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 아들을 둔 엄마 입니다.
제 아들은 어릴 때부터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이였는데 지금도 그 기질은 식을 줄을 모릅니다.
물론 지금이 반항기여서 더 그럴 테지만 고집과 떼쓰기가 심하고 다른 사람의 도움을 거부하고
무조건 "엄마가~ 엄마가"를 외치는 아이 때문에 무척이나 힘이 듭니다.
바나나를 먹다가도 껍질을 깔 때 아빠가 도움을 줄려고 하면
"엄마가~엄마가~"를 외치고, 제 친구나 다른 사람이 우리 아들한테 예쁘다고
먹을 것을 까줄려고 하면 울고불고 난리가 나면서 "엄마가~엄마가~"를 외칩니다.
어릴 때부터 낯가림도 심했고 분리불안도 심했습니다.
지금도 누군가 자기를 안으면 싫어하고 엄마 껌딱지인 아이 입니다.
"엄마가~ 엄마가~"를 처음 외친것은 22개월 때 모유 수유를 끊고 난 뒤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땐 엄마에게 사랑을 확인해보고 싶어서,
갑자기 생명과도 같은 엄마젖을 끊은 충격과 불안감 때문에 그러는 거 같아
무조건 설거지를 하다가도 다른 일을 하다가도 그만두고
신랑이 기분이 나쁘더라도 아들 요구대로 다 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어느 순간 "엄마가~" 라는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그런데 26개월부터 이유 모르게 다시 시작된 "엄마가~엄마가~"를 외치는 아이를
새로 오신 몬테소리 홈스쿨 선생님께서 보시곤 지금은 고집과 떼를 잡아주어야 할 땐데
엄마가 다 들어주면 안 된다고, 다른 사람도 자기를 도와 줄 수 있다고 가리켜야 된다며
그 요구를 들어주지 말라고 하십니다. 엄마가 문제가 많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뭐든지 징징거림으로 얘기하고 떼쓰기가 습관화가 되어 있는거 같다는 말씀에
순간 정말 내가 너무 요구를 다 들어주어서 아이가 이렇게 됐나하는 생각에 혼란스럽습니다.
지금은 말로 다 표현 못하고 워낙 자기주장이랑 기질이 강한 아이여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선생님 말씀 들으니 제가 잘못해서 그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에
엄마가~ 할 때 요구를 다 채워주는 게 맞는지, 선생님 말씀처럼 요구를 안 들어주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처음엔 “네가~이러해서 화가 많이 났구나.”하고 공감해주고 다른 쪽으로 관심을 돌리려고
노력도하고 30분 이상 안아주고 달래주어도 안 통할 때는 결국엔 저도 폭발하여
이성을 잃고 안고 있던 아이에게 "도대체 나보고 어떻게 하라고" 소리치내며
바닥에 내동댕이치기도 하고, 저 혼자 방으로 들어가서 "화풀리면 엄마한테 오라하고"
소리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해도 안 될 땐 엉덩이, 머리까지도 감정을 실어서
때린 적도 있었고, 정말 화가날 땐 한번은 신랑한테 아이를 맡겨두고
2시간 정도 집을 나갔다 나온 적도 있었습니다.
이럴 땔 정말 저도 미칠 거 같고 정신병자가 되어가는 거 같아 겁이 납니다..
한동안은 초기 우울증처럼 아이의 미친 듯이 소리치며
이유 없이 온몸으로 고집부리는 아이를 보며 ‘내가 아이를 저렇게 만들었구나.
나의 모습을 배워서 내 아이도 나랑 똑같이 감정 표현을 하구나‘하는
죄책감 때문에 며칠은 가만히 있어도 하루 종일 눈물이 난 적도 있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해주는 게 맞는지요??
그리고 울고불고 소리치며 온몸으로 고집부리고 떼를 쓸 때는
어떻게 해주어야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닉네임:현규만세]
현규만세님.
만일 님이 아이라면 부모님에게 어떤 사랑을 받고 싶은지요?
부모님에게 받고 싶은 사랑을 아이에게 주세요.
지금 아이와 엄마 사이에 정서적인 교감이 단절 되었습니다. 아이는 외롭습니다.
무엇인가 엄마에게 호소하는데 엄마의 감정은 아이의 감정과 접속하지 못합니다.
엄마가 아이가 징징거리거나 우는 것을 대면하지 못해 회피하거나 억압을 하면
아이는 엄마의 불안을 느낍니다. 엄마의 사랑 안에 분노가 있습니다.
말로 달래지 못해도, 이도저도 안 돼도, 아이를 존재로 사랑하고 감정에 접속만 해도
아이는 절대 뒤집어지면서 절망을 표현하지는 않습니다.
권위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말을 그대로 따라하면서
아이와 엄마의 감정이 안내하는 것을 부정 했습니다.
선생님이 조력자인지 조정자인지를 구별하지 못하기에
가장 중요한 애착관계를 훼손하는 충고를 따라 갔습니다.
이는 엄마의 감정이 많이 억압되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감정이 억압되어 있으면 판단이 불분명해 집니다.
아이가 "엄마가"를 외치는 것은 엄마와 애착을 형성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주 애착자인 엄마와 애착을 형성해야만 아이는 독립할 수 있고
그래야 사회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엄마에게는 사회성에 대한 의심도 있습니다.
먼저 엄마 안에 있는 분노부터 풀어내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
엉뚱한 이야기 같지만 분노가 사라져야 감정이 살아나고 아이를 존재로 사랑해줄 수 있지요.
그러면 아이는 엄마를 믿고 자신을 믿고 세상을 믿을 수 있으며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세상으로 나아가지요.
그런 아이는 당연히 사회성도 좋습니다.
조력자와 조종자를 구별하세요.
아이에게 관한 책임은 엄마에게 있습니다.
먼저 아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성장발달을 이루는지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어릴 때 다른 아이와 많이 부딪히면 상처가 크고 의존이 증가하지
사회성이 길러지는 것은 아닙니다.
죄책감과 후회도 구분하시기 바랍니다.
죄책감은 과거에 매여 현재를 살지 못하게 하지요.
지나간 잘못이나 과거의 후회에 사로잡혀 있으면 과거의 일에 대한 죄책감과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현재를 희생하게 됩니다.
후회는 과거의 잘못된 행동과 말에 대해 개선의 여지가 있지만
죄책감은 엄마 자신을 지키는 나르시즘에서 출발하기에
엄마와 아이의 관계를 악화 시킬 뿐 입니다.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세요.
아이는 내면의 힘이 강한 아이입니다.
엄마가 감당할 준비가 아직 안되서 그렇습니다.
다시 시작하세요. 그러면 괜찮아질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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