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 시리즈

 이제 여러분 차례입니다.

 시간이 주어졌을 때 한 걸음 나아가세요.

 앞을 보세요. 뒤돌아보지 말고, 위를 보세요.

 밑을 내려다보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세요. 

 당신 자신과 가족을 돌보세요.

 그리고 지치고 주눅들고 기분 나쁜 일이 있을 때는

 여러분이 이미 건너온 다리와 올라온 산을 생각하세요.

 여러분이 염원하는 것을 다른 사람들이 정하게 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직접 정립하고, 성취하려고 노력하세요.

 크고 작은 방법으로 이 세상을 바꾸려고 해보세요.

- 셜리 앤 잭슨의 워신텅 DC 대학교 졸업식 연설 중

청소년들을 위한 과학도서, 거침없이 도전한 여성 과학자 

시리즈 중 흑인 여성 물리학자 셜리 앤 잭슨의 이야기입니다.

셜리 앤 잭슨은 인종차별이 존재하던 시기 

워싱턴 DC에서 살았던 흑인 여성입니다.

어린시절 벌을 좋아해서 벌을 잡아 관찰을 했는데요,

마요네즈병에 잡아둔 벌이 병에 부딪치며 탈출을 시도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 뚜겅을 열어두어도 

바로 도망가지 않는 것을 보며 이 교훈이 

사람 사는 세상에도 적용된다는 걸 알았습니다.

사람도 자기가 처한 공간과 제한된 가능성에 적응한다는 것이죠.

이 글은 그 제한을 극복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셜리는 집 바로 옆에 바너드 공립초등학교가 있음에도

몇 킬로미터가 떨어진 파크뷰 흑인 초등학교에 다녔습니다.

스쿨버스도 없어서 동네 주민의 승용차를 함께 타며 학교를 

다녔죠. 한 아버지가 아이들을 태우고 학교에 데려다 주면,

다른 아버지가 저녁에 데리러 오는 식으로 등교를 시켰습니다.

차별에 찌든 삶에서도 불평 대신 극복을 택했습니다.

셜리의 아버지는 셜리에게 자주 이런 말을 해주었답니다. 

 "별을 목표로 삼거라.

 그래야 나무 꼭대기에 닿을 수 있단다.

 최소한 땅은 벗어날 수 있단다."

셜리의 부모는 아이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교육 활동을 장려했습니다.

 엄마는 문학을 사랑했고, 매일밤 책을 읽어주었다.

 셜리가 좋아하는 책 중 하나는 벤저민 베네커의 자서전.

 1731년에 태어난 벤저민 베네커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노예의 아들이자, 독학으로 시계공, 천문학자, 수학자가 되었다.

 셜리는 편견이 팽배한 시대인데도 자신의 역량을 펼친 

 베네커라는 인물에 감명을 받았다.

 (20쪽)

셜리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 미국은 큰 변화를 겪게 됩니다.

1954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인종차별이 법에 위반된다는 

판결을 내린 것과 1957년 소련이 스푸트니크 1호를 

우주에 날려 보낸 사건입니다.

미국은 이 때부터 소련과 우주 경쟁을 시작하며 학교에서 

과학과 수학을 집중적으로 가르쳤고, 인종과 상관 없이 

우수한 학생을 선별하는 작업을 시작합니다.

셜리 앤 젝슨에게도 백인들과 같이 교육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입니다.

수학에 재능을 보였던 셜리에게는 이 사건이 큰 전환점이 되었고,

MIT 공대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됩니다.

비록 시대는 바뀌고 있다 해도 인종차별과 성차별이 남아 있던 

시기에 딸을 다른 도시에 혼자 보내는 것이 불안했던 엄마는 

반대를 했지만 셜리의 한마디에 인정을 하고 맙니다.

"정말 제가 원하는 거예요. 그리고 이건 내 삶이에요."

MIT 1000명의 신입생 중 아프리카계 여성은 단 두 명,

아무도 그녀에게 말을 걸지 않았고, 스터디 그룹에서도 

왕따를 당했으나, 셜리는 친구들을 도와주면 있는 그대로 

좋아하게 될거라며 열심히 공부하고, 친구들을 돕고, 

자원봉사를 하며 먼저 다가갔습니다.

