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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훈이맘 칼럼 18] 책 속의 지식이...(2)

[연이훈이맘 칼럼 18]

책 속의 지식이 

가슴으로 전달되는 방법은 여행이다(2)









결혼 전부터 참 많이 돌아다닌 것 같다. 

나의 첫 해외여행은 친정 식구들과 처음 떠난 여행인 사이판이었다. 

벌써 23여 년 전인데 태평양 푸른 바다 물결에 이국적인 섬이자 

단순한 휴양지라고 여겼던 괌과 사이판이 막상 가보니 2차 세계대전의 

상흔과 상처를 지닌 역사적인 장소라서 살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들은 여름에는 서늘한 곳으로, 

겨울에는 따뜻한 열대지역을 다니며 계절의 변화를 만끽한다는데, 

가족과 함께 한 나의 첫 해외 여행은 사전 지식이 전혀 없어 

40도에 이르는 한 여름의 사이판 태양으로 화끈거리는 피부를 달래느라 

오이와 감자 마사지로 한동안 고생했던 웃지 못할 추억이 있다.


그렇게 시작된 해외 여행은 대학시절 교환 학생으로 다시 이어졌다. 

순진한 경상도 아가씨에게 미국 중서부의 전형적인 시골 모습을 보여주는

네브래스카 주 대학의 짧은 어학연수는 단기 유학의 갈망으로 이어져

결국 캐나다 밴쿠버 유학을 거쳐, 운이 좋게도 교환 학생으로 

일본 오사카대학까지 다니게 되었다. 

졸업 후에도 해외 출장 기회가 많은 직장에 들어가서 

홍콩 현지 바이어 미팅, 싱가포르 전자제품 엑스포, 호주 골드코스트와 

시드니 등 다양한 출장 겸 여행을 했던 추억이 있다. 


부모가 되어 두 아이에게도 다양한 해외 경험을 접해주고 싶었는데, 

정작 보수적인 시댁은 안전과 경비 등의 이유를 대며

해외여행을 낭비라며 탐탁지 않게 여겨서 많은 갈등도 있었다. 

시어른 눈치 때문에 흔한 어학연수조차 못 보내고 있다가 

아이들이 초등 입학을 한 이후 주말을 이용해 아시아 3국을 둘러보았다.

가족 배낭여행으로 중국(베이징과 상하이), 일본(도쿄와 오사카),  

홍콩과 마카오를 다녀온 것이다. 


결혼 전의 배낭여행은 피치 못할 고생을 하더라도 나 하나로 끝났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가족이 다 같이 떠나는 여행은 또 다른 얘기였다. 

아시아 지역의 경우 영어로 자유롭게 통하지 않는 곳이 많아서 

남편이 독학으로 공부한 약간의 일본어 실력과 방문 학습지로 1년 가까이 

배운 나의 기초 중국어 실력을 믿고 용감하게 떠났다. 

출발 전부터 행여 국제 미아가 될까 블로그에서 해당 지역 여행기를 섭렵하고 

여행서적을 통해서 스케줄을 짜기는 했지만 막상 현지에 가서 

펼쳐지는 상황은 우리의 예상과는 늘 빗나가는 경우가 많다. 

만리장성은 하필 우리가 여행간 시기에 케이블카가 고장이 나서 

아쉬운 마음에 수많은 계단을 힘겹게 기어 올라가다시피 하다가 

결국 지쳐서 중간에 포기를 했다. 

일본을 간 김에 아이들에게 보여주려고 나선 도쿄대는 

갑자기 폭우가 내려서 4 식구가 우비를 입은 채로 흠뻑 젖어서 

대학 구내식당에 가서 간신히 식사를 해결하고 

학생회관 기념품 샵에서 젖은 운동화 대신 기숙사용 슬리퍼를 사서 신고 

발이 퉁퉁 부은 채로 호텔로 돌아왔던 웃지 못 할 추억이 있다. 

베란다에 널브러진 그 슬리퍼를 볼 때마다 우리 가족은 웃음 짓곤 한다. 


다행히 세 나라 모두 대중교통과 지하철이 잘 발달되어 있어서 

가족 배낭여행을 다니기에 별 무리는 없었다. 

