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7세 남아, 2세 여아를 둔 엄마입니다. 큰아이가 읽기 독립을 만화책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림책은 혼자 읽지 않고 만화책만 혼자 읽습니다. 마법천자문, 태극천자문, 수학도둑, 카트라이더
등을 봅니다. 처음엔 유치원에서 태극천자문놀이 했다면서 간단한 한자를 제법 알길래 기특해 하다가
태극천자문 책을 하나 사 줬더랬습니다. 그게 4살이었지요... 그때는 글을 몰라 제가 그 만화책을 다
읽어 줬었습니다.
그런데 작년부터 글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 책을 혼자 읽더군요. 만화책을 이렇게 봐도 되나 걱정도
되고 들리는 얘기가 만화책을 많이 읽으면 어휘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안 읽어 주려고 했는데..
너무 보고 싶으니까 혼자서 읽어요. 작년부터 지금까지 만화책에 너무 빠져들어 집에 오면 자기전까지
계속 만화책..밥 먹을 때도 만화책. 자기 전엔 그림책 2~3권 들고 와서 읽어 달라 합니다. 하지만 그땐
이미 너무 피곤해서 많이 읽진 못합니다. 그렇게 꼭 그림책은 저한테 읽어달라고 합니다.
읽기 독립은 만화책으로 하면 안된다고들 하시던데.....
유치원 독후활동 노트에도 만화에서 보는 표현들을 적습니다.
주인공에게 하고 싶은말->우웩 / 읽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 무슨 이야기인지...
이렇게 적습니다. 제가 만화책은 안 사주니 도서관에 가면 만화책만 한가득 들고 나옵니다.
만화책 빌리려고 도서관 가자는 거지요. 푸름아버님은 만화책도 괜찮다고 하신것 같은데 지금
이 시기에 아이가 만화책에 이렇게 빠져 있어도 될까요?
만화책 그만 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는게 옳은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나중에 그림책 안보면 어쩌나 걱정되고..아빠는 만화책도 책이라 좋다고 하는데 저는 좀 걱정이네요..
은행마을님.
세계 최고의 읽기능력을 가졌다고 알려진 핀란드 10살 아이들의 59퍼센트가 매일 읽는 책이
만화책 입니다. 사실 입니다. 그런데 만화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으면 사실이라도 믿지 못하지요.
모든 교육은 구체적인 것으로부터 추상적인 것으로 가지요.
추상으로 넘어가는 징검다리를 만화가 해줍니다. 푸름이도 한동안 만화만 본 적이 있습니다.
제가 밤세워 꼬박 읽으면 3일 걸릴 삼국지를 250번 반복해서 읽었으니까요. 어느날 푸름이가 역사를
너무 잘알아 어떻게 알게 되었냐고 물으니까 만화가 뼈대라고 합니다.
거기에 살만 살살 붙이면 된다고 하네요.
푸름이닷컴에서 정말 책을 좋아하는 아이치고 만화를 안보고 넘어간 아이들이 있나 보세요.
60개월 전후부터 초등 4학년까지 만화에 미치지요. 저는 초록이를 위해 만화만 천권도 넘게
사주었습니다.
채워지면 넘어갑니다.
아이가 지금 눈에 보여주는 데도 믿지를 못하시네요. 만화로 읽기독립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몸이 기억한 것은 무섭지요. 의식을 바꾸기가 그렇게 어렵습니다.
아이는 깊은 몰입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엄마가 통제할 수 없는 곳으로 아이가 들어가는 것이
두려워서 만화를 보고 있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지 살펴보세요. 공부에 걸린 마음도 돌아 보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더 좋아하게 하세요.
반응하는 부모는 그렇게 하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