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도 소리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로버타 미치닉 골린코프,캐시 허시-파섹 공저 | 교양인
이 글은 <아이는 어떻게 말을 배울까>라는 책을 읽으며,
메모해 두었는데, 그 메모를 바탕으로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
임신 6개월이면 태아는 소리에 반응합니다
하이드로폰이라는 방수 마이크를 자궁 속에 넣어
태아가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는지에 대해 실험을 했는데요,
주로 엄마의 몸에서 혈액이 흐르는 소리, 엄마의 심장이
뛰는 소리가 들렸구요, (수영을 하며 물 속에서 소리를
들어보셨으면 알겠지만, 물속에서는 소리의 전달이
잘 이루어집니다. 주로 저주파로 들리죠....)
몸을 타고 울리는 엄마의 목소리는 아주 잘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엄마가 하는 말 외에 큰 음악소리, 사이렌소리, 천둥소리처럼
큰 소리는 태아가 잘 들을 수 있습니다.
태아는 소리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태아는 자주 듣던 소리와 새로운 소리를 구분합니다.
새로운 소리가 들리면 심박수가 달라지며 소리에 집중하죠.
'바비'와 '비바'처럼 앞 뒤를 바꾼 단어를 구분할 수 있을까요?
스피커를 통해 '바비'라는 말을 계속 들려주었습니다.
태아는 반응을 보이며 소리에 집중했다가 똑같은 소리가
계속 반복되자 다시 심박수가 내려가며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바비'라는 소리를 들려주어도 긴장하며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새로운 소리인 '비바'를 들려주면?
아이는 다시 소리에 집중합니다.
두 소리의 차이를 구분하는 것입니다.
아이는 이처럼 주변에서 들리는 언어를
분석하는 능력을 갖추고 세상에 나옵니다.
음악을 구분할 수 있을까?
29주~37주 된 태아와 신생아들에게 인기 TV쇼
주제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태아와 신생아 모두
익숙한 음악과 생소한 음악을 구분했습니다.
(서로 다른 반응을 보임) 하드록을 들려 줄 때와
차이코프스키를 들려줄 때 심박수가 달라졌죠.
태아에게 책을 읽어주면?
33주~37주된 태아에게 매일 짧은 동시를 읽어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한 번도 듣지 못한 새로운 동시를 들려주었죠. 결과는?
익숙한 동시를 읽어줄 때와
새로운 동시를 읽어줄 때 심박수가 달라졌습니다.
태아는 익숙한 동시와 낮선 동시를 명확히 구분합니다.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
이번에는 신생아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는데요,
신생아는 빨기 반사로 실험을 합니다.
예를들어 아이가 (고무 젖꼭지를) 빨리 빤다는 건
"어, 새롭네!" 하는 뜻이고,
천천히 빤다는 건 "점점 지루해지네" 라는 뜻입니다.
생후 1개월된 아기를 눕혀놓고 모니터와 연결된 고무 젖꼭지를 줍니다.
스피커에서 파(pa), 파, 파... 소리가 나오면 주의 깊게 듣고
젖꼭지를 열심히 빨다가 충분히 들으면 빠는 속도가 느려집니다.
그러다가 스피커에서 바(ba), 바, 바.... 소리를 내면,
다시 젖꼭지를 열심히 빨았습니다.
두 소리의 차이를 구분한다는 뜻입니다.
얼굴을 알아보는 실험
또 다른 실험은 사람의 표정을 알아보는 실험인데요,
태어난지 9분 된 아기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분만실에서 의료진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어
아직 사람의 얼굴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아이들입니다.
펜으로 사람의 얼굴을 그린 그림을 보여주었는데,
제대로 된 얼굴을 그린 그림과 눈이 아래에 있고
코가 이마에 붙어 있는 얼굴 그림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모두 똑같은 흑백 그림에 농도도 비율도 똑같고,
똑같은 캐릭터의 얼굴에 코와 눈의 배치만 다르게 한 그림입니다.
태어난지 9분 된 아기도 제대로 그려진 사람 얼굴을 더 좋아했습니다.
시간이 더 지나서 실험을 해도 마찬가지였고요.
그리고 아기들은 다른 여자보다 엄마의 얼굴을 더 좋아했습니다.
출생 후 12~36시간이 된 아기들은
엄마의 얼굴을 볼 때 젖꼭지를 더 오래 빨았습니다.
이렇게 정보를 습득하는 능력은
우리 유전자에 새겨진 타고난 능력이라고 합니다.
엄마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아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아기는 모든 정보를 조합해 엄마를 구분하는 걸 배웁니다.
태어난지 12시간 안에 배우게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
결국 아기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엄마의 말투와 표정을 읽는데 전문가가 됩니다.
말로는 "괜찮아" 해도 엄마의 표정이 안 좋으면 귀신처럼 파악하죠.
그것이 아이들의 생존 본능입니다.
또한 아이들은 탁월한 패턴 탐구자입니다.
소리가 바뀌거나 소리의 패턴이 바뀌면 귀신처럼 파악합니다.
언어에 대한 기본 감각도 가지고 태어납니다.
아기들은 자궁 안에서 엄마가 내는 소리(언어), 음악 등을 들으며,
태어나는 순간부터 언어를 이해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엄마가 말하는 모국어를 듣고 언어를 구분할 수 있고,
태어난지 이틀 된 아기가 모국어와 외국어를 구분합니다.
소리의 차이를 구분하고, 언어의 리듬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모든 감각을 동원해 자신을 지켜 줄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낼 수 있습니다.
태아가 소리를 구분한다고 해서
많이 들려줄 수록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지나치게 많은 자극은 아이가 반응을 안하고 외부 세계와
담을 쌓게 됩니다. 참 애매한 말이지만, 적절한 자극,
조용함과 풍부함이 어울어진 자극이 중요합니다.
푸름아빠가 태교에 대해 논할 때 늘 세 가지를 이야기하시죠.
존재를 환영해 주는 것, 태담을 들려주는 것과 엄마의 기분이 좋은 것...
역시 그 세 가지가 제일 중요하네요.
태어나서 엄마와 상호작용을 많이 할수록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는데요,
아이가 옹알이를 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눈맞춤이라고 합니다.
또 대부분의 아이들은 리듬에 반응을 하기에
(먼저 리듬을 구분 → 다음에 소리를 구분)
엄마의 목소리로 노래를 자주 들려주는 것도,
적절하게 외국어를 들려주는 것(마더구스처럼)도
아이의 언어 발달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언어의 발달은 태교(태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
아기가 자신의 귀를 세게 잡아당기거나
콧물을 계속 흘리면 중이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