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충을 "분류"와 "생태"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곤충이 어떻게 지구라는 환경에 적응하면서 지금의 모습에
이르렀는지, 진화적 근거를 찾아가며 서술하고 있지요.
과학은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합니다.
결과는 때로 뒤집히기도 하지만, 기존의 설명보다
더 나은 설명을 만들어낸 과정의 가치는 바뀌지 않습니다.
과정을 잘 다룬 책이 의문을 가지고 탐구하도록 유도하면서,
매니아 혹은 전문가들을 길러내지요.
그렇다고 어려운 내용도 없습니다.
본문을 들여다 봅시다.
집을 지을 때 여러 기둥을 떠받쳐 주는
가장 굵고 튼튼한 대표 기둥인 대들보가 있듯이,
살 속에 뼈대가 있는 동물에게는 척추라는 중심 뼈가 있어.
우리의 등줄기를 이루는 뼈나 생선을 발랐을 때 보이는,
몸통 한가운데를 길쭉하게 가로지르는 굵은 뼈가 바로 척추야.
뼈가 있는 동물 중에서 이처럼 척추가 있는 동물을
"척추동물"이라고 불러.
그런데, 게, 가재, 새우, 곤충 같은 동물은 이것과 정 반대야.
살이 안쪽에 있고 그 바깥쪽을 뼈가 감싸는 구조지.
이런 특이한 구조를 "외골격"이라고 해.
온몸을 뼈가 균일하게 덮고 있으니
이들에게는 중심 뼈대라 할만한 척추가 없지.
그래서 뼈가 있는 동물 중에서 이런 동물을
"무척추동물"이라고 불러.
뼈가 살을 감싸든 살이 뼈를 감싸든,
뼈와 살이 하는 역할은 같아.
첫째는 몸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고,
둘째는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구성요소인
심장, 폐, 간, 장 같은 몸의 내부 기관을 보호하는 거야.
그렇다면 뼈와 살 중에서 어떤 게 중요할까?
이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야.
만일 큰 골격을 지녔다면 몸이 너무 무거워서 움직이기 힘들 거야.
반대로 작은 동물이 살로 덮여 있다면 외부의 충격이나
병균에 의해 피해를 입기 쉽고, 천적에게도 쉽게 잡아먹힐 거야.
그러니 이것은 내부기관을 잘 보호하며 목숨을 지키는 데
어떤 것이 더 효율적일까라는 선택의 문제라고 볼 수 있어.
그런데 외골격 동물에게는 문제가 있어.
마치 거추장스러운 갑옷을 입은 것 같으니
몸을 움직이기가 불편했던 거지.
그래서 머리, 가슴, 배, 허벅지, 종아리, 발목, 발가락 등
움직일 때 꺾여야 될 곳들이 별도로 분리되어 마디가 되고,
각 마디들이 우리의 관절처럼 연결된 거야.
그러자 척추동물처럼 부드럽게 움직이지는 못하지만,
로봇처럼 움직일 수 있게 되있어.
이렇게 몸이 마디로 이루어진 동물을 "절지동물"이라고 해.
곤충은 이런 로봇 같은 몸을 가진 절지동물이야.
곤충은 "절지동물"이야 가 아니라,
척추동물과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면서
절지동물이라 불리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구에는 식물이 번성하지요.
곤충은 이제 나무 사이를 옮겨다닐 필요가 생겼습니다.
바다에 살 때는 필요했지만, 육지로 올라와 필요 없어진
아가미가 날개로 진화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두 쌍의 날개가 있으면
공기의 흐름이 뒤죽박죽(와류)이 되어
원하는 방향이나 속도로 날지 못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곤충의 경우 한 쌍의 날개는 날기 위한 용도로(속 날개),
다른 한 쌍은 속 날개를 보호하는 딱딱한 덮게가 됩니다.
이 무리들이 오늘날 "딱정벌레"입니다.
