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의 지표 : 낮가림 & 분리 불안
♥ 낮가림
8개월쯤 되면, 아이는 일시적으로 낯가림을 한다.
낯가림을 한다는 것은 곧 다른 사람들보다 부모의
얼굴을 더 좋아하고 잘 알아보는 새로운 능력을
갖게 되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낯가림은 성장의 지표다.
아이는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외향적인 성격을 갖게 되고,
낯선 사람과도 잘 어울린다. 하지만 아직 이 시기에는
낯선 얼굴을 보면 아랫입술을 파르르 떨거나,
부모의 사랑스런 얼굴이 보일 때까지 계속 울어댄다.
아이의 반응을 어른들 기준에 맞춰 잘못 이해한다면
부모는 당황스러운 나머지 상대방에게 "이가 날 때라 그래요",
"피곤해서 그래요" 등 사과를 하거나, 아이에게 그만 하라는
표시로 껴안은 팔에 힘을 꾹 주기도 할 것이다.
심지어는 아이가 너무 부모에게 의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염려가 들어 앞으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아이를 혼자 내벼려 두어야 겠다고 결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가 낯선 얼굴을 보고 못마땅하다는 듯한
반응을 보일 때 부모는 오히려 무한한 기쁨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부모의 관심 어린 사랑 덕분에 아이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가장 큰 기쁨이 생겨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 것이다. 아이는 늘 부모를 찾으며, 부모에게
가장 밝고 화사한 웃음을 지어 보이고, 부모와 함께 있을 때면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가끔 다른 사람에게서 즐거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때 역시 부모를 통해 얻는 기쁨을 그리워 한다.
아이는 아직 판단력이 미숙해서 부모가 늘 곁에 있다는
사실을 잊을 때가 많으며, 영원히 부모의 얼굴을
잊어버리게 될까 두려워 한다. 결국 아이는 부모와
단절될까 봐 두려워 울음을 터뜨리는 것이다.
이처럼 아이가 다른 사람에게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것은 그 또래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일시적이고 자연적인 현상일 뿐이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부모라면 아이가 낯가림을 할 때 즉시 다가가
안심시켜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것이다.
이런 반응을 통해 아이는 부모가 자기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하며, 어떠한 불행이 닥치더라도 부모의
도음을 받을 수 있다는 본능적인 믿음을 지켜 나갈 수 있다.
부모가 늘 아이를 안심시켜 주려고 노력한다면,
아이는 부모의 사랑과 위로를 받기 위해 점점
더 부모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것이다. 그 덕분에 아이는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자기 담요에 집착하거나
사람들을 멀리하거나 심하게 울어대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게 된다. 그러다 한 두 달이 지나면 아이는
낯선 사람과 마추쳤을 때에도 부모의 존재를
인식하면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물론 낯익은 얼굴을
기대하다가 낯선 사람과 마추치면 여전히 주눅이 든다)
역설적이게도 아이들은 이러한 성숙 과정을 거치면서
낯가림이 더 심해진다. 부모의 존재 또는 부재에 더
민감해지는 동시에 분리 불안이라는 다른 유형의 불안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 분리 불안
낯가림과 분리 불안을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이 둘은 서로 다른 시기에 각기 독특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낯가림은 8개월쯤에서 시작된다.
낮익은 부모의 얼굴을 기대하던 아이가 낯선 사람의
얼굴을 발견하고 충격에 휩싸일 때 낯가림은 시작된다.
한편 분리 불안은 12개월이 다 지나갈 무렵에 생겨난다.
이 시기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 곁을 떠나려고 하면
마치 이 세상의 모든 안정과 평온이 깨져 버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반응한다.
아이들은 부모가 방에서 나가기만 해도 분리 불안에
휩싸이며, 잠시 낯익은 주위 어른들에게 맡겨질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아이들은 부모에게서만 얻을 수 있는
기쁨을 점점 더 소중하게 여기므로 그만큼 더 쉽게
분리 불안에 휩싸인다.
