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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훈이맘 칼럼 19] 아들 키우는 부모 vs 딸 키우는 부모

아들 키우는 부모 vs 딸 키우는 부모









육아를 하다 보면 참으로 다양한 아들 맘, 딸 맘을 만나게 된다. 

본인 성향에 따라 딸을 키우는 게 훨씬 재밌고 행복다는 엄마도 있고, 

아들을 선호하는 엄마들도 자주 볼 수 있다. 

아이의 성별을 부모가 선택을 할 수 있다면 모를까, 

생명은 하늘에서 주어지는 운명이기에 아들, 딸 성별에 상관없이 

저 주어진 대로 개개인의 결을 잘 살려 제대로 잘 키우는 게 

부모의 소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어른들은 흔히 첫 딸을 가리켜 살림밑천이라고 말한다. 

사실 첫 아이를 낳기 전까지 이 말의 뜻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딸을 키우다보니 조금씩 그렇게 표현한 이유가 이해가 됐다. 

집안의 살림과 교육을 엄마들이 전적으로 담당하는 한국 현실에서 

첫 딸은 가정의 제2 조력자로서 본인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기도 하고, 

심리적으로도 엄마에게 많은 위안을 주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동성이다 보니 커가면서도 자연스레 친구나 자매처럼 

서로 다정한 사랑 표현을 주고받게 되는 곤곤한 인간관계가 되기도 한다. 

요즘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과거에 비해 무척 빨라서 

10대만 되어도 인터넷이나 다양한 미디어의 자극 등으로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대해 자연스레 꿰뚫게 되면서 

일상의 크고 작은 일도 가끔 서로 의논 할 수 있을 정도로 든든한 경우가 많다. 


딸은 성향이 얌전해서 정말 손 갈 일이 없이 자랐다. 

아파트에 거주할 때 이사 가는 전날까지 옆집에서 

우리 집에 아이가 있는지 없는지 몰랐다고 할 정도였다. 

아들은 워낙 키우기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던지라 

둘째 아들이 태어났을 때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이었지만, 

막상 낳고 키우다 보니 아들의 양육 과정도 고되지 않았다. 


어린시절 성장하는 동안 남자 형제들 사이에서 질풍노도의 

성장 과정을 자주 봐서인지, 나의 성향 자체가 센 오빠 밑에서 자라

중성적인 면이 강해서인지 모르지만, 아들이 어떤 사고를 쳐도 

다른 엄마들처럼 일희일비 하거나 닦달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 걸음 떨어져 여유롭게 바라보며 

이성이라는 이유로 부딪히는 경우가 거의 없는 편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주변으로부터 눈치도 빠르고 야무지고 똘똘하다는 

평을 자주 들었던 딸아이의 경우 의좋은 모녀로 함께 잘 지내다가도 

가끔 사소한 일로 투덕거리는 경우가 클수록 잦아졌다. 

늘 그 부분이 짐짓 고민이었는데, 훗날 육아서를 통해, 강연을 통해 

뒤늦게 알게 된 것이 친밀한 동성 관계일수록 

건강한 거리두기가 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나 역시,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딸아이를 독립된 인격체로서 대하기보다는 

무의식적으로 나 자신과 동일시하게 되었던 것 같다. 


벌써 몇 해 전인 초등 4학년 때쯤, 

매번 나랑 너무 다른 성향을 보이는 딸아이의 특성이 

행여 단점으로 굳어질까 하는 우려에서 폭풍 잔소리를 퍼붓던 어느 날, 

도대체 이해가 안 된다고 내 분에 못 이겨 마구 소리 지르던 날, 

담담한 모습으로 내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한 딸아이의 말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엄마, 나는 엄마의 소중한 딸이지만 엄마의 복제인간은 아니에요. 

 엄마는 글이 편하지만 저는 그림으로 의사 표현하는 것이 훨씬 편하고요, 

 엄마는 의사결정이 빠르고 급하지만, 저는 신중한 편이라서 

 의견을 물어보거나 제게 선택권을 줄 때 그 자리에서 바로 대답을 

 재촉하지 마시고 생각할 시간을 주고 잠시 기다려 주세요." 


순간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내 경우 아들은 이성이다 보니 오히려 자연스레 거리 두기를 하며, 

간혹 실수를 해도 남자 아이라 그런가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웃고 넘기게 되는데, 딸아이의 경우 나도 모르게 

어린 시절의 내 생각, 그 지점의 상처를 투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래서 아이들이 진실로 어른의 스승인가 보다하고 매번 깨닫게 된다. 

그 일 이후, 개성이 강한 우리 모녀는 서로의 취향과 성향을 존중하게 되었고, 

예전에 비해 서로 부딪히는 일이 훨씬 줄어들게 되었다. 


며칠 전 신문기사를 보니 오빠 밑에서 성장한 여자 아이들이 

통계적으로 머리 회전이 빠르고, 더 적극적인 사고방식을 

지니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마도 성장하는 과정에서 

오빠의 영향으로 남자로서의 관점을 함께 배우기 때문인 것 같다. 

또한 누나 밑에서 성장한 남자 아이들은 좀 더 다정하고 

여성의 심리파악도 빨라 이상적인 배우자감이 되는 경우가 

통계적으로 많다고 하는 재미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집안에 아이가 두 명만 있을 경우 형제라면 대게 

둘째가 다정다감하고 섬세한 딸 노릇을 하게 되고 

자매라면 둘째가 씩씩하고 개성 강한 아들 노릇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각자 성별에 따른 Birth Role도 참 재미있는 것 같다. 


사람들은 흔히 본인에게 없는 것을 갈망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현대를 살아가는 남자, 여자는 

타고난 성 그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기존의 전통적인 성역할에 고착화 되어있기보다는 

성별 고유의 특성과 장점을 잘 개발해서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대처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21세기 세계 시민이 될 우리 딸들은 좀 더 씩씩하고 두려움 없이 

주체적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강한 리더의 모습을, 

아들은 필요에 따라 주위의 눈치를 살피지 않고 용기 낼 수 있고, 

때론 눈물도 흘릴 줄 아는 가슴 따뜻한 리더로 자라난다면 

우리 사회가 보다 성숙하고 다양성이 존중 받는 멋진 공동체로 나아갈 것이다.








글을 쓴 이소영 선생님(닉네임 연이훈이맘)은 

푸름이닷컴 13년차 회원으로 중 3학, 초 6 남매를 둔 엄마입니다.

강남 학부모 아카테미, 미술심리상담 부모교육, 서울가족학교 청소년 부모교실,

학부모 독서교육전문가 과정, 강남교육지원청 스토리텔링 영어과정 등을 수료했고, 

전시장에서 통역 활동과 교육 매거진 <엔써>의 학부모 기자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진로코치위원과 서울시 청소년 미디어센터 

유스내비 강남구 지역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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