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를 사랑한다고 말하지만

사랑받지 못하는 그늘이 너무나 많다.

수정란이 배아가 되고

배아가 태아가 되고

태아가 태어나 영아가 된다.

뱃속에 있는 아기를 사랑하지 않는 엄마는 없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사랑의 사각지대가 너무나 많다.

불란서에서 태아 만명이상을 출산시킨 프레드릭 르봐이예는 파리병원의 의사이며

파리의과대학 병원장을 지내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화로운 탄생"이란 책을 썼다.

그는 태아가 태어날때 악을 쓰며 우는 것은

어른들이 만들고 있는 폭력이라고 말한다.

아기를 사랑하는 것이 아니고

아기를 사물과 같이 다룬다는 것이다.

의사들이 활동하기 좋은 밝은 조명

태어나기 무섭게 아기가 숨을 쉬라고 아기등을 찰싹찰싹 때리거나

아기 발목을 붙잡고 꺼꾸로 들어 볼기를 때리는 행위

아기가 놀라건 말건 큰 소리로 지꺼려대는 무뢰함

아기를 천에 둘둘말아 신생아실로 격리 시키는 모습

어느 하나도 아기가 자궁속에서 생활하던 것과는 정반대이다.

그렇지 않아도 낯선 세상에 첫발을 내딛고 있는데

그 대우라는게 말이 아니다.

아기를 배려해주며 사랑하는 사랑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아기야.. 이 세상 어때 .. 살만해?

아니야 .. 난 지옥같애..."

아기의 이러한 첫 경험은 아기의 내면 깊숙한 곳에 잠재돼 있다가

아기가 성장하면서 본인이 알게 모르게 엄천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또한 폭발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아기 뇌는

이 두려움과 공포로 말미암아

뇌세포성장은 위축돼 쪼그라져 버리거나

뇌세포의 자살까지도 생길 가능성이 다분하다.

뇌세포가 죽어버린 다음에

아무리 천재교육을 시킨다 한들 과연 천재가 될 수 있겠는가?

르봐이예는 말못하는 태아의 울음소리나 몸짓을 통해서

아기가 말하는 소리를 들으라고 한다.

그만

변증법이란 마법의 숲으로 더 들어가지는 말자.

논쟁하지 말자.

아킬레스가 거북이를 따라 잡을 수없다는 역설을 증명해 봐야 아무 소용없다.

사물은 언제나 간단하다.

정신이 복잡한 것이다.

아기가 세상에 나올 때

우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그 울음은 좌중을 기쁘게 한다.

'들었어요! 얼마나 크게 우는지 들어봐요!'

이렇게 작은 것이 이토록 큰 소리를 낸다는 것에 놀란 엄마가 말한다.

신생아의 그 울음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 걸까요?

반사신경이 정상이고 아기의 모든 신체기능이작동하고 있다는 표현이다.

인간은 기계에 불과할까?

울음은 고통이 아닌가?

그렇게 소리를 지르는 것은 아기가 큰 아픔을 느낀다는 것이 아닐까?

아기에게 출생은 예전 산모에게 그랬던 것처럼.. 고통스러운 것일까?

그렇다면 이에대해 걱정하는 사람은 있나?

아무도 없다.

분만할 때 아기를 다루는 거친 방식을 보건데 분명 그렇다.

신생아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보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이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다.

어떻게 '그것'이 슬픔을 느낄 수 있겠는가?

'그것'은 울고 소리 지른다. 그것 뿐이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사물인 것이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만일 이미 하나의 인격체라면?

신생아가 인격체라고?

아니다.. 보라!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반대이다.

책들은...

오늘의 어떤 과학적 진실이

내일은 거짓말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것을 알 수 있나?

사람들의 말이나 교과서에 의존하지 않고

진실만을 믿고 사실만을 믿는 것이다.

당사자만 생각한다.

불행하게도 아기가 이빨을 가지고 태어나는 일은 생겨도

'아빠 안녕 ! 엄마 안녕 !'하며 나오지는 않는다.

어린 여행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없고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유감스런 일인가.

사실 내 강아지나 고양이도 말을 하지 못한다.

그래도 나는 이들이

화가 났는지  질투하는지

토라졌는지를 잘 안다.

이방인 내 언어를 말하지 못하는 사람이 실수로 뜨거운 음료를 마셨을 때

나는 그가 갑자기 말이 많아지는 것을 보게 된다.

갑작스럽게 온몸을 떨며 음료수를 뱃는다.

손을 요란스럽게 휘 젖는다.

눈물이 그렁한 눈을 굴리며 찡그린다.

그가 중국 아프가니스탄 터키

내가 그 나라말을 알지 못하는 그 어떤나라에서 왔더라도 나는 그의 표현을 이해한다.

그 사람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이렇게 외치고 있다.

'데었어요, 정말 아프네요.'

그런데 고통받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아기다.

아기가 세상에 나올 때

말을 하지 않는다고???

나는 르봐이예의 이 글을 읽으면서

아기가 울지않고 울더라도 악을 쓰지 않고 웃으면서 평화스럽게 태어나는 방법은 없나?

일부러 아기를 꺼꾸로 발목을 잡고 볼기를 때리며 울릴 필요는 없지 않은가? 를 생각한다.

아기가 세상에 나오자마자

자궁세계와 너무나 대조적인 세상에 태어나자 마자

아기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아기를 때리면서

아기에게 두려움과 공포를 일부러 만들어 줄 필요는 없지 않은가?

태어났을 때 두려움과 공포도 평생 안고 살아야 한다.