낯가림기 시기 아이들은 부모가 잠깐 자리를 비울 때,
예를들어 화장실에 가거나 잠시 사라질 때는
부모의 부재를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나 분리 불안 시기에는 아이의 지적 능력이
한층 성숙하여 부모가 단 몇 초만 자리를 비워도
이내 알아차리고 울음을 터뜨린다.
어른의 기준에서 아이를 바라보는 부모라면,
아이가 부모의 부재를 참지 못해서 버릇없이 굴고
불안해한다고 결론지을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가
필사적으로 욕구를 표출할 때 어찌할바를 몰라
당황하기도 하고, 아이가 너무 부모에게 집착해서
독립심을 가질 가망이 없다고 결론짓기도 할 것이다.
아이가 앞으로도 계속 소심하고 의존적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부모들은 좀더 큰 아이들을
대할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를 놀리거나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창피를 주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은 아이들의 분리 불안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이며, 그 나이 또래 아이라면
누구나 분리 불안 시기를 거치게 마련이라는 사실이다.
아이가 분리 불안에 예민해지지 않도록 부모가
사랑으로 보살핀다면, 아이의 내적 자질을
강화시킬 수 있다. 아이가 극도로 예민해져 있을 때에는
잠시 자리를 비울 때라도 "엄마 부엌에서 물 마시고 올게.
함께 갈래?" 하고 말을 걸어주는 것이 좋다.
이렇게 계속 하다보면, 두세달 후에는 잠시 다른 방에 가 있더라도
아이에게 불행한 느낌을 주지 않게 될 것이다.
아이가 분리 불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자주
보모를 바꾸거나 바깥 활동을 늘리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가 원할 때 가능하면 언제든 부모의 사랑 어린
관심을 베풀어 준다면, 아이의 성장을 앞당길 수 있다.
이것은 모든 부모들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스마트 러브다.
부모의 정성어린 태도가 행복하고, 낙천적이며,
자기 확신에 차 있고, 생산적이며, 자애로운 인간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스마트 러브>
마사 하이네만 피퍼, 윌리엄 J 피퍼 저 | 나무와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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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가림이 심해요", "엄마와 떨어지지 않으려고 해요"
끊이지 않고 반복되는 질문입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아이들이 거쳐가는 성장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푸름아빠는 아이가 낮가림을 하면 오히려 기뻐하라 했습니다.
애착이 잘 형성되었다는 증거이고,
엄마와 다른 사람을 구분하고 있다는 '성장의 증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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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아빠의 강연 중에 "이중 메시지"를 주지 말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평소에는 낮선 사람을 조심하라 말해놓고,
막상 낮가림을 할 때는 아이를 나무라는 경우....
아이가 낮선 사람을 경계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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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살인데 낯가림이 심해요. 사회성에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요?"
역시 끈임 없이 올라오는 질문입니다.
환경적 요인, 심리적 요인, 기질적 요인 등이 있겠지만,
아이마다 개인차가 심해서 초등 3학년까지 가기도 합니다.
문제 행동이 아니니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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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 불안이 심할수록 더 안아주고 더 사랑해주어야 합니다.
떼어놓으려 하면 할수록 아이는 더 매달리게 됩니다.
아이는 엄마가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끼기에
더 필사적으로 매달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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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의존적인 것 아닌가 하는 생각으로
준비가 되지 않은 아이를 억지로 떼어놓으면
아이는 오히려 큰 상처를 받게 됩니다.
엄마는 항상 아이 편에서 아이를 보호해주어야 합니다.
과일이 익으면 저절로 떨어지듯
아이도 사랑에 대한 확신이 생기면 저절로 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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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 불안에 대한 가장 적절한 비유,
"아이가 갑자기 안 보이면 엄마는 어떤 느낌이 들까요?"
아마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듯한 충격을 받을 겁니다.
반대로 갑자기 엄마가 안 보인다면?
아이가 느끼는 감정도 엄마의 경우와 똑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