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시대>
제러미 리프킨 저 | 민음사
프로이트는 리비도(성적 욕구)가 유아의 일차적 충동이라고 보았으나,
젊은 세대 심리학자였던 윌리엄 페어베언, 하인츠 코후트, 도널드 위니콧,
이언 D, 수티 등은 사회적 욕구(사랑, 유대감 등의 연결 욕구)가
유아들의 일차적 욕구라고 하며, 이 욕구가 좌절되었을 때
성적 충동과 공격성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프로이드 이론에 대한 반격, <공감의 시대>에서 발췌했습니다.
(어려운 부분은 살짝 바꾼 곳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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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아기가 엄지손가락을 빠는 것은
"입이 성감대이고, 빠는 것이 애로틱한 쾌감을 주기 때문" 이라고 생각한다.
언뜻보면 그럴듯하지만, 페어베언은 질문을 던진다.
"왜 엄지 손가락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빨 젖가슴이 없기 때문'이다." 라 한다.
페어베언은 엄지손가락을 빠는 행위는
'만족스럽지 못한 대상관계를 처리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라고 말한다.
다시말해 유아는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
즉 엄마 젖가슴과의 관계와 엄마 자체를 거절 당했기 때문에,
자신을 만족시키기 위한 대체물로 엄지손가락을 빠는 것이다.
리비도(성적 욕구)의 태도가 대상관계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관계가 리비도의 태도를 결정한다.
프로이트가 그렇게 집착했던 유아의 성적 관심은 유아가 정말로 바라지만,
일부 혹은 전부 거부될지 모른다는 걱정을 스스로 덜기 위한
보상행동이라고 페어베언은 말한다. 그러면 모든 아기가 무었보다 바라고,
거절당할까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페어베언은 이 문제를 확실하게 못 박는다.
한 인간으로 사랑받고 싶고, 그의 사랑을 상대방이 받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좌절되는 것. 그것이 아이가 겪게 되는 가장 큰 마음의 상처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런 상처가 유아를 성적 관심에 병적으로 집착하게 만든다.
즉 아이는 외부 대상과의 정서적 관계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못했을 때
대체 만족을 찾아 보상받으려는 시도로 성적 관심에 의존하는 것이다.
아이가 한 인간으로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거나, 그의 사랑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느낄 때, 아이는 성숙을 멈추고 비정상적인 관계를 만들면서,
강박, 편집증, 히스테리, 공포 등의 병리적 증상을 보인다. (7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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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는 끊임없이 애정 관계라는 목적을 행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만드는데 몰두한다.
이것이 현실 원칙의 모든 것이다.(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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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도 많은 학자들이 페어베언에 동조하여 프로이드의 이론을 비판하고,
정신과 자아의식의 발달에서 사회적 관계를 중시하는 이론을 전개했다.
하인츠 코후트는 파괴적 충동은 인간을 구성하는 본래적 요소가 아니며,
오히려 신뢰할만한 관계를 만들지 못하는 '불만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사람을 겨냥하든 자신을 겨냥하든 파괴적 충동은 유아가 자기대상과
정서적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경우를 반복적으로 겪을 때 일어난다.
인간의 파괴성은 아이가 적절한 공감(강조하지만 최대의 공감이 아닌)에서
비롯되는 반응을 원하는데도 자기대상이 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할 경우에 나타난다.
공격성은 엄마든 아빠든 의미있는 타자 쪽에서 공감을 충분히 해주지 않아서
자아대상과의 관계가 꽃피우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모의 공감적 반응이 미약하거나 아예 없으면, 아이의 발달은 억제된다.
이런 상태에서 충동은 "당연히 강한 유형이 되고"
파괴적 분노가 아이의 마음에 자리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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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기분을 존중해 주고 공감해주는 부모의 태도는 아이가 나중에
어떤 유형의 성인이 되느냐 하는 문제에서 대단히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코후트는 "공감이라는 메트릭스에서 아이를 자리잡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으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라고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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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후트의 마지막 견해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그는 아이가 정상적으로 발달할 수 있도록 적절하게 공감해주기만 한다면,
초기 양육을 맏은 사람이 누구냐 하는 문제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2차 대전 중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6명의 아이를 예로 설명했다.
이 아이들은 3년 동안 수용소에서 지내면서 엄마가 계속 바뀌는 불운을 겪었다.
한 엄마가 죽으면, 다른 엄마가 죽는 순간까지 아이들을 키웠다.
당연히 그때마다 적지 않은 혼란을 느꼈겠지만, 그래도 아이들은
정상적인 응집적 자아(cohesive self)를 갖출 수 있었다.
그것은 자신을 돌봐주었던 엄마들이 하나같이 충분한 공감적 관심과
애정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76~7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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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티 역시 리비도(성적 욕구)가 인간의 본성을 지배한다는
프로이트의 견해를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근거 없다고 생각했다.
엄마를 갈구하는 유아의 욕구가 삶의 첫 순간부터 성적인 것이며,
그런 성적 욕구가 다른 관게로 확산된다는 주장은 해괴하기 짝이없다며,
오히려 수티는 아이가 장차 놀이하고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문화적,
정치적 관심을 추구하는 방식은 최초의 관계, 즉 유아와 엄마 사이의
결합을 대신해주는 것이라며, 놀이가 가장 중요한 사회적 행동이라고 주장한다.
수티는 하나의 인간이 될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유대감"과 "놀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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