이것이 아기를 위한 탄생인가?

엄마가 안심하고 낳았다는 기쁨인가?

의료진이 아무사고 없이 한 생명체를 출산시켰다는 안도의 표시인가?

르봐이예는 태아가 태어나도

뱃속 자궁에서 살았을 때의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

태아에게 고통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고 말한다.

바로 르봐이예분만법이 그가 체험을 바탕으로 만든 분만법이다.

나는 gentle birth school에서

르봐이예분만법을 교육받은 부부가

아기를 분만했을 때의 생생한 경험을 이자리에 소개한다.

<이 후기는 젠틀버스로 출산한 한 임산부의 출산 후기입니다>

출산이 가까워질수록 항상 옆에 두고 자주 읽어 보시면서

리허설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거짓말처럼 점점 배가 아파 왔다.

누워있는 것 보다는 움직이는 게 훨씬 덜 아팠다.

간호사 분이 와서 조금씩 걸어 보라고 도와주기도 했다.

진통이 오면 호흡을 했다.

새벽5시가 되니 참기 힘들 정도의 진통이 왔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간호사 분이 하시는 말…

“움직이세요.그리고 호흡하세요” 나는 한 가지 생각만 했다.

“우리꼬모는내가 아픈 것 보다 10배는 더 아프다고 …

나는 중얼거렸다.

“꼬모야!힘내~나오는 길이 좁아서 조금 힘들지도 몰라!

난 너 믿어. 분명히 잘 할 수 있을거야.

엄마도 잘 할께!”

<새벽6시>자궁문5cm,이제 겨우 반…점점 아팠다.

난 우리 꼬모와함께 진통을 나누고 싶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많이 아팠다.

남편은 옆에서 계속 주물러 줬지만

이상하게도 간호사가 주물러줘야 덜 아팠다.

<아침7시>호흡이 어려웠다.

진통 중에 뜨끈하게 양수가 터졌다.

간호사는 호흡이 좀 짧다고 했다.

너무 힘들어서 수술해 달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소리를 지르면 우리 꼬모가더 힘들어 할 까봐 신음 소리만 냈다.

<아침8시20분>

주치의 선생님은 힘주기 5번만하고분만실로옮기자고 했다.

그 말이 너무 반가웠다.

정신을 차리고 힘을 줬다.잘 안 됐다.

그 때 간호사가 아기에게 말을 걸었다.

“아가야.힘들지?조금만 힘 내자.

지금 엄마가 힘을 잘 못 주고 있거던.엄마!힘 내라고 응원해 주자”

엄마!힘 내세요!꼬모도힘 내고 있어요”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시 힘주기를 했다.

순간 옆에 있는 남편을 보았다.

우리 남편은 얼굴이 새빨개 져서 나와 함께 힘을 주고 있었다.

진통 와중에도 그런 남편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8시30분>분만실로이동…정신이 없었다.

빨리꼬모를만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다.

아!말로만 듣던 push!

힘주기와 동시에 배를 밀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힘 주기~ ! 울컥~~

<8시40분>조명이 낮춰졌다. 따뜻한 무언가가 나온 느낌!

나도 모르게 “아~”라는 탄성을 질렀다.

너무나 가슴이 벅찼다.

3.35kg의 건강한 딸 꼬모!

아기는 즉시 내 품으로 안겼다.

배운 대로 말을 했다.

“꼬모야! 엄마야~ 울지마..힘들었지?”

“이 엄마한테 와 줘서 너무 고마워!

이렇게 태어나 줘서 너무 고마워”

라고 말을 하니 울던 아기가 울음을 그치고 눈을 떴다.

정말 신기했다.

그 예쁜 눈을 뜨고 엄마를 쳐다 보는 우리 딸!

나보다 더 힘들었을 우리 딸!

그 좁은 산도를 나오느라고 머리 모양도 길쭉해 졌다…

너무 너무… 예뻤다.

아픔이 일순간 사라졌다.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그렇게 내 아기는 배 위에서 5분을 함께 보냈다.

처음엔 탯줄로만 숨을 쉬는 것 같던 우리 꼬모가…

점점 더 깊은 폐호흡으로 변해 가고 있었다.

내 품에서 생명의 호흡을 전한 감동은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좀 있다가 남편이 탯줄을 잘랐고,

다시 내 품으로 안겨져 젖을 물렸다.

우리 꼬모는“쪽쪽” 입맛을 다시면서 젖을 물려고 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남편과의 르봐이예바스 타임~

배운 건 다 어디로 갔는지 아기를 잡고서는 어쩔 줄 몰라 하는 우리 남편!

간호사의 도움을 받아 바스가 진행되었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아빠! 태교 노래 할 타이밍입니다”라고..

남편은 산토끼를 불러주었다.

하지만 1절도 채 못 부르고 남편이 울먹거리기 시작했다.

아기가 아빠의 손을 꼭 잡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올해 25살이다.

요즘 시대엔 조금 어린 엄마일 지도 모른다.

결혼 전부터 했던 치아 교정기를 아직도 하고 있는 어린(?) 애기 엄마다…

하지만 난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

남편과 나와 그리고 우리 아기…

이렇게 셋이서 멋지게 해 냈다.

나는 한 마디로 준비된 엄마이고 싶었다.

그리고 이런 내가 얼마나 당당한 엄마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자랑스러운 엄마의 모습을 우리 아기에게 선물해 주었다.

앞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당당한 엄마로 우리 아기를 키워갈 것이다.

나는 가슴으로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진짜 엄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