교수조차 "유색인종 여성은 장사나 배워야 한다니까." 했던 시기,

프렌치 교수의 물리학 수업을 듣고 물리학을 전공하게 됩니다.

셜리는 힘들 때마다 아버지가 해준 말을 되새기며 

대학생활을 버팁니다.

 "다른 사람을 통제하려 들지 말거라.

 이 세상도 네 마음대로 조종할 수 있는 게 아니란다.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돼 있어. 다만 최선을 다할 수 있지.

 확실한 건 너의 최대 영향력은

 네가 어떻게 자신을 통제하는지에 달려 있다는 거야."

셜리는 MIT 대학원에 진학, 1년 반만에 박사과정을 통과합니다.

대학원 마지막 2년 동안은 캠퍼스 밖에 있는 2층 건물의 

아파트에 살았는데, 그곳을 수많은 책과 자료로 가득 채웠습니다.

돈만 생기면 전공관련 책을 사들였고, 기출문제지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흑인이라 스터디에 참석하지 못하는 후배들을 위해

자신의 집을 공부방으로 개방을 합니다.

셜리는 MIT에서 최초로 박사학위를 받은 흑인 여성이 됩니다.

대학원 졸업 후 시카고에 있는 페르미 연구소에서 일하게 됩니다.

아원자 단위의 중성미자를 연구하는 입자가속기가 있는 연구소입니다.

박사 후 과정은 포드 재단의 지원으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CERN 입자물리연구소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보내게 됩니다.

CERN은 세계에서 가장 큰 입자검출기가 있는 곳이라

다양한 나라와 인종이 모여 있는 곳입니다.

CERN에서 연구하던 1974년, 새뮤얼 팅교수와 릭터가

새로운 입자(맵시 쿼크와 반 맵시 쿼크)를 발견해 

노벨상을 받는 일도 경험합니다. 

다시 페르미로 돌아 온 후, 이후 벨 연구소로 자리를 옮겼다가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미국내 110개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책임지는 NRC(원자력규제위원회) 위원장이 됩니다.

임기를 마칠 때쯤 과학기술분야 연구중심대학인 

렌셀러 풀리테크닉 대학교(RIP) 총장으로 선출되어 

지금까지 재직중입니다.

셜리는 성차별과 인종차별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흑인 최초 MIT 박사, 흑인 최초 정부기관 책임자,

흑인 최초 & 여성 최초 여성대학 총장이라는 

타이틀을 지닌 인물입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청소년 중에서도 

청소녀에게 아주 유익합니다(읽기만 한다면...).

읽기도 쉽고, 각 분야에 대한 유익한 정보도 들어있습니다.

가령 입자가속기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전자현미경으로도 보이지 않는 아원자 단위의 중성미자들을

어떻게 검출하는지 등등 입자가속기에 대해 궁금했던 내용을

사진으로 보여주며 궁금증을 해결해 줍니다.

(읽게 된 계기가 입자가속기에 대한 설명이 있어서...

점심시간에 밥 대신 한 시간만에 다 읽었습니다. 

그만큼 술술 읽히는 책. 본문만 175쪽)

10권의 시리즈로, 모여 있는 사진이 없어 

책 뒷날개를 스마트폰으로 찍었습니다.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번역을 했습니다.

<로봇의 세계>, <유전자 사냥꾼>, <기후를 예측하다>,
<목성 너머>, <우주에서 온 암석>, <마운틴고릴라>, 

<뼈탐정>, <자연의 기계>, <사람을 연구하는 사람> 

그리고 지금 이 책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힘>의 원 제목은 "Strong Force"

세상을 바꾼 셜리의 강한 의지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자연계에 존재하는 네 가지 힘인 중력, 전자기력, 

강력, 약력 중 강력(양성자와 중성자를 묶는 핵력)을 

의미하기도 하는 듯 합니다.

"Strong Force"라는 제목이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