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자신감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어려움을 극복하는 즐거움
새로 발견한 자신의 여러 가지 힘을 확인하며
발전시키고자 하는 아이의 의도는
곧잘 부모의 선의에 의한 방해를 받는다.
하지만 아이는 매일매일 더 많은 자신감을 얻게 되고
새롭게 정복할 분야를 찾으면서 끈임없이 노력한다.
노력이 성공할 때마다 아이는 더욱 강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
그러나 노력이 좌절 될 때는 아이는 너무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든 적절치 않은 도움 때문이든 아이는 점점
자신감을 잃게 된다.
아이는 자기 손을 마음대로 움직이는데 익숙해져서
어렵지 않게 손을 입으로 가져갈 수 있게 되면
그 일에 흥미를 잃고 다른 여러 가지 목적으로
손을 사용하게 된다.
아이는 스스로 훌륭한 교육자이기 때문에
목표를 완성하는 과정을 이리저리 바꾸어보는 것의
가치를 알고 있다.
하지만 일단 목표를 이루고 나면 흥미를 잃어버린다.
다음에는 여러 가지 물건들을 손으로 밀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곧이어
손가락을 움직여서 여러 물건을 집어들 줄 알게 된다.
누가 가르쳐 주어서가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으로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하나하나의 변화가
아이의 자라나는 의식에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
어른이 나서서 이런 작용을 재촉하는 것은
오히려 그 작용을 퇴보하게 만든다.
힘을 길러 가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하나하나
극복해가는 과정이야말로 즐거움의 원천인 것이다.
아이는 처음 물건을 집어 들면,
제 손을 그렇게 했듯이 무엇이나 입으로 가져간다.
그러나 그 일을 거의 힘들이지 않고도 할 수 있게 되면
만족감이 사라져 또 다른 도전거리를 찾게 된다.
아이는 새로 인식한 감각을 매개로 새롭게
자기 힘을 적용시키는 법을 우연히 발견하게 된다.
엄마가 준 숟가락을 가지고 놀던 아이는 숟가락을 놓쳐
마루에 떨어뜨리자 "땡그랑" 하는 소리를 듣게 된다.
그러면 아이는 체계적인 실험을 하는 물리학자처럼
되풀이해서 숟가락을 떨어뜨리고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기 행동의 결과를 검증한다.
숟가락이 마룻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는 청각을 통해
자신의 힘에 대한 새로운 증거가 된다.
아이는 기뻐한다.
이 실험을 반복하려면 숟가락을 다시 집어주는
어머니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런데 엄마는 자꾸 숟가락을 집어주는 것이 귀찮아
숟가락을 끈에 묶어 의자에 매달아 둔다.
아이는 또다시 숟가락을 떨어뜨리지만 이번에는
바닥에 닿지 않기 때문에 그동안 맛본 청각의
만족감을 얻지 못하게 되어 탐구 방향을 바꾸게 된다.
아이는 놀랍게도 재료의 성질을 연구하여
곧 중요한 발견을 한다. 숟가락을 잡고 탁자를 두르리면
또 다른 소리가 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는 숟가락을
잃어버리는 일 없이 다시 들어 그 실험을 되풀이한다.
아이는 열심히 자신을 완성시켜가고 있는 것이다.
아이는 더 힘있게 두드리는 법을 알게 되어
만족감을 한껏 증대시킨다.
힘껏 두드리다 보면 손가락 마디가 아프다.
그러면 이번엔 아프지 않게 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또 한발짝 더 내디딘 셈이다.
삶이 놀라울 정도로 흥미진진하게 전개되어 가는 것이다.
그런데 이 창조성을 불가피하게 저지시키는 일이 일어난다.
계속되는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엄마는 골치가 아프다.
아이에게는 큰 기쁨을 가져다 주는 일이
엄마에겐 골치아픈 소음일 뿐이다.
그래서 엄마는 숟가락 대신 고무 장난감을 준다.
아이는 이걸로 또 힘차게 두들려 보지만 더 이상 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에 자기 힘의 증거를 경험할 수 없다.
그러면 아이는 짜증을 내게 된다.
아이의 이러한 노력을 막무가내로 저지하면
훗날 아이 행동에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
아이가 계속 고집을 부리면 결국에는 엉덩이를 맞거나
관심을 다른 데로 쏠리게끔 먹을 것을 얻게 된다.
이런 환경에서 어떤 분야든지 창조적인 연구를
계속해 나갈 성인 과학자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러나 어린아이는 방해를 받게 되면 어른보다
훨씬 더 강한 의지를 보인다.
어린아이는 사회라는 거대한 세계와 겨루는 일을
겨우 몇 달밖에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과
자신의 힘을 믿는다.
아이는 아주 열정적으로 자신의 힘을 쏟아 붓는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에 자주 녹초가 된다.
아이는 가지고 놀 것이 없어 자신의 힘을 드러낼 수
없을 때는 단지 시선을 끌기 위해 울고 그 목적을 이룬다.
아이는 계속해서 울면 관심을 끌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를 침대에 눕혀 놓았을 때 혼자 있기를 원치 않는 아이는
계속해서 울면 자기를 안아준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아이는 이런 방법으로 물건이나 사람에 대해
의식적으로 자기 의사를 관철 시킨다.
아이는 아프거나 불편해서라기보다는 순전히
자신의 의사를 관철시키기 위해 우는 일이 더 많다.
주)
소리를 내면서 놀고자 하는 이러한 욕구가
억제당했을 때는 훗날 어디서나 마구 시끄럽게 구는
아이가 될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아이의 여러 가지 실험이 방해받는 일 없이
이루어지면 힘을 과시하기 위해 소리를 내는 일에는
곧 흥미를 잃고 서로 다른 소리를 구별하는 미묘한 일에
흥미를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방해를 받았을 때는 아이는 언제든지
힘을 과시하기 위해 소리를 내려 할 것이다.
소란스런 아이들은 과거에 소리를 내며 놀 기회가
없었던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은 교실에서 자기 힘의 표시로
소리를 내던 옛날로 곧잘 돌아가곤 한다.
<아이들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호머 레인 저 | 민들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