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름이 아버님 강연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있긴 한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어요.
집에 와 생각해보니 어릴 적 제가 받았던 것처럼 나도 모르게 아이를 억압하고 있었던거 아닌가 하는 거였죠.
저는 아이가 제시간에 밥을 먹고 자야한다는 생각이 깊어서 먹는 것에 별로 관심 없는 아이에게
책에 나와 있는 대로 월령별 이유식을 부지런히 만들어서 먹이고, 자야 할 시간에는 별로 졸려하지 않았지만
방에 커튼치고 어둡고 조용한 환경 조성해서 자게 만들고.. 당연한거라 생각했어요.
아이에게 먹을 땐 먹고 잘 땐 자는 규칙적인 습관을 만들어 주는게 부보역할이라 생각했죠..
이제 생각해보면 그렇게 해야 내가 편하고, 잠들면 아이에게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으니까
강요했었던 거 같아요.. 이젠 그게 익숙해서 우리아들 낮에는 비슷한 시간에 2-3시간 낮잠 자고
밤에는 10시 전후로 잠들어서 아침7시경 일어납니다.
그리고 16개월 된 우리아들 제가 가끔 외출할 때 아빠한테 맡기고 나가도 현관에서 손 흔들어 주는 아이입니다.
저는 애착이 자~알 형성되어서 그런 거라고 믿고 싶습니다. 제가 설겆이나 집안일 할 때
아빠한테 책읽어 달라고 하라고 시키면 아빠랑 책도보고 목욕도 하고 참 순한 아이입니다.
그런데 아이가 조금 달라졌어요. 전에는 밥도 정해진 양을 다 먹을 때까지 아기식탁에 꼭 앉아있게 하고
책을 더 보고 싶어 하거나 놀고 싶어 해도 잘 시간이면 자라고 했고, 산책하는 시간도 거의 일정했어요..
강연 후 밥은 제시간에 주지만 먹고 싶은 만큼, 식탁의자에 안 앉히고 낮은 상에서 먹으라고 하고,
잠도 너무 졸려하면 재우고 놀자는 대로 놀아주고 이틀을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아들이 갑자기 달라졌어요. 아~ 우리아들 저한테 일분도 안 떨어지려고 합니다.
아빠랑 책도 잘 읽고 잘 놀던 아이가 책도 꼭 저한테만 가져오고, 저하고만 놀려고 하고
아빠한테 절대로 안 가려고 합니다. 그리고 종일 징징댑니다.
뭘 하자는 의사표현이 무조건 징징대는걸로 시작합니다. 24시간 저한테만 매달리니 정말 미쳐버리겠어요.
작심삼일도 안돼서 오늘은 낮잠 잘 시간을 2시간이나 넘겨서 놀자고 하고 잠을 안자는데
결국 큰소리 내고 재웠어요. 자고 일어나서도 계속 징징징징, 저녁에 자기 전에도 몇번 화를냈어요.
도저히 화가 참아지지가 않는거에요. 화를 내니 아이가 갑자기 말을 잘 듣는 거에요.
이게 도대체 뭔지 너무 혼란스러워요..
제가 잘못 된 거 같다는 생각이 어렴풋이 드는데 제 육아가 통째로 잘못된단 건지..
애착이 이루어진게 아니었다는 건가요? 대체로 다른 아이들도 이런가요. 원래 그렇게 징징대나요?
정말 혼란스러움에 미칠 지경입니다.
[닉네임:어진산]
어진산님.
너무 빨리 순응 시킨 것이 아닌지, 엄마 안에는 강력한 틀이 있는 건 아닌지를 보셔야 합니다.
아이의 욕구와 감정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엄마의 자기애로 아이를 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세요.
강연을 들은 후에 아이를 허용하고 있는 그대로 봐주려고 노력 합니다.
아이는 예민하지요. 엄마의 변화를 알아차리는 힘은 굉장합니다.
아이는 이제야 엄마에게 애착을 형성하려는 것입니다.
이전에는 과독립되었습니다.
이제 엄마가 허용하니까 아이는 자신의 욕구를 표현 합니다.
아이의 징징거림은 아이의 표현입니다.
그런데 엄마에게는 그 징징거림을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들어 합니다.
아이의 징징거림을 참을 수 없는 것은 엄마가 아닌 징징거리지 못한 님의 내면 아이 입니다.
육아가 통체로 잘못된 것이 아닌가를 고민하고 자신의 육아를 재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지요.
반듯이 거쳐야 하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이런 시간동안 혼란스럽고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지요.
이전의 질서가 무너져야 새로운 기준이 들어서게 됩니다.
그래야만 온전히 아이를 키울 수 있지요.
육아에 대한 갈림길에 와 있네요.
아이의 징징거림이 님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깊게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그 징징거림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면 아이는 깊은 애착을 형성할 것이며 님도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조금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강연CD를 다시 한번 들어 보세요.
그리고 <배려깊은 사랑이 행복한 영재를 만든다>나 <푸름이 이렇게 영재로 키웠다>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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