재미난 점은 중국은 인구가 많고 소수 민족의 테러가 자주 발생하다 보니 

안전을 위해 지하철 입구마다 공항 검색대 같은 곳이 설치되어 있어 

지하철을 타러 가도 가방 검사와 몸 검사를 한다는 것이다. 

홍콩의 경우 아시아 금융, 상업의 중심지답게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 속도가 

우리나라의 3-4배가 될 정도로 빨라서 도미노처럼 단체로 

뒤로 넘어질 뻔한 아찔한 추억도 있다. 이왕 간 김에 마카오까지 

둘러보려는 욕심으로 마카오 공항에서 급행 페리를 타고 홍콩 섬으로 가는 

코스로 잡았는데, 하필 여행을 간 4월이 물안개가 짙게 끼는 달이라 

마카오를 코앞에 두고 홍콩으로 비행기가 회항하는 바람에 

8시간 만에 마카오에 도착해서 기진맥진한 나머지 

일정을 취소하고 호텔에서 하루 종일 쉰 추억도 있다. 


상당수가 해외여행의 경비를 많이 걱정을 하는데, 

최근 신문지상에서도 자주 보도되 듯 과거에 비해 저가 항공도 많아졌고, 

우리나라의 물가가 비싸다보니 4인 가족이 서울, 부산, 제주도 등 

국내 주요 도시를 여행할 때 경비랑 가까운 곳의 해외여행은 

사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우리 가족의 경우 비싼 입장료를 내야 하는 도쿄 타워 대신 

도쿄 도청 꼭대기에 올라가서 야경을 무료로 감상했고, 

거리를 걷다 우연히 NHK 방송국 앞의 방청객을 통해 방송국 7층의 

소품실을 무료로 구경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국내 방송국도 제대로 구경할 수 없는데, 

미디어와 관련된 직업을 꿈꾸는 큰 아이에게는 소품실에서 

영상제작과 음향 제작 효과를 직접 체험 해 본 경험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다.


찾아보면 시간과 돈을 절약할 수 있는 정보는 많이 있다. 

경제적인 이유로 해외여행을 떠나보지 못한 가족이 있다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다닐 때 1~2차례의 해외 여행을 계획해 보길 권한다. 

해외여행의 팁이 있다면, 여행 장소를 선택할 때 단순히 즐기고 노는 

동남아의 휴양지보다는 되도록 선진국의 도시로 떠나서 우리 주변 나라의 

생활상을 꼼꼼히 살펴보는 실질적인 체험 여행을 권하고 싶다. 


그저께 신문을 보니 <책 먹는 여우>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내한했다고 한다. 

그녀의 가족 또한 최근 5년 사이 즉흥 여행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계획 없이 떠나는 여행의 경우 가족끼리 더 의존하게 되고 

숙소를 정하는 문제부터 불확실한 상황에서 끊임없이 소통하게 되며

서로간의 신뢰가 더욱 돈독해 졌다고 한다. 

아이 눈에는 나름 완벽해 보이는 부모라고 해도 여행 중에 갑자기 

맞닥뜨린 상황에서 실수하거나 당황스런 모습을 보면서 

가족 구성원 모두를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인터뷰가 와 닿았다. 


바쁜 일상에서 해외여행을 자주 가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다. 

하지만 다녀오고 난 뒤에 다시 일상으로 돌아 곰곰이 생각해보면 

가장 가치 있게 돈을 쓴 곳은 역시 여행이었다. 

나의 버킷 리스트 중에 하나가 우리 가족 모두 세계 일주를 하는 것이다. 

한 번에 가기 힘들다면 유럽 배낭여행, 미국 대륙 횡단, 동남아 등등 

끊어서 다니면서 문 밖에 있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간절히 꿈을 꾸고 있기에 

조금씩 이루어지리라 꼭 믿어본다.






글을 쓴 이소영 선생님(닉네임 연이훈이맘)은 

푸름이닷컴 13년차 회원으로 중 3학, 초 6 남매를 둔 엄마입니다.

강남 학부모 아카테미, 미술심리상담 부모교육, 서울가족학교 청소년 부모교실,

학부모 독서교육전문가 과정, 강남교육지원청 스토리텔링 영어과정 등을 수료했고, 

전시장에서 통역 활동과 교육 매거진 <엔써>의 학부모 기자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 교육청 진로코치위원과 서울시 청소년 미디어센터 

유스내비 강남구 지역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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