날개 중 한 쌍이 평형을 잡기 위한
평균곤으로 바뀐 곤충도 있고(파리),
앞 뒤 날개를 연결해 한 장의 날개가 움직이는 것처럼
변한 곤충도 있습니다(벌, 나방).
이처럼 곤충은 날개의 모양과 비행하는 방식에 따라
잠자리 무리, 딱정벌레 무리, 벌 무리, 파리 무리,
나비 무리 등으로 나뉩니다.
날개를 접지 못하는 고시류(하루살이, 잠자리)가 있고,
날개를 접을 수 있는 신시류 곤충으로 갈라집니다.
물론 각 설명마다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서 이해하기 쉽습니다.
다시 지구의 환경이 바뀌었습니다.
빙하기를 거치며 추운 겨울을 견뎌야 하는 곤충이 생긴 겁니다.
이런 환경에 놓인 곤충들은 탈바꿈을 하게 되었죠.
식물이 싹을 띄워 먹을 게 많은 봄에는 애벌레로 지내다가
먹이가 부족해 지는 가을이 되면 번데기가 되고,
번식을 해야 할 때가 오면 어른 벌레가 되어 짝짓기에 나섭니다.
그러면서 다시 갖춘탈바꿈(알→애벌레→번데기→어른벌레)을 하는
곤충(딱정벌레, 파리, 벼룩, 날도래, 나비, 벌, 대벌레, 풀잠자리....)과
못갖춘탈바꿈(알→애벌레→어른벌레)을 하는 곤충으로 나눠집니다.
(씹는 입을 지닌 메뚜기 계열과 찔러서 즙을 빨아 먹는 노린재 계열)
("완전 변태"와 "불완전 변태"로 배운 분도 있어요. ^^)
이렇게 진화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무리들의
특징 하나하나를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중간 중간 잠자리 무리 구분하는 법,
여치류와 메뚜기류 구분하는 법 등도 설명을 해주죠.
어찌보면 어려울 수 있는 내용을 이야기 형식의 스토리에 실어
전달하기에 제목 그대로 "참 쉬운 곤충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친구를 사귈 때 친구의 이름과
얼굴만 아는 정도라면 친구를 잘 안다고 말할 수 없지요.
그 친구가 어디에 살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고,
어떤 친구들과 지내는지, 더불어 부모 & 가족까지
알고 있다면 더욱 가까워 질 수 있지요.
마찬가지로 도감을 통해 곤충의 이름과 생김새를 알고 있다면,
이후에는 그 곤충의 생활방식, 습관, 가족까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때야 비로서 곤충을 안다고 말할 수 있지요.
책은 내용면에서 분명하게 차별되었지만,
겉으로 본 모습은 그렇게 잘 나 보이지 않습니다.
이유는 사진에 있는데요, 보통 자연관찰 책이나 사진집은
사진의 질과 비주얼이 아주 뛰어나지요.
저도 이 부분에 대해 몇 번 지적을 했었고,
또 같이 자연관찰 책을 만들어 보자고 작업을 해 봤는데요,
이 분들이 생태사진을 보는 시각은
개그 콘서트의 "넘사벽" 코너와 같습니다.
"그런 사진은 진정한 생태사진이라 할 수 없다!!"
"진정한 생태사진이란 스튜디오 사진처럼 화려한 모습이 아니라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보호색을 띄는 곤충은 좀 지저분하더라도 배경이 함께 보여야 하고,
어디에 사는지, 어느 풀에 앉아 있는 지 등등........쏼라 쏼라....."
겉으로 보기에 단점처럼 보이는 사진이 사실은 장점이라는 점!!!
책은 초등 정도의 수준이지만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혹은 그 부모라면 먼저 읽어보셔도 좋은 책입니다.
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조영권이 들려주는 참 쉬운 곤충 이야기
▶ http://purmi.shop/goods/goods_view.php?goodsNo=2230
꼽사리로 파브르까지...
파브르에게 배우는 식물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