을 받게 된다. 

나도 내향적인 작은 아이가 아니었으면 좀 더 신중한 기질을 지닌 사람들의 

이런 깊은 속내를 결코 알지 못했을 것이다. 

진정한 사랑은 그 사람의 원형과 기질 그대로 

이 세상을 마음껏 살아가게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우리 부모들이 얼마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우리 아이들을 억압하고 강요하고 있는지 가끔 살펴 볼 일이다.








글을 쓴 이소영 선생님(닉네임 연이훈이맘)은 

푸름이닷컴 14년차 회원으로 고1, 중1 남매를 둔 엄마입니다.

강남 학부모 아카테미, 미술심리상담 부모교육, 서울가족학교 청소년 부모교실,

학부모 독서교육전문가 과정, 강남교육지원청 스토리텔링 영어과정 등을 수료했고, 

전시장에서 통역 활동과 교육 매거진 <엔써>의 학부모 기자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진로코치위원과 서울시 청소년 미디어센터 

유스내비 멘토맘 및 강사과정을 수료하고 강남구 지역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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