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꽃 책놀이 칼럼 1]
도깨비로 몰입을!
우리나라 동화책에는 옛날이야기부터 '도깨비'가 단골로 나옵니다.
도깨비방망이로 "금 나와라 뚝딱! 은 나와라 뚝딱!" 하는 마법이
신비롭고 동화적이어서 그런 건지,
괴상하게 생긴 존재에 대한 호기심에서인지
'도깨비'라는 가치는 동화책에서 떼려야 뗄 수 없을 정도지요.
이 책 <도깨비를 빨아버린 우리 엄마>에는
모든 것을 빨아버리는 억척스러운 엄마가 등장하는데,
엄마가 나무숲에 줄을 매달고 그 줄에 빨래를 포함한
온갖 집안 물건들을 전부 걸어 말리는 명장면이 나옵니다.
이 책 만으로도 이야기거리가 풍부하고 숨은 그림 찾기도 할 수 있는데,
신문지와 호일만 가지고도 도깨비방망이를 뚝딱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방망이의 두꺼운 부분은 신문지를 한 개 더 넣어보세요.
손잡이 부분은 고무줄로 한번만 묶어주시면 좋습니다.
▶ 아이들의 심리
어른이든 아이든 답답할 때는 무언가로 풀고 싶어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욕구가 강한 발달시기이기 때문에
욕구가 채워지지 않을 때 특히 답답함을 느끼는데,
이럴 때 엄마가 사실 모든 욕구를 채워줄 수는 없으니
도깨비방망이로 신나게 두드리는 놀이로
답답한 가슴을 탁 트이게 할 수도 있답니다.
아이들은 이 놀이를 통해 신명나게 팡팡 두드릴 수도 있고,
또 엄마와 도깨비놀이를 하면서 정서지능을 높일 수도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도깨비 방망이로 신비의 마법을 걸어볼까요?
▶ 게임
"이안아~ 우리 도깨비 방망이 만들어서 요술 부려볼까?
네가 도깨비가 되어서 방망이로 명령하면
엄마가 부하가 되어서 그걸 짠~하고 갖다주는 놀이야."
"이안이 모자 나와라, 뚝딱!"
"예! 여기 있습니다. 엄마도깨비님!"
"엄마 신발 나와라, 뚝딱!"
"예! 여기 있습니다 이안도깨비님!"
"젓가락 나와라, 뚝딱!”
"예! 여기 있습니다요~ 이쁜 공주 도깨비님!"
"수아 기저귀 나와라, 뚝딱!"
"예! 귀여운 동생 기저귀네요. 여기 있습니다. 멋진 도깨비님!"
대화를 이어가는 건 엄마의 몫이 절반이에요.
엄마가 환한 표정으로 놀이에 '기꺼이' 반응해 준다면,
아이는 놀이뿐만 아니라 도깨비와 관련된 모든 것에
몰입을 할 가능성이 많아진답니다.
한 번의 좋았던 경험은 아이가 반드시 기억하게 되거든요.
긍정의 경험이 반복되면 자존감과 바로 연결이 됩니다.
잘 놀아주기만 해도 아이의 자존감은 자꾸 올라간답니다.
▶ 연계도서들
도깨비가 나오는 동화책을 바로바로 연결해주어
도깨비에 대한 흥미를 잘 채워주세요.
도깨비만큼은 척척박사가 될지도 모른답니다.
▶ 몰입에 대한 Tip
아이가 어릴 적에 몰입할 수 있는 양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아이가 일상 환경에서 '좋아하는 것'이 생기면
그 쪽으로 환경을 듬뿍 주어 확장해 나가는 경우에요.
예를 들어 공룡이나 자동차, 공주를 좋아하면
그와 관련된 책도 읽어주고 그와 관련된 장난감도
모을 수 있도록 해주고 옷도 입을 수 있게 해주고, 박물관도
함께 가면서 좋아하는 것에 깊이 몰입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죠.
이렇게 몰입하다 보면 가지가 쭉쭉 뻗어나가다가
'확장'이라는 것을 하게 됩니다.
또 하나는 이것도 좋아하고 저것도 좋아하도록
자연스럽게 다양한 환경과 경험을 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에 몰입하는 것이 좋다고,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확장해 간다고 하니 내 아이가 특별히 몰입하는 것이 없으면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볼게요.
공주를 좋아하는 것도, 공룡이나 자동차를 좋아하는 것도
책으로든 실제로든 만날 기회와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즉, 태어나면서 자동차나 공룡이나 공주를
좋아하게 태어나는 아이는 없다는 말이에요.
그러니 아이가 무언가에 몰입하지 않는다고 걱정할 것이 아니라,
도깨비 책을 재미있게 읽어주고 책으로 놀다보면 도깨비를 좋아할 것이고,
비오는 날 우산 쓰는 그림책을 재미있게 읽어주고 책놀이를 해 주면
우산에 몰입하게 될 수도 있답니다.
그래서 어릴 적에는 다양한 그림책과 책놀이를 통해 아이가 그저
재미있고 즐겁게 놀 수 있는 환경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거지요.
또 혹시 아나요. 도깨비가 좋아지면
한국의 민속으로 확장되었다가 세계의 문화로 확장되어
전세계를 누비고 다니는 멋진 여행가가 될지요. ^^
열 살 이전에 엄마가 꼭 알고 계셔야 할 키워드는 딱 세 개랍니다.
'흥미', '재미', '놀이' 에요. (다 비슷한 말이지요?)
엄마가 아이의 몰입을 위해 방향을 혹은 큰 그림을 그려놓고
끌고 가는 것도 이 세 가지의 키워드에 어긋날 수 있으니
'아이의 눈빛을 보라'는 말을 늘 염두해 두시면서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지를 살핀다면
"엄마는 이렇게 노력을 하는데 왜 몰입을 안 할까" 걱정하는 일은 없을 거에요.
또 이 세 가지 키워드로 영어도 수학도 한글도 자유롭게
환경을 준다면 아이는 공부와 놀이의 경계를 전혀 느끼지 않는,
공부와 놀이의 경계를 마음껏 넘나드는
본래의 무한계아이로 쭉쭉 성장할 겁니다.
그러니 그림책과 책놀이는 정말 좋은 육아법이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