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릉의 구조와 왕릉 찾아보기
조선시대 왕실의 묘제는 능과 원, 묘로 구분해,
왕과 왕비의 무덤을 능(陵),
왕세자, 왕세자비, 왕의 아버지 무덤을 원(園),
대군이나 공주, 옹주, 후궁 등의 무덤을
묘(墓)라고 했습니다.
왕릉은 도성으로부터 100리 안팎(40km 내외)에
조성했기에, 조선왕릉 총 42기가 대부분
수도권 주변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 중 2기인 제릉(태조 원비 신의왕후능)과
후릉(정종과 정안왕후 능)이 북한에 있고
나머지 40기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국제사회의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한 왕조의 무덤이 이렇게 보존된 예도 드물지만,
왕릉의 나무는 함부로 벨 수 없기에 숲 또한
고스란히 보존되어 아름드리 나무가 있는
숲길을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입니다.
실제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는데,
능의 구조를 알고, 다른 능과 차이를 알면
훨씬 더 재밌어집니다.
홍유릉(홍릉, 유릉)의 경우 다른 능과는
확연한 차이가 있고, 각각의 능마다 석상의
모습이나 표정이 달라 이들을 특징을
살펴보는 잔 재미도 쏠쏠합니다.
홍살문: 이곳에서부터 신성한 영역임을 알리는 문으로,
잡귀의 접근을 막기 위해 붉은 색을 칠했지요.
배위 : 홍살문 우측에는 정사각형 모양의 단이 있습니다.
왕이 참배하기 전에 선왕에게 절을 올리는 곳입니다.
참도: 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가는 길을 참도라고 합니다.
왼쪽의 높은 길이 신도(능의 주인인 선왕이 다니는 길),
오른쪽의 좁고 낮은 길이 왕이 다니는 어도입니다.
3단으로 구성된 참도의 경우,
가장 높은 신도가 가운데 있고, 그 좌우로 길이 있는데,
왼쪽이 왕이 다니는 어도,
오른쪽이 세자가 다니는 길입니다.
정자각: 건물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정(丁)' 자처럼
생겨서 정자각이라 합니다. 이곳에서 제를 올리지요.
남양주에 있는 홍유릉(홍릉; 고종, 유릉; 순조)에는
정자각이 아닌 일(日)자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일자각은 황제의 능 앞에만 세울 수 있었는데,
고종황제가 대한제국임을 선포한 이후
황제국의 예를 따랐기 때문입니다.
석상의 종류와 양식 또한 특이해서 아이들은
좋아할 겁니다. 동물농장의 수준이네요...
정자각은 항상 오른쪽으로 올라가고,
왼쪽으로 내려갑니다.
동쪽에는 두 개의 계단이 있어
왼쪽은 선왕의 혼이 다니는 신도,
오른쪽이 왕이 오르는 어도입니다.
내려가는 서쪽의 계단은 어도 하나뿐입니다.
선왕의 혼령은 제가 끝나면 능으로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비각 : 정자각 옆에는 비석을 보호하기 위한 비각이 있습니다.
능의 주인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능원 : 정자각 뒤로 높은 언덕이 조성되어 그 위에
능이 있습니다. 조선 왕릉에서만 볼 수 있는 장묘법입니다.
능원에 오르면 3단(상계, 중계, 하계)으로 구분된
경계가 있습니다. 가장 낮은 하계에는 무인석과 석마 1쌍이,
중계에는 문인석과 석마 1쌍과 장명등 하나가,
가장 높은 상계에는 혼유석과 망주석 1쌍이 있습니다.
무인석 & 석마: 하계에 놓인 무인석은 왕권의 상징으로
사대부나 일반 묘에서는 세울 수 없는 상입니다.
사대부 묘에 무인석을 세우면 역모죄에 해당되지요.
중계에 놓인 문인석과 석마, 장명등
장명등는 불을 켤 수 있는 석등을 말합니다.
혼유석: 상계 중앙에는 평상 모양의 넓직한 돌이 있습니다.
보통 새벽 1시에서 3시는 혼령이 나오는 시간이라 하죠.
그 시간에 혼령이 나와 쉴 수 있도록 만든 자리가
혼유석이고, 제사를 지낼 때도 혼령이 앉아 있는
자리라고 합니다.
망주석: 봉분 좌우에는 돌기둥 모양의 망주석이 있습니다.
혼령이 나갔다가 돌아 올 때 찾아올 수 있는
표지석이라 하는데, 망주석 기둥에는
작은 동물 형상이 있습니다(없는 것도 있지만...).
가까이서 확인할 길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다람쥐라 하기도 하고, 도롱뇽이라 하기도 하고,
호랑이라 하기도 하는데, 한쪽은 망주석을 오르는 모습,
한쪽은 내려오는 모습입니다.
(이래서 망원렌즈가 있어야....)
곡장(봉분을 보호하는 담장) 안쪽에는
석호와 석양이 봉분을 지키고 있습니다.
능(陵)을 원(園)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를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사진은 서오릉 내에 있는 수경원으로 사도세자
어머니의 무덤입니다.
원에는 정자각이 없습니다.
정자각 뒤로 보이던 높은 언덕도 없어
평지에서 한 계단 위에 봉분이 놓여 있습니다.
난간석도, 무인석도, 혼유석도 없고,
비각도 없어 봉분 앞에 비석이 놓여 있지요.
능의 구조를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을 것이고,
모른다 해도 상관 없지만 기왕에 간다면
의미를 알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써봤습니다.
조선왕릉의 위치는 아래 그림을 보시면 됩니다.
1대, 태조(건원릉)
2대, 정종(후릉 - 개성시 위치)
3대, 태종(헌릉)
4대, 세종(영릉)
5대, 문종(현릉)
6대, 단종(장릉)
7대, 세조(광릉)
8대, 예종(창릉)
9대, 성종(선릉)
10대, 연산군(연산군묘)
11대, 중종(정릉, 선정릉)
12대, 인종(효릉)
13대, 명종(강릉, 태강릉)
14대, 선조(목릉)
15대, 광해군(광해군묘)
16대, 인조(장릉)
17대, 효종(영릉)
18대, 현종(숭릉)
19대, 숙종(명릉)
20대, 경종(의릉)
21대, 영조(원릉)
22대, 정조(건릉)
23대, 순조(인릉)
24대, 헌종(경릉)
25대, 철종(예릉)
26대, 고종(홍릉)
27대, 순